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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으로 부동산 매입, 임대료도?

부동산업계 블록체인 주목
물권 등록·이전 업무에 활용
애리조나주 등 법률도 개정

부동산 업계 일각에서 가상화폐와 이를 뒷받침하는 블록체인 기술을 채택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21일 보도했다.

일부 부동산 업체들은 임대료 납부는 물론 부동산을 매입하는 데 가상화폐를 사용하는 실험을 벌이고 있다.

부동산 관리회사들을 상대로 기술 서비스를 제공하는 뉴욕의 매니지고(ManageGo)가 그 실례다.

내년부터 매니지고의 기술을 이용하는 부동산 관리회사들이 임차인들로부터 비트코인은 물론 이더리움과 라이트코인 같은 가상화폐로도 월세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부동산 업계의 관심사는 이에 머물지 않는다. 업계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이 부동산 물권의 등록과 이전을 관리하는 업무에도 활용될 수 있을지를 더욱 주목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의 도입을 지지하는 이들은 효율적이며 안전한 수단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부동산 물권 보험 회사들은 블록체인 기술의 도입에 일단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토지물권협회의 스티븐 고타임 선임 고문은 블록체인 기술을 바라보는 보험사들의 시각은 "조수석이 아닌, 운전석에 앉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질서가 무너진 업계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신기술의 등장을 인식하지 못하는 기업들에 가장 큰 위험이 닥쳤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타임 선임고문은 IBM과 R3 같은 스타트업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부동산 기록 관리 업무에 활용하는 실험을 행한 결과는 고무적이었다고 말했다. 다만 수많은 걸림돌이 있고 업계에서도 허풍인지, 현실인지를 알아보는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부동산 물권은 3600개에 달하는 카운티와 타운, 기타 지자체에 문서로 등록돼 있다. 일부는 서류 형태로 보관돼 있어 등기소를 직접 방문해야만 열람할 수 있다.

고타임 선임고문은 모든 기록을 디지털화해 온라인에서 부담 없는 요금으로 신속하게 열람하고 검색하며 분석할 수 있다면 대단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적지 않는 스타트업들이 유망하다고 보고 이 분야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지난해 네덜란드의 비트퓨치 그룹은 조지아 공화국과 부동산 등기 절차에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기 위한 협약을 맺었다.

블록체인 기술이 부동산 업계에서 본격적으로 활용되기까지는 수년 혹은 수십 년이 걸릴지 모른다. 하지만 버몬트와 애리조나를 비롯한 몇몇 주 정부는 이를 위해 법률을 개정해 놓은 상태다.

버몬트주 금융규제 당국자는 금융기술 회사들이 버몬트주에 자리를 잡거나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다양한 업종에서 사업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 법률 개정의 취지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우리는 버몬트주의 규제 환경을 더욱 호의적으로 만들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기지(부동산 담보대출)를 어떻게 통합하고 부동산 물권 보험을 어떻게 처리할지와 같은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버몬트주의 지자체들은 일단 부동산의 등록과 이전을 관리하는 업무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확보한 셈이다. 다만 아직 이를 실행한 지자체는 단 한 곳도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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