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해도 인기있는 세계의 관광지] '아찔 짜릿'…목숨 건 하이킹 트레일
누군가는 느긋하게 뒷짐지고 주위 경관을 즐기지만, 누군가는 아드레날린 팍팍 솟는 아찔한 하이킹을 더 좋아한다. 하지만 그 아찔함을 죽음과 바꿀 수야 없는 일. 그래도 사람들이 몰리는 세계의 위험한 하이킹 명소는 어딜까.해프돔, 캘리포니아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해프돔은 지금까지 60명의 하이커가 사망했다. 지난 10년 동안에만 적어도 5명이 죽었는데, 비가 와서 미끄러워진 바위를 오르다 변을 당했다. 60명 중에서 20명이 숨진 해프돔 그 자체로도 위험하지만 해프돔으로 이르는 미스트 트레일(MistTrail)까지 합치면 60명을 훌쩍 뛰어 넘는다고 해프돔 하이킹 홈페이지는 밝히고 있다.
그들이 사망하는 원인은 다양하다. 해프돔의 케이블 사다리에서 미끄러지거나, 등반 도중 심장마비로 사망하기도 한다. 때로는 벼락에 맞거나, 베이스 점프에서 실패하거나, 자살을 하기도 한다. 해프돔은 하루 등반객을 사전 퍼밋을 신청한 225명, 당일 퍼밋 신청자 75명, 모두 30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화산, 중국
천길 낭떠러지의 바위 절벽을 따라 이어진 썩은 나무 판자를 딛고 지나야 하는 이 트레일은 그야말로 살 떨리는 길이다.
공식 통계는 없지만 연간 100여 명이 목숨을 잃는다는 소문이 자자한 곳이다.
중국 오악(五岳) 중 서악(西岳)인 이 산은 약 8000피트 높이의 험준한 바위산으로 험준한 산길과 가파른 계단길, 철난간이 걸려 있는 아슬아슬한 곳을 지나 산정에 이르면 위하평원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어 관광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왕의 오솔길', 스페인
스페인의 '엘 카미니토 델 레이'는 높이 100피트의 바위 절벽에 붙어 이어진 좁은 길이다. 2000년에 네 명의 모험가가 추락해 사망한 뒤로 몇 년간 폐쇄되기도 했지만 여전히 하루 방문객이 600명이 넘는다. 스페인 남부의 안달루시아 지방에 위치한 댐 '엘 초로'에서 클라이밍으로 유명한 엘코로 협곡의 마키노드로모로 가는 길, 이 길이 '왕의 오솔길'이다. 1921년 알폰소 13세가 댐의 개소식을 위해 이 길을 지나갔다고 해서 이 이름이 붙었다. 지금까지 20명이 떨어져 사망했다.
케에라볼튼, 노르웨이
3228피트 높이의 두 절벽에 끼어 있는 바위로 유명한 이곳은 보는 것만으로도 아찔하다. 이곳에 이르기 위해선 특별한 클라이밍 장비가 필요 없어서 관광객들에겐 인기 명소가 되고 있다. 아직까지 추락한 이는 없지만 이는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비아페라타, 이탈리아
'철로 만든 길'이란 뜻의 이태리어 비아페라타는 원래 1차 세계 대전 당시 이태리의 돌로미테 산중에 산악보병의 이동을 위해 설치됐다. 가파른 암벽에 고정시킨 와이어를 중심으로 계단 및 레일로 구성된 이 곳의 사망사고에 관한 공식 통계는 없지만 2009년 한 여성이 눈길에 미끄러져 600피트 아래의 트레일로 떨어져 사망하는 등 여러 명의 목숨을 앗아간 곳이다.
더 메이즈, 유타
유타 주의 캐년랜즈(Canyonlands) 국립공원에 있는 이 트레일은 그리스 신화의 크레타 왕 미노스가 반인반우(半人半牛) 미노타우로스를 가두느라 만든 미궁에 비유되곤 한다.
이 트레일은 붉은 사암 절벽이 정글을 이루고 있어서 한 번 들어갔다가 길을 잃으면 심한 경우 레인저가 찾아 내는데 사흘이 걸릴 수도 있다. 오프 로드 자동차를 이용하거나 GPS와 지도를 같이 이용해야 되는 곳이다.
백종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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