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사용 않더라도 며칠 내 최대 30만 명 사망"
의회조사국 '한반도 전쟁나면'
"북 1분에 1만발 포 사격 능력
중·일·러 개입, 사망 더 늘 듯"
미 의회의 초당적 연구기관인 의회조사국(CRS)은 한반도의 전쟁과 관련한 62쪽 분량의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1분에 1만 발을 발사하는 포 사격 능력을 갖춘 점 등을 고려할 때 북한이 재래식무기만 쓰더라도 교전 초기 며칠 동안 3만~30만 명이 숨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미 연방의원들에게 모두 전달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8일 보도했다.
보고서는 "한반도에서의 무력충돌 시 주한미군이 대거 투입될 것이고 이들의 전사 비율 역시 높을 것"이라며 "여기에 중국과 일본·러시아 등 주변국이 직간접적으로 빠르게 전쟁에 개입해 전사자는 더욱 늘어나고 전쟁은 한반도 차원을 넘어 확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또 한반도의 인구밀도를 감안할 때 군사 충돌은 주한 미국인 최소 10만여 명을 포함해 한국과 북한 인구 2500만 명 이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미 의회조사국 보고서는 북한이 핵탄두 탑재 능력을 갖춘 미사일 개발을 완성하도록 놔두는 것은 한반도 전쟁보다 오히려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일부 전문가의 의견도 소개했다. 또 "미국의 대북제재, 외교적 노력, 무력 과시 등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을 막지는 못했다"며 "앞으로 위기가 심화되면 미 의회는 대북정책을 수립, 실현하는 데 있어 중요한 질문들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현재 북한이 이유 없이 미 본토에 공격을 감행할 것으로 믿는 전문가는 많지 않다"며 "하지만 바꿔 말하면 이는 북한이 미 본토에 핵 공격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우려 없이 군사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과 더불어 다자외교 재개를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뉴욕타임스(NYT)는 28일 "북한의 핵무기가 진전되면서 한국·일본 등 동맹국들이 독자 핵무장 논의를 시작하고 있다"며 "이는 북한이 미사일을 로스앤젤레스나 워싱턴을 향해 쏠 가능성 때문에 (미국이) 동맹국 방어를 주저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한국의 경우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 60%가 핵무기 보유를 원하고 있으며 70% 가까이가 미국의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를 희망하고 있다"며 "일본의 경우 아직 (핵 보유론이) 큰 지지를 얻고 있지는 못하지만 북한과 한국이 핵을 보유하게 되면 상황은 바뀔 것으로 많은 전문가가 내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NYT는 또 최근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의 인터뷰 내용을 인용, "북한이 핵을 갖게 되면 한반도는 핵을 갖는 두 개의 코리아(남북한)가 될 것"이라며 "일본도 마찬가지이며 핵무기는 나머지 아시아 국가로 번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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