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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하면 해고 각오해야…"

한인 화훼농장 부적절한 언사로
11만 달러 합의·5년간 관리감독
EEOC "노동법·차별 적극 조사"
농장측 "그런 말 한 적 없다" 주장

한인이 운영하는 유명 화훼농장이 '임신 차별'로 거액의 합의금을 물게 됐다.

연방법원 가주 동부 지법에 따르면 최근 중가주 머시드 카운티 지역 화훼농장인 'D 플랜트'가 여직원으로부터 임신 차별 소송을 당해 11만 달러의 합의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소송은 지난해 9월 제기됐으며 1년여에 걸친 법정 공방 끝에 결국 합의를 통해 마무리됐다. 이번 소송은 농장 직원이 연방평등고용기회위원회(EEOC)에 피해 사례를 접수하면서 진행됐다.

EEOC에 따르면 농장 측은 직원 미팅에서 여성 직원들에게 "임신을 하지 말라"고 발언했으며 임신이 해고 사유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었다. 이에 따라 피해 직원은 출산 후 복직이 되지 않았다고 주장했고 이는 임신차별금지법(PDA)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EEOC 멜리사 베리오스 디렉터는 "이번 사건은 종업원이 자녀를 가질 수 있는 권리와 출산이라는 선택 때문에 일터에서 생계를 위협당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전했다.

현재 EEOC는 고용 관련 및 노동법 위반과 관련 단속팀을 구성하고 접수된 사건들에 대해 조사를 강화하는 추세라서 직장에서 명백한 피해를 입었을 경우 즉각적인 신고를 당부하고 있다.

EEOC 노수정 검사는 "이번 농장 측의 '임신 차별' 소송도 지난해 여성 직원으로부터 피해 신고를 처음 접수받아 내부 검토를 거쳐 팀을 구성해 노동법 위반 및 차별 발언 여부를 조사했다"며 "11만 달러의 합의금 지급 외에도 농장 측은 당분간 EEOC로부터 차별 방지를 위해 관리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농장 측은 앞으로 5년 동안 노동 규정 개정, 직원 대상 의무 교육 실시, EEOC에 분기별 보고서 제출 등을 시행해야 한다.

이와 관련 D 플랜트 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억울한 부분이 있다. 우리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는데 소송에 대응하려면 변호사 비용이 더 많이 나오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합의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번 소송은 한인 고용주들이 무심코 내뱉은 '한마디'가 어떤 식으로 소송의 빌미를 제공하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특히 한국적 사고 방식을 통한 임신 관련 발언에 대해 경종을 울린다.

고용법 담당 김해원 변호사는 "가주에서는 대개 고용법 소송이 종업원 쪽에 유리하게 판결이 나오기 때문에 고용주의 주의가 필요하며 특히 임신이나 출산을 한 사회적 약자의 경우 해고하면 고용주의 엄중한 책임이 뒤따른다"며 "고용주가 비록 좋은 의도로 말했어도 차별 소송을 당할 수 있기 때문에 의사소통의 문서화가 필요하며 직원이 임신을 하면 출산휴가 및 복귀 시점에 대해 문서를 통해 주고 받으라"고 조언했다.

한편 EEOC 내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임신 차별 신고 접수는 총 3486건이었다. 이 중 393건(10.4%)이 합의를 통해 마무리됐다. 지난 2000년부터 가주 도스팔로스 지역에 대규모 꽃 생산 시설 건설을 추진해 온 D 플랜트는 미국 내 유명 화훼 농장으로 알려져 있다.


장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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