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 자타공인 1위
40㎞ 뚫는 데 47년 걸린 해안절벽길
비탈에 다닥다닥 알록달록한 집들
눈부신 코발트색 바다 나폴리엔
다시 맛보기 힘든 물소젖 '인생 치즈'
아말피 코스트 드라이브
캄파니아는 왼쪽으로는 이탈리아의 '서해' 티레니아해를, 오른쪽으로는 이탈리아의 '백두대간' 아페니노 산맥을 접하고 있다. 험준한 산이 많아 캄파니아 사람들은 예로부터 마을과 마을을 배로 이동했다.
캄파니아 해안선을 잇는 해안도로는 1807년에 이르러서야 착공됐다. 소렌토에서 아말피까지 이어진 2차로 도로가 163번 국도다. 해안선 이름을 따 '아말피 코스트'로 부른다. 40㎞에 불과한 해안도로는 완공하기까지 47년이 걸렸다.
일단 완공하고 나니 아말피 코스트는 정말 극적인 도로가 됐다. 지중해로 흘러드는 티레니아해와 깎아지른 듯한 해안 절벽을 동시에 구경할 수 있는 드문 길이 된 것이다. 1999년 내셔널지오그래픽 선정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 1위에 오르면서 세계적인 명소로 떴다. 소렌토에서 렌터카를 빌리거나, 시외버스를 타고 아말피 코스트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이탈리아 남부로 향하는 여행상품을 이용하면 대개 아말피 코스트는 빠짐없이 들른다. 소렌토에서 아말피까지 구불구불한 해안도로를 달리는 데 편도 1시간30분 정도가 걸린다.
포지타노에선 타일 돌멩이 줍기
포지타노는 아말피 코스트에 속한 11곳의 해안 마을 중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다. 해안 절벽에 다닥다닥 붙은 알록달록한 집이 절경을 연출해 준 덕분이다.
보통 한국 여행자의 포지타노 여정은 마을 꼭대기에서 바닷가까지 이어진 구불구불한 골목길을 걸어 내려오는 게 전부다. 하지만 포지타노의 매력은 바다에 있다. 바다에서 올려다보면 절벽이 바다로 쏟아지는 듯한 새로운 전망이 펼쳐진다.
포지타노 해변을 걷다 보면 거무스름하고 흰 돌멩이 사이에 색색의 돌멩이가 눈에 띈다. 정체는 마모된 타일. 포지타노 사람들은 여름철이면 섭씨 40도까지 오르는 뜨거운 날씨 때문에 실내 벽과 바닥을 시원한 타일로 꾸미고 산다.
마욜리카(maiolica) 도기라 부르는 건축 타일인데, 건축물의 옷을 갈아입히듯 해마다 장식된 타일을 갈아 낀다. 헌 타일은 보통 바다에 흘려보내기 때문에 파도에 부드럽게 깎인 타일 돌멩이가 포지타노 앞바다에 가득하다.
나폴리에서 먹고 죽으라
'나폴리를 보고 죽으라'는 이탈리아 속담이 있다.
미항(美港) 산타루치아와 코발트색 바다가 어우러진 나폴리의 풍경이 그만큼 뛰어나다는 뜻일 게다. 하지만 나폴리를 여행하고 나서는 속담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이 들었다. '나폴리에서 먹고 죽으라'고 말이다.
나폴리에서 맛봐야 하는 음식은 단연 피자다. 1984년 창설된 나폴리피자협회는 '나폴리 피자'의 조건을 몇 가지 정해두고 있다. 손으로 반죽한 도우를 쓸 것, 장작을 땐 화덕에 구울 것 등이다. 특히 치즈와 토마토만큼은 이탈리아산을 써야 한다.
나폴리피자협회가 천명하는 것처럼 나폴리 피자의 맛은 식재료가 좌우한다. 나폴리가 속한 캄파니아주는 이탈리아 토마토 최대 생산지로 연간 150만t의 토마토가 수확된다.
나폴리는 토마토뿐 아니라 치즈도 특별하다. 캄파니아는 산지가 많아 젖소 대신 물소를 길렀는데, 물소 젖으로 만든 치즈가 젖소 우유로 만든 치즈보다 외려 풍미가 좋았다.
물소 젖으로 만든 치즈가 바로 '모차렐라 디 부팔라 캄파니아'다. 물소 젖 치즈는 유통기한이 2~3일에 불과해 방부제를 넣지 않은 신선한 치즈는 이탈리아에서도 캄파니아가 아니면 맛보기 힘들다.
산타루치아항 근처 안토니오&안토니오에서 사람 얼굴만 한 모차렐라 치즈 샐러드(13.5유로)를 판다. 많은 이가 '인생 치즈'라고 꼽는 메뉴다.
☞여행정보
이탈리아 남부 소도시는 규모가 작아 반나절이면 충분히 둘러볼 만한 규모다. 효율적으로 여행하려면 이탈리아 로마에서 출발하는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게 낫다. 유로자전거나라(romabike.eurobike.kr)가 이탈리아 캄파니아주를 둘러보는 1박2일 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소렌토·포지타노·아말피·폼페이·나폴리 등을 들른다. 이탈리아 정부 공인 가이드가 동행한다.
글·사진= 양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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