백두산 엔진 2개로 늘고, 길이·직경 커졌다
화성-15형, 14형과 비교해보니
안정적 비행 위해 탄두 뭉툭해져
다탄두 탑재용이라는 분석도
"기존 화성 미사일 개량한 것 아니라
중국-옛 소련 것 모방한 신형인 듯"
북한 관영 노동신문은 30일 평양 인근에서 전날 쏜 화성-15형 미사일 발사 장면이 담긴 사진 42장을 공개했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 직후 신형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모양으로, 지난 7월 4일과 28일 발사한 화성-14형 미사일과도 외형상 차이를 보였다.
①원통형이 된 미사일=북한의 최장거리 미사일로 간주됐던 화성-14형 미사일은 1단계 로켓(직경 1.8m)보다 2단계 로켓의 직경이 작은 계단형 모습이다. 보다 멀리 날려보내기 위해 미사일 무게를 줄여야 하는데, 이를 위해 2단 로켓과 탄두의 크기를 줄인 것이다.
화성-15형은 1단계 로켓의 직경이 커졌을 뿐만 아니라 2단계 로켓도 1단계와 크기가 같아졌다. 외형상으로는 소련의 장거리 미사일인 SS-19와 흡사하다. 탄두 역시 커졌다.
연료를 많이 실어 엔진 점화시간을 늘려 사거리를 확장하고, 탄두 탑재 중량도 증가시킨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성명에서 "초대형 중량급 핵탄두 장착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화성-14형에 비해 직경은 30㎝, 길이는 2m 이상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며 "기존 미사일을 개량했다기보다 중국이나 소련의 미사일을 모방해 만든 신형 미사일로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②1단 로켓 엔진 추가=1단 로켓 아랫부분에 장착된 엔진의 숫자도 달라졌다. 화성-14형 엔진은 로켓 중앙 부분에 약 80t 추력(tf)으로 추정되는 주 엔진(백두산 엔진) 1개를 중심으로 사방으로 4개의 보조 엔진을 달아 출력을 조절하는 방식이었다.
화성-15형의 경우 주 엔진이 두 개 장착된 모습이 포착됐다. 북한은 인공위성 발사용이라고 쐈던 은하-3호 등에 이미 노동미사일 엔진 4개를 묶어 사용하는 클러스팅 기술을 적용했다. 이 기술을 화성-15형에도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사일이 커지면 이를 감당하기 위해 엔진 추력도 커져야 하는데, 북한이 보유한 미사일 엔진 하나로는 한계가 있자 엔진 두 개를 묶어 사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사일 몸체가 커지면서 2단 엔진의 출력도 키운 것으로 추정된다.
③뭉툭해진 탄두=화성-14형의 탄두 부분은 연필처럼 앞부분이 뾰족한 형상이었다. 탄두 꼭짓점(첨도)까지 거리도 길어 가늘고 뾰족했지만 화성-15형은 짧고 뭉툭해졌다. 이 연구위원은 "탄두 부분이 뾰족할 경우 공기 저항이 줄어들어 속도가 빨라져 요격 가능성이 줄어들지만 그만큼 진동과 온도가 높아져 이를 견디는 재진입 기술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이에 비해 뭉툭한 경우 속도가 다소 떨어지지만 그만큼 안정적인 비행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미사일의 크기를 키우면서 일반적으로 적용하는 모양"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요격에 대비해 탄두 안에 작은 탄두를 넣는 다(多)탄두형을 염두에 두며 이런 모양이 된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④9축의 이동식 발사대=이동식 발사대(TEL)도 바뀌었다. 화성-14형 발사대는 8개의 축(軸)에 대형 타어어 16개(1개의 축 양쪽에 타어어 2개)를 장착한 트럭이지만 화성-15형은 9개의 축(18개 타이어)을 사용했다. 또 미사일을 수직으로 세우는 데 사용하는 리프트(lift)도 기존 1개에서 2개로 늘렸다. 신 국장은 "미사일 무게가 늘어난 만큼 무게를 분산시키기 위해 타이어 숫자를 늘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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