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엘의 아시안 비하…공인구 논란까지
어느해보다 화제 무성한 2017년 제113회 월드시리즈
LA 다저스-휴스턴 애스트로스가 맞붙은 올해 제113회 월드시리즈는 박진감 넘치는 경기 내용 못지않게 경기장 안팎의 여러가지 이슈로 화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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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텍사스주의 미닛메이드 파크에서 열린 5차전이 한가지 예로 월드시리즈 역대 두번째 최장시간인 5시간19분이 걸렸으며 5경기에서 22개의 홈런이 나와 2002년 LA 에인절스-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월드시리즈 최다 홈런 기록(21개)을 일찌감치 경신했다.
또 두팀은 연장 10회까지 합계 25점을 뽑아내며 단일경기 최다득점 역대 2위 기록을 수립했다. 31일까지 6차례의 경기가 벌어지며 단명 시리즈라는 오명은 벗어났지만 각종 논란에 휩싸인 것도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가장 커다란 화제는 쿠바 출신인 휴스턴의 1루수 율리에스키 구리엘이 터뜨렸다. 구리엘은 지난달 27일 안방서 열린 시리즈 3차전에서 다저스의 일본인 선발 다르빗슈 유를 상대로 선제 홈런을 때린뒤 덕아웃에서 양손으로 눈을 찢는 모습을 보였다.
눈이 작은 아시안을 비하하는 행동으로 '치니토'(조그마한 중국인)라는 인종차별적 단어까지 내뱉었다. 쿠바를 탈출해 일본리그에서도 활동했던 선수로서 있을수 없는 행위였다.
이 장면을 시청한 야구팬들은 구리엘을 맹비난하고 결국 휴스턴은 창단 첫 월드시리즈 승리라는 기쁨도 누릴수 없었다. 사건을 조사한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구리엘에게 2018년 시즌 첫 5경기 출장정지를 내리고 교육 프로그램 이수 명령을 내렸다. 월드시리즈 출장정지는 내리지 않았다.
5경기 급료에 해당하는 32만달러의 벌금은 자선단체에 기증할 것으로 보인다.
구리엘은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한국-쿠바의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결승전에서 9회말 1사만루 역전기회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3-2로 한국이 리드한 가운데 안타 하나면 역전되는 장면이었다.
김경문 감독은 투수를 류현진에서 잠수함 정대현으로 바꾸었으며 구리엘은 투스트라이크 노볼에서 3구째 아웃사이드 직구를 쳤지만 유격수 앞 병살타로 한국에 금메달을 안기고 말았다.
2013년 제3회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을 앞두고 한국과의 평가전을 위해 고척돔을 찾은 구리엘은 당시 상황에 대해 "정대현이 아직도 뛰고 있는지 몰랐다. 당시 한국팀은 아주 강했으며 더블플레이 타구는 개인적으로 아픈 기억"이라고 돌아본바 있다.
이밖에 월드시리즈 공인구도 의혹을 부추기고 있다. 시즌기간에도 예전과 다르다는 투수들의 불평이 나왔으며 심지어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 반발력을 높이기 위해 조작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올해 월드시리즈에서는 양팀 투수들과 코치들까지 의혹에 가세했다.
사이영 상에 빛나는 휴스턴의 우완 에이스 저스틴 벌랜더는 "다저스의 작 피더슨에게 내준 홈런은 슬라이더 회전에 애를 먹었기 때문"이라 주장했으며 찰리 모튼은 "동료인 랜스 매컬러스2세가 눈을 감은 상황에서 손의 느낌으로 볼을 구분해냈다"며 월드시리즈 공이 정규시즌때의 제품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다르빗슈는 이날 슬라이더 헛스윙을 한번도 유도하지 못했을만큼 컨트롤에 고전했다.
슬라이더가 주무기인 벌랜더와 다르빗슈 외에도 댈러스 카이클-클레이튼 커쇼 역시 이번 시리즈 성적이 나쁘다. 리그 사무국은 이에대해 관련 의혹을 모조리 부인하고 있다.
"코스타리카에서 충분한 테스트를 치렀고 원자재 역시 정규시즌 제품과 같다"는 해명에도 불구하고 공인구 의혹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각종 화제로 시끄러운 월드시리즈지만 남가주 주민들은 고향팀 다저스가 29년만에 '가을의 고전'에 진출한 덕분에 모처럼 뜨거운 야구열기를 만끽하고 있다.
파란색 다저스 로고가 새겨진 저지와 티셔츠, 모자를 대량으로 구입하고 프리웨이에서도 유리창에 다저스 깃발을 매단채 질주하는 차량이 눈에 많이 보인다.
한편 한인팬들은 류현진이 올해 플레이오프 로스터에서 제외돼 한 경기도 등판하지 못한 점을 못내 아쉬워하며 내년 포스트시즌에서는 그의 모습을 보길 희망했다.
봉화식 기자 bong.hwashik@koreadaily.com bong.hwashik@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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