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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 중 "deplorable(몹시 개탄스럽다)" 발언에 '빵 터진' 트럼프

작년 대선 기간 때 '역전의 기회' 단어
힐러리 '말 실수'…자서전에서도 통탄

한·미 정상회담 도중 문 대통령이 북한의 도발을 규탄하는 발언을 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크게 웃으며 문 대통령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사용한 단어 때문이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북한과 관련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북한이 도발을 이어가고 있고, 몹시 개탄스럽다(deplorable). 나와 사람들을 격분하게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해당 발언은 통역사를 거쳐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됐다. 통역사의 말이 끝나는 순간 트럼프 대통령은 얼굴에 환한 웃음을 머금고 즉각 "감사하다"며 다음과 같이 화답했다.

"감사하다. 그리고 개탄스럽다는 단어를 사용해 주셔서 매우 감사하다. 약속하건대, 제가 그 단어를 사용해 달라고 부탁한 것은 아니다."

문 대통령의 '개탄스럽다'는 표현이 트럼프 대통령이 갖고 있는 특정 감정을 건드린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농담이 이어지자, 회담에 함께 자리한 한미 두 나라 인사들은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서 "저에게는 행운의 단어"라고 덧붙였다. 그와 개탄스럽다는 단어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상황은 꼭 1년 전인 작년 9월 미국의 대통령 선거 기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미국 대선 후보와 각축을 벌이던 트럼프 대통령은 '개탄스럽다'는 단어로 역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클린턴 후보의 '말 실수'에 가까운 당시 단어 사용 덕분이었다.

클린턴 후보는 당시 뉴욕에서 열린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랜스젠더) 기부 행사'에서 "트럼프를 지지하는 절반을 개탄할만한 집단(Basket of Deplorable)이라 부를 수 있다"고 발언했다. '백인우월주의' 카드를 들고 나왔던 상대 후보인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지지자들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클린턴 지지자들이 모인 당시 행사에서는 해당 발언이 유권자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 했지만, 반대 진영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클린턴 후보의 발언이 반대 진영 유권자들에 대한 공격으로 읽히며 즉각 역풍으로 작용한 것이다. 클린턴 후보는 이후 출간한 그의 자서전에서도 당시 발언을 언급했다. 그는 개탄스럽다는 단어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인 선물"이라고 회고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적절한 단어 선택으로 이날 한·미 정상회담은 시종일관 밝은 분위기에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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