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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도 예술…도시를 살린 미술관

개관 20주년 빌바오 구겐하임 뮤지엄

접하기 힘든 거장 바젤리츠의 회고전
시 정부 함께 1년 동안 대대적 축제


건축물 자체가 미술작품으로 평가받는 관광명소 스페인의 '빌바오 구겐하임 뮤지엄(Guggenheim Museum Bilbao)'이 개관 20주년을 앞두고 대축제의 막을 올려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스페인 북부 프랑스 국경에 인접한 빌바오 네르비온강 바로 곁에 세워진 이 뮤지엄은 세계적 건축가 프랭크 게리(Frank Gehry:1929~) 설계로 은빛 찬란한 외관이 환상적 아름다움을 연출, 이 건축물만을 보기 위해 관광객이 몰리고 있는 명소다. 특별히 개관 20주년을 맞아 뮤지엄 측에서는 물론 빌바오시 정부가 거의 1년 각종 다양한 축하 행사를 펼칠 예정이라 앞으로 1년 동안 빌바오는 관광객이 넘쳐날 것이 예상된다.

우선 구겐하임 뮤지엄에서 준비한 20주년 특별 기획전만도 대단하다.



동독 출신의 거장 게오르그 바젤리츠의 전시회 '히어로(The Heroes)'를 포함 최고의 콘템포퍼리 아티스트로 평가받는 빌 바이올라의 회고전이 열리며 아방가르드 아티스트 켄 제이콥스와 텍스타일의 대가 애니 알버스의 작품전이 내년 초까지 계속 이어진다.

인물을 캔버스에 거꾸로 그리며 왜곡된 인간의 모습을 통해 인간성 부재의 사회를 비판한 매우 철학적인 바젤리츠의 작품전은 전세계 대형 뮤지엄들도 쉽게 유치할 수 없는 귀한 전시회라 이 역시 구겐하임 빌바오에 관람객을 끄는 요인이다.

또한 구겐하임 미술관은 20주년 축하 의미로 10월 21일과 22일은 입장료를 받지 않을 예정. 빌바오 관광청에서는 이때에 맞춰 빌바오를 찾는 관광객이 엄청나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 안전대책에 만전을 기하고 있으며 대중교통 수단을 재정비했다.

1997년 10월18일 개관, 빌바오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한 구겐하임 미술관은 건축물의 건립 자체가 역사적 사실을 내포한 기념비적 면모를 지니고 있다.

LA의 월트 디즈니 콘서트 홀을 탄생시킨 프랑크 게리의 설계로 7년 만에 완공된 구겐하임 미술관은 비행기 외장재인 티타늄 3만3000장으로 만든 외벽 자체가 눈길을 끄는 작품이다. 날씨가 흐린 날에는 찬란한 은빛으로 빛나다 맑아지면 금빛이 나는 곡선 구조의 이 신비로운 건물은 사실 건축물 완성 과정 자체가 더욱 신비로움이었다.

1970년대까지 철강과 조선업을 주축으로 한 스페인의 산업 중심지였던 빌바오는 1980년대 스페인 철강산업 및 조선업 침체로 공장들이 연달아 문을 닫으면서 실업률이 30%에 이르는 대공황을 맞게 됐다. 2차 산업의 쇠퇴가 심해지던 시대에 시를 살리기 위해서는 산업 의존도에 대한 변화가 필요함을 강하게 느낀 정부는 '리아2000'이라는 도시 재생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문화산업을 통한 도시 재건의 꿈을 꾸게 된 것. 그러나 당시 시민들은 이 프로젝트에 거세게 반대했다. 당장 일자리가 필요한 시민에게 미술관은 사치였던 것. 하지만 문화의 힘을 강하게 믿었던 빌바오시는 미술관 건립을 시작으로 한 도시 재생프로젝트를 강하게 밀고 나가 결국 빌바오에 구겐하임 뮤지엄 건설이 이뤄지면서 네르비온강의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기적은 바스크 정부가 1991년 1억 달러를 투자하여 구겐하임 미술관 유치계획을 수립하면서 시작됐다. 구겐하임 재단은 뉴욕의 솔로몬 R.구겐하임을 비롯해 베를린, 베니스에 분관을 소유한 세계적인 미술재단. 구겐하임의 파워로 프랭크 게리의 미래를 관통하는 뛰어난 디자인 감각이 합세하면서 세기적인 건축물이 탄생됐고 빌바오시는 망해가던 정부에서 이제는 매년 관광객이 100만 명 이상 몰려드는 세계적 관광명소로 거듭난 것이다.

개관 첫해에만 관람객 130만명을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는 117만명이 관람한 것으로 추산되는 빌바오 뮤지엄은 개관 이후 매년 평균 1억500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내고 있다. 이러한 빌바오의 기적은 한 도시의 랜드마크 건축물이 그 지역에 미치는 영향이나 현상을 일컫는 단어인 '빌바오 효과'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유이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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