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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필·뉴욕필 첫 여성 지휘자? 이 다섯 중 하나

각광받는 마에스트라 5인

“공연 후 관객 한 명이 와서 말했죠. ‘정말 좋았어요. 무엇보다 딸에게 보여주길 잘했다고 생각해요.’ 어린 소녀 관객이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을 생각할 때 지휘를 아예 제외하진 않을 거란 생각에 기뻤습니다.”(지휘자 미르가 그라치니테 틸라)

“안녕하세요, 호주! 저를 음악감독으로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 첫째 아이를 임신하고 있는데 호주에서 이 아이를 낳을 생각에 더욱 행복하네요.”(지휘자 알론드라 데 라 파라)

두 인터뷰는 여성 지휘자의 높은 위상을 보여주는 유튜브 동영상이다. 세계적 오케스트라의 주요 지휘대에 여성들이 올라서고 있다. 물론 처음은 아니다. 여성 지휘자의 약진은 2000년대 시작했다. 조안 팔레타(63)가 미국 버팔로 필하모닉의 상임 지휘자를 맡았던 1999년, 매린 앨소프(61)가 영국 본머스 심포니와 미국 볼티모어 심포니를 맡은 2003년과 2007년에 이미 변화의 조짐은 있었다. 여성 지휘자 2세대는 현재 더 핵심적인 무대에, 더 많이 진출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 루체른 페스티벌은 ‘여성 음악가’를 주제로 여성 지휘자 11명의 무대를 마련했다. 음악 역사에서 중요하지만 간과됐던 여성의 역할을 조명하기 위해서였다.

매린 앨소프가 런던 음악축제 BBC 프롬스 폐막 공연 최초의 여성 지휘자로 오른 때가 2013년이다. 프롬스에 이어 비슷한 명성의 루체른 음악축제까지 여성 지휘자의 물결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데 단 3년이 걸렸다. 음악 칼럼니스트 정준호는 “최근 여성 지휘자들의 변화는 사이먼 래틀, 파비오 루이지, 앨런 길버트 같은 기성 지휘자들의 강력한 후원을 받는다는 사실이다. 거장들이 여성 지휘자의 대세를 이미 간파했다는 걸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현재 각광받고 있는 5명의 여성 지휘자를 소개한다. 언젠가 베를린필, 뉴욕필, 로열콘세르트헤보우,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등 세계 톱 오케스트라의 수장은 이 다섯 마에스트라 중 한 명이 될 가능성이 크다.

29세에 일류 악단 음악감독 … 힘차고 역동적

지난해 2월 영국 음악계엔 깜짝 뉴스가 있었다. 현 베를린필 지휘자 사이먼 래틀을 비롯해 사카리 오라모, 안드리스 넬슨스 같은 일류 지휘자가 거쳐간 버밍엄시 심포니오케스트라(CBSO)가 29세의 여성 지휘자를 음악감독으로 발표했기 때문이다. 그라치니테 틸라는 이미 LA필하모닉의 부지휘자였고 잘츠부르크, 시애틀, 본 등 여러 도시에서 주요 오케스트라를 지휘한 경험이 있었다. 소매 없는 검정 옷을 즐겨 입고 지휘대에 서서 활기차고 역동적인 스타일로 확실한 음악을 주문하는 지휘자다.

지휘 강국 핀란드 맏언니 격 … 정교하고 차분

지난달 10일(현지시간) 베를린필을 9년 만에 다시 지휘해 좋은 평을 받았다. 최근 좋은 지휘자를 다수 배출하며 지휘 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핀란드의 ‘맏언니’ 격이다. 현대음악의 메카인 프랑스 파리 앵테르콩탕포랭 최초의 여성 음악감독으로 2006년부터 7년간 일하면서 유명해졌다. 매년 주요 오케스트라의 공연과 유럽·미국의 여름 음악축제마다 초청된다. 시벨리우스 등 핀란드의 작품을 잘 이해하며 차분하고 정교한 스타일로 오케스트라 음악을 만드는 스타일이다.

남미 스타 … 리우올림픽 TV 홍보영상에 등장

지난해 퀸스랜드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으로 임명되면서 호주의 오케스트라 사상 첫 여성 수장으로 기록됐다. 뉴욕에서 태어나 부모의 고향 멕시코로 이주했다 음악 공부를 위해 미국에 돌아가 샤를 뒤투와 같은 거장과 함께 공부했다. 2015년 5월 퀸스랜드 심포니를 처음 객원지휘 한 후 5개월 만에 음악감독으로 선임됐다. 지난해 브라질 리우 올림픽에서 스포츠 채널 ESPN은 데 라 파라의 지휘 장면으로 홍보 영상을 제작했다. 남미 특유의 뜨거운 음악을 만들어내는 것이 특징이다.

25세에 교향악단 창단 … 깔끔하고 냉정한 음악

1997년 25세였던 탈리는 연주자 90명을 모아 지휘하며 무대에 섰다. 한 번만 공연할 생각이었던 ‘에스토니아-핀란드 심포니’는 반응이 좋아 상설 오케스트라가 됐다. 25세 지휘자가 자신의 오케스트라를 창단한 셈이다. ‘노르딕 심포니’로 이름을 바꾸고 매년 5차례 공연하는 오케스트라로 성장시켰다. 지역 오케스트라의 성공이 알려지면서 유럽·미국의 주요 오케스트라가 그를 초청했다. 현재 미국 새러소타 오케스트라의 음악 감독이며 깔끔하고 냉정한 음악을 만들어내는 지휘자다.

대타의 명수 … 수습 단원일 때 래틀이 지휘 권유

‘대타의 명수’다. 거장 지휘자들의 갑작스러운 공백을 순발력있게 메꾸면서 세계 음악계의 총아로 떠올랐다. 2014년엔 얍 판 츠베덴을 대신해 댈러스 심포니를 지휘했고 2015년엔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 대신 오스트리아 무대에 올랐다. 중요한 건 두 번의 대타 출연 이후 섭외가 이어졌다는 점이다. 댈러스에선 두 시즌 동안 부지휘자로 일했고 아르농쿠르의 오케스트라인 콘첸투스 무지쿠스 빈의 초청도 받았다. 이후 LA필, 버밍엄시 심포니, 베를린 방송 교향악단 등과 연주했다. 바이올리니스트로 베를린필에서 수습단원으로 일하던 그에게 지휘를 권한 사람이 사이먼 래틀이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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