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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명 넘는 순교자, 한국 가톨릭의 역사 세웠다

17일 세인트 비드 미국성당서
순교 성월 축일기념 행사 열려

한국 가톨릭교회는 매년 9월을 순교자 성월로 지낸다.

그 이유는 한국 최초의 사제이며 순교자인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를 비롯한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9월20일)이 9월에 있기 때문이다.

라카냐다 지역 세인트 비드 미국성당은 12년째 미국 신자들과 함께 이날을 기념하는 미사를 봉헌해 오고 있다. 지난 17일 이웃의 한인 성당(성마태오ㆍ성삼 등) 신자들의 도움을 받아 이날을 기념했다.

행사를 담당한 원영배 종신부제는 "13년 전 종신부제 교육을 받을 때 당시 미국인 주임신부가 '한국 가톨릭의 역사를 알려주는 이벤트를 만들어 보라'고 권해서 한국 가톨릭 교회의 순교자 정신을 알려 주는 순교자 대축일을 기념하기로 했다"며 행사 배경을 설명했다.



이런 취지를 위해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이 매년 미사와 행사를 준비해 오고 있는 세인트 비드 성당의 '한국 순교자 위원회'이다.

처음엔 인근 한인 성당 신자들로 시작해서 점차 세인트 비드 성당의 미국인 신자들도 동참해 현재 봉사자는 10여 명이다. 이날 미사를 진행한 윤유진씨도 위원회 멤버다.

미사는 오후 5시30분에 시작됐다. 분향함을 두 손에 받쳐 든 한복을 차려입은 어린이들을 선두로 봉사자들이 들어왔고 미사를 집전할 양태현(성삼성당 주임) 신부과 세인트 비드 성당의 주임 신부와 몬시뇰 안토니오, 한인 종신부제가 차례로 제대를 향해 들어왔다.

제대 옆에는 미국인과 한인들로 구성된 '프레이즈필' 성가단이 한복을 입고 미사 중에 화답송, 복음 환호송과 영성체 후의 성가를 영어 가사에 아리랑을 비롯한 우리의 곡으로 들려 주어 미사를 드리는 미국인들에게 새로운 감동을 안겨 주었다.

원영배 종신부제는 이날 미사 중에 순교자의 한 명인 최경환 프란치스코의 순교 모습을 들려 주었다.

최 프란치스코는 한밤중에 자신을 잡으러 들이닥친 포졸들을 마치 오랜 친구를 맞이하듯 친절히 대하면서 "도망가지 않을 테니 우선 식사부터 하라"며 음식을 대접한 다음에 마치 즐거운 소풍 길을 떠나는 사람처럼 기쁜 표정으로 잡혀가 죽음을 평화롭게 맞이했다.

원 종신부제는 "처음 한국 순교자들이 150년에 걸친 박해시기 동안에 1만 명이 넘도록 신앙을 위해 목숨을 바쳤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국에 그렇게 많은 순교자가 있었느냐고 되묻는 미국인 신자들이 많았다"며 "미국에 살면서 매년 한국 순교자 성월을 기념하는 것은 그래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미사를 마친 본당 신부 몬시뇰 안토니오는 "집전을 해 준 양태현 신부와 참석해 준 한인 신자들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말과 함께 "나는 이탈리아 출신이고 총대리 주교님은 레바논, 옆 건물의 프란치스코 학교의 신부님은 쿠바 태생"이라며 이처럼 다양한 인종으로 이루어진 공동체에 하느님의 축복이 항상 함께 하길 바란다며 강복을 했다.

한국의 가톨릭 교회는 사제가 없는 가운데 평신도들이 먼저 모여 공동체를 형성했고 그들이 목숨을 내놓은 순교로써 그 기반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성인품에 오른 한국인은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를 포함해 모두 103명인데 지난 2014년 한국을 방문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이 순교자 중 124명을 시복했다. 시복식이란 성인품에 오르기 전의 단계로 복자품에 오른 것을 의미한다. 지금 한국 가톨릭 교회는 새로 시복된 124명이 성인품에 오르도록 계속 기도를 하고 있다.

한편, 이날 미사를 마친 신자들은 성당 홀에 마련된 한국 음식을 함께 즐기면서 친교 시간을 가졌다.


김인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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