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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미술로 '지성의 목소리' 내는 아티스트들

사회참여 무브먼트 활발

중국 미술가 아이 웨이웨이
설치작품으로 인권보호 앞장
참전 후유증 예술치료 캐스퍼
타임지 선정 '차세대 리더'에
한국선 자연 그리는 벽화작업
서울대공원의 명물로 큰 인기


아티스트의 사회참여가 예술계의 새로운 무브먼트로 활활 불타오르고 있다.

온갖 문제의 격랑이 일고 있는 세상 속에서 아름다움만 추구하며 살아가는 데 대한 지성인으로서의 뜨거운 각성과 성찰이 이들을 일으켜 세우고 있는 것. 아티스트들이 사회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은 물론 작품을 통해서다.

뮤지션은 음악을 들고 무대 위에 서서, 문인들은 글을 통해 일반을 일깨우고 있으며 화가들은 미술 작품 전시를 통해 사회문제의 실상을 리얼하게 알리고 해결책 마련을 논한다.



이러한 사회참여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대표적 아티스트는 중국의 아이 웨이웨이(Ai Weiwei).

전세계 미술계에서 '영향력 1위'로 꼽히는 그는 설치미술가이자 사진작가이며 영화인으로 활동하는 아티스트. 하지만 그가 아티스트로서 보다 사회운동가로 더욱 잘 알려져 있는 것은 바로 인권보호에 앞장서는 사회참여 활동 덕이다.

오래 전부터 중국정부의 인권 탄압을 작품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전세계에 폭로하고 있는 그는 사회 문제는 모두 사람들 때문에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그러므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각성해야 한다는 것. 그는 아티스트의 사회참여를 권유가 아니라 의무로 명시한다.

특별히 중국 정부의 인권 경시태도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는 그는 베이징 올림픽이 있었던 지난 2008년 사천성 지진 당시 학교 공사 부실로 5000여명의 어린이가 목숨을 잃은 데 대해 설치작품으로 정부를 비난해 세계적 주목을 모았다. 독일 뮌헨 뮤지엄(Haus der Kunst)에서 열린 전시회에서 어린이를 상징하는 백팩 수천개를 '기억하기(Remembering)'라는 제목으로 설치한 것.

부실공사 실책으로 인한 인명 상실은 덮어두고 성공적 올림픽 개최만을 염두에 둔 중국 정부를 향해 유럽의 심장부로부터 화살을 날린 아이 웨이웨이 식 사회고발이었다.

그가 요즘 전력 투구하고 있는 사회 참여 활동은 전세계의 난민 문제. '여행의 법칙(The Law of the Journey)'이라는 제목의 설치작품으로 전세계적 난민 위기를 알린 그는 최근에는 다큐멘터리 '휴먼 플로우(Human Flow)'를 제작, 여러 영화제를 통해 난민위기의 문제 해결을 촉구한다.

프라하 국립미술관 초청으로 지난 3월17일부터 벨레트리즈니 팰리스에서 전시 중인 '여행의 법칙'은 거대한 고무보트에 올라탄 난민들의 모습을 형상화한 설치작품. 천장에 매달려 있는 70미터 길이의 보트에는 258명의 난민 형상의 설치물이 빼꼭하게 들어차 있으며 바닥에는 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사람들도 묘사돼 있다.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는 이 화제의 전시는 내년 1월7일까지 열린다.

다큐멘터리 '휴먼 플로우' 제작을 위해 그는 직접 그리스 이도메니 캠프를 포함 23개국의 40개 난민 캠프를 찾아 다녔다.

지난 9월 베니스 영화제에 초청, 처음 상영된 이 다큐멘터리는 이후 여러 영화제에서 상영됐으며 호평 속에 난민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최근 게티 주도로 남가주에서 펼쳐지고 있는 라틴문화 페스티벌 'PST:LA/LA(Pacific Standard Time:LA/LA)'도 행사가 담고 있는 주요 의제는 바로 다문화 수용에 대한 필요성이다. 라틴문화가 주제이기는 하지만 이 행사는 결국 남가주에서 생성하고 발달된 이민문화를 조명해 보며 '함께 다같이' 밝고 건전한 미래 구상의 터를 닦자는 캠페인성 문화제다.

실제적으로 게티는 남가주의 100여 문화단체와 아티스트들과 협업, 사회 참여를 위한 다양한 주제로 전세계 문화기관을 향해 동조의 손을 내밀고 있다.

온난화, 이상기후 등으로 아픔을 겪고 있는 지구를 치유해야 한다며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작품을 통해 설득하는 아티스트도 전세계적으로 크게 늘고 있다.

최근 한국의 '한국미래환경협회'(회장 유찬선)가 주동이 돼 펼치고 있는 벽화 작업도 좋은 예다.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도시의 황량한 담벽에 의미 있는 벽화를 통해 미관상 문제를 해결하고 자연과 동물 보호의 중요성 메시지를 전달하기위해 서울대공원 벽에 아름다운 자연을 입힌 벽화 작업은 한국 매스컴 뿐 아니라 외신 기자도 관심을 가지고 기사를 보도한 성공적 프로젝트.

벽화를 그린 아티스트는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홍일화 화가다. 프랑스를 중심으로 유럽과 미국, 한국에서 활동하는 그는 '페르소나' 시리즈로 화장과 성형이라는 가면을 통해 본연의 모습을 가리고 있는 인위적인 얼굴을 소유하고자 하는 현대 여성심리를 표현해 온 유명 작가다.

특별히 활발한 사회 참여활동을 인정받아 최근 한국미래환경협회 홍보대사로 선임된 그는 많은 시민과 외국인이 찾는 서울대공원 코끼리열차 탑승장의 대형 벽면(가로 12m, 세로 3m)에 자연을 토대로 꽃 그림과 한국의 토종동물인 호랑이, 표범, 너구리, 수달, 부엉이, 반달곰 등을 벽화에 그려넣어 호응을 받았다.

홍일화씨가 직접 디자인한 벽화에서 동물은 어린이들이 '숨은그림 찾기'처럼 재미 삼아 찾을 수 있도록 꽃 속에 숨어있으며 어린이들은 부모와 함께 동물을 찾아가며 한국의 토종 동물이 과연 무엇인지 다시 한번 확인해 볼 수 있는 교육적 의미도 담겨있다.

'한국미래환경협회'에 의하면 벽화 작업이 완성된 후 서울대공원을 찾는 대부분 입장객이 이곳에서 기념 촬영을 하는 등 벌써 대공원의 대표적 명물이 되었다며 벽화를 통한 성공적 자연 보호 메시지 전달에 기쁨을 표하고 있다.

이번 벽화 작업은 환경친화 페인트 등을 제작하는 환경보호를 기업이념으로 삼고 있는 KCC가 후원했으며 관련 기관의 자원봉사자 여러 명이 함께 참여, 사회 참여에 대한 의식을 부추기는 역할을 담당했다.

아티스트들의 열정적 사회 참여에 대해 매스컴도 큰 박수로 활동을 적극 격려한다.

최근 타임지는 사회ㆍ경제ㆍ정치계의 막강한 후보들을 제쳐놓고 예술치료로 전쟁 후유증을 치유하는 미국의 아티스트를 선정해 눈길을 끌었다.

타임이 선정한 전세계의 차세대 리더(Next Generation Leaders) 10명 가운데 크리스틴 쿵과 함께 미국 대표로 선정된 리더는 리처드 캐스퍼(Richard Casper). 실제로 이라크에 파병, 2007년 큰 부상을 입고 미국으로 돌아온 전직 해병대 출신의 참전 군인이다.

고향인 일리노이 블루밍턴에 돌아온 그는 가족과 친구들의 돌봄 속에서도 오랜 기간 심각한 전쟁 후유증에 시달려야 했다. 특별히 바로 곁에서 동료가 부상당하고 죽어가던 장면이 계속 시야에서 떠나지 않아 심한 우울증과 불안, 두려움에 떨며 지내던 그가 탈출구로 선택한 것은 미술.

페인팅과 조각 작업을 하며 두려움을 극복하기 시작한 그는 자신의 놀라운 치유 경험을 살려 2013년 비영리단체인 '크리에티베츠(CreatiVets)'를 공동 창설, 자신처럼 전쟁후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참전군인들을 치유하기 시작했다. 현재 크리에티베츠는 음악과 미술 프로그램을 통해 전쟁 후유증에 시달리는 엄청나게 많은 베테랑을 치유하고 있다.

최근 다큐멘터리 '휴먼 플로우' 홍보를 위해 LA 등 미국의 주요도시를 방문한 아이 웨이웨이는 기자회견을 통해 '아티스트의 사회참여 의식이 커지고 있음'에 박수를 보냈다. "지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비극의 원인을 제공한 것은 사람이니 문제 해결 역시 사람이 나서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며 특별히 신으로부터 재능을 부여받은 아티스트들의 지속적 각성을 촉구했다.


유이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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