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낮아서 취업비자 안돼"
보충 추가 서류 요구 급증
신청자·고용주·변호사 난감
한인 취업비자 발급 감소세
요즘 들어 이민서비스국(USCIS)이 서류 심사를 강화하는 가운데 보충 추가 자료를 요청하는 경우가 늘면서 추첨을 통해 어렵게 선택된 취업비자 신청자와 변호사들이 낭패를 겪고 있다.
최근 이영진(29)씨는 USCIS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편지는 "신청서에 적혀있는 임금 레벨이 너무 낮기 때문에 취업비자 자격 검토가 필요한데 보충자료를 제출하라"는 내용이다. 이씨는 "겨우 추첨으로 신청이 됐는데 '추가 자료 요청'이라는 말에 눈 앞이 깜깜해졌다"며 "혹시 거절될까봐 걱정이 되고 현재 변호사와 추가 자료에 대해 상의 중"이라고 전했다. 실제 취업비자 신청자를 대상으로 최근 '임금 레벨'로 인한 자격 미달로 추가 자료를 요구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신중식 변호사는 "올해 취업비자에 유난히 추가 서류 요구가 많아 변호사들이 모두 힘들어 하고 있는데 어렵게 제출해도 승인보다 거절되는 사례가 많아 소송 계획을 세우는 경우도 있다"며 "그러나 항소를 하면 법원에서 1~2년이 소요되고 그 기간 동안 합법 체류 문제도 불거질 수 있어 소송이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현재 USCIS는 미국내 회사들이 취업비자 신청시 하위의 낮은 임금 수준으로 신청하고 있다는 점을 파악하고 임금이 낮을 경우 직무 내용이 '고급'이 아니라고 판단해 거절하고 있는 것이다.
이때 USCIS는 근무지와 직업군에 따라 노동국의 표준 임금 기준을 사용하는데 한 직업군 당 임금 등급이 4개(레벨 1~4)로 나뉜다.
예를 들어 학사 학위 요구 직종은 'Level 1', 학사 학위 외에 3년 이상의 경력 요구는 'Level 2', 특수 기술 또는 언어조건이 추가되면 'Level 3', 직원 관리 및 업무 내용까지 추가된다면 'Level 4'로 지정된다.
송주연 변호사는 "이민국에서 주장하는 적정임금 레벨에 따른 취업비자 자격이 규정에 근거한 것은 아니지만 올해 신규 취업비자는 이 내용을 임의로 적용해 검토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고용주와 변호사들은 보충 서류 요구시 '낮은 임금=쉬운 직무'라는 단정이 부당하다는 점과 적정임금 규정을 잘못 해석 및 적용했다는 점을 항변하고 있다.
이는 지난 4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업비자 심사 강화 행정명령을 발동하면서 비자 발급 심사를 대폭 강화해 외국인 전문직 채용을 엄격히 하겠다는 정책 때문이다. 즉, 취업비자의 문을 좁히고 외국인보다 미국인에게 취업 우선권을 주겠다는 심산이다.
실제 한인들의 취업비자 발급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USCIS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한인들의 취업비자 발급 건수는 155건이었다. 이후 7월(131건), 8월(93건) 등 계속 취업비자 발급이 줄고 있다.
한편, 최근 USCIS는 "취업비자 연장 신청 심사도 신규 비자 신청 심사와 동일한 수준으로 엄격히 처리하라"는 내부 지침을 내린 바 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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