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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가족이 소중하다

추석 한가위 같은 명절에는 가족과 고향이 더 그립다. 반갑게도 여동생이 추석을 지나 미국에 오기에 손꼽아 기다렸다. 마지막 만남은 6년 전 한국에서다. 삼 남매가 제각기 나라를 떠나 살면서 서로 만날 기회가 쉽지 않다. 가족은 함께 있어야 가족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이민 생활을 하는 사람은 이러한 아픔과 그리움을 항상 가슴에 품고 산다. 먼 거리만큼 가족의 마음도 멀어지는 것 같아서 때로는 서글프다. 가족 형태가 시대에 따라 바뀌어 간다지만 그래도 형제, 자매와 친지들이 그리운 건 변함이 없다. 삶의 추억을 오랫동안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이 가족이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만나는 동생을 생각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를 했다. 함께 여행도 하고, 좋아하는 음식도 같이 나누고, 옛날을 회상하며 또 다른 추억을 만들고 싶다. 미국 안에 가까이 살면서도 가족 간에 멀어진 이들을 많이 보았다. 살기가 어렵다 보니 관계도 복잡하다. 그렇다고 서로 안 보고 사는 것이 잘사는 건 아닐 것이다. 자녀들 보기에 부끄럽고, 어른들도 낯이 안 서는 일이다. 서로 화해하며 어울려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이 아닌가?

머나먼 남의 나라에서 살면서 서로 화목하지 못하면 마음이 많이 불편할 것이다. 돈 때문에, 종교 때문에, 생각의 차이 때문에 서로 다투고 분열하여 사는 것처럼 못난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가족이 그 무엇보다 소중하지 않은가?

명절마다 고향을 찾아온 가족 간에 다투고 헤어지는 모습을 한국에서 많이 보았다. 이야기를 들어보면 가족 간에 불편한 관계가 많다고 한다. 예전같이 대가족도 아닌데, 오히려 가족 간의 갈등은 더 많아지고 심각해진 것 같다. 심지어 부모와 자식 간이나 형제 간에도 결별하고 사는 사람도 제법 있다. 그러나 대부분 사람은 가족들과 화목하게 지내려고 노력을 많이 한다. 사람 관계도 그렇지만 가족 간에는 더 많은 배려가 있어야 한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세심한 주의와 예의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자기만의 생각으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것이 쌓이면 문제를 일으킨다. 특히 부부가 행복을 오래 간직하고 싶다면 서로에게 많은 배려를 해야 한다. 가족과 친지 사이에도 어른은 어른대로 아랫사람은 아랫사람대로 지켜야 할 예의를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 어른이라고 대접만 받으려 하지 말고 사랑으로, 너그럽게 베푸는 어른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서로를 쉽게 대하는 것은 언제나 없어야 한다. 요즘 자녀에게 모국어를 가르치는 열심만큼, 가족과 이웃에 대한 예의와 배려를 가르치는 것이 더 좋은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이민 사회는 실제로 가족 공동체이다. 몇 사람만 넘어가면 대부분 연관이 된다. 그러니 서로 가깝게 생각하고 살아야 한다. 지나친 욕심을 부리고 살다가는 어느 때에 낭패를 당할 수도 있다. 그러니 진실하고 착하게 서로를 위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한인 공동체를 만들어 가면 좋겠다. 우리는 한인공동체 가족이다. 그러니 지역으로, 정치로, 종교로, 사상으로 서로를 비난하고 나누지 않으면 좋겠다. 결실의 계절, 드높은 가을 하늘을 바라보며 넓은 가슴으로 멀고 가까운 가족 모두에게 진심으로 사랑을 전하며 살자. ▷410-818-8213, frbany@gmail.com

이완홍 신부/메릴랜드 성공회 성요한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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