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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내부에서 '낙태 찬성' 여론 힘 받는다

가톨릭에서도 찬반 논란 팽팽해
백인 복음주의 낙태 반대 압도적

'부분적 허용' 필요하다는 주장
낙태에 대한 흑백 논리는 위험

그릇된 성문화에 대한 지적도 중요
낙태 반대는 대안 함께 제시해야


낙태는 동성결혼 이슈와 함께 기독교계에 가장 뜨거운 감자중 하나다. 최근 퓨리서치센터가 미국내 낙태 이슈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20년간의 추이를 살펴보니 낙태와 관련 찬반 대립은 극심해지고 있다. 낙태는 사회문제이기에 앞서 이면에는 '종교적 신념'이 핵심 기준으로 작용한다. 생명에 대한 결정은 전적으로 신의 섭리하에 있다는 신본주의와 여성의 권리를 우선하는 인본주의가 서로 충돌하는 가운데 낙태에 대한 찬반 여론을 추이를 살펴봤다. 한편, 퓨리서치센터는 지난 6월8~18일까지 미국내 2504명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으며 신뢰도는 95%(오차범위 ±2.3%)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낙태에 대한 찬반 여론은 현재 팽팽하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현재(2017년) "낙태를 합법화 해야 한다"는 의견은 57%다. 낙태 반대는 40%다. 1995년에는 찬성이 60%, 반대가 38%였다. 20여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전반적으로 찬반 입장이 팽팽해진 셈이다.

찬반 의견을 좀 더 세분화해보니 입장의 차이는 있었다.

낙태 찬성론자 4명 중 1명(25%)은 "낙태를 전면 합법화시켜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낙태 반대론자 역시 4명 중 1명(24%)은 "낙태를 전면 금지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즉, 낙태와 관련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찬반론자들은 '부분적 허용' 또는 '부분적 금지' 등을 주장하고 있는 셈이다.

기독교 내부의 여론을 알아봤다. 성향 또는 인종별로 편차가 심했다.

우선 남동부 기독교 강세 지역인 '바이블벨트'를 중심으로 세력을 형성 중인 백인 복음주의 개신교는 낙태 반대(70%) 여론이 매우 강했다. 합법화 찬성은 29%에 그쳤다.

반면, 일반 백인 주류 개신교는 낙태 찬성 여론이 67%로 반대(30%)보다 두배 이상 높았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기독교 내부에서 조차 낙태 찬성 여론이 약간 더 높은 편이다.

흑인 개신교인은 낙태 찬성이 55%였다. 반대는 41%였다.

심지어 교리적으로 낙태를 반대하는 가톨릭의 경우도 미국내 가톨릭은 낙태 찬성이 53%, 반대는 44%로 여론이 팽팽한 상황이다.

어바인 지역 데이브 로 목사는 "낙태를 '죄냐, 아니냐'로 단순하게 분석해선 안되고 다양한 시각으로 원인을 파악한 뒤 교회가 거기에 따른 성경적 가치를 제시해 바로 잡아가는 노력이 수반돼야 할 것"이라며 "한 예로 무분별하고 그릇된 성문화나 결혼에 대한 가치관 변화로 책임지지 않는 임신이 늘어난 것도 원인이 될 수 있는데 교회가 사회에 던질 수 있는 메시지와 대안이 무엇인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에블린 서(캘스테이트대학 심리학) 박사는 "종교적 신념에 의해 무조건 낙태 이슈를 흑백 논리로 바라보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며 "특히 교회는 한인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큰데 당사자(여성)가 '낙태'라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원인이나 배경을 무시하지 말고 그 배경을 먼저 이해하고 보듬어주려는 노력이 수반된다면 종교적 가치도 자연스럽게 전달되지 않겠느냐"고 조언했다.

종교가 없는 응답자들의 대답은 압도적으로 갈렸다. 낙태 전면 찬성이 80%로, 반대(17%)보다 월등하게 높았다.

연령별로 보면 젊을수록 낙태 합법화를 지지하는 입장이 높았는데 18~29세(찬성 65%·반대 33%), 30~49세(찬성 59%·반대 40%), 50~64세(찬성 53%·반대 43%), 65세 이상(찬성 53%·반대 44%) 순이다.

또, 학력이 높을수록 낙태 합법화를 지지했는데 대학원 이상(찬성 69%·반대 29%), 대학 졸업(찬성 57%·반대 40%), 고등학교 졸업(찬성 49%·반대 48%) 순으로 나타났다.



"낙태 당사자에 대한 헤아림 필요해"

옳은 주장도 비성숙한 표현은
복음적인 사랑 결여된 무책임


기독교 내부에서 조차 낙태에 대한 찬반 입장이 갈리는 시대속에서 기독교인은 과연 어떠한 자세를 취해야 할까.

교계 관계자들은 "성경적 잣대에 의한 판단은 당사자에 대한 헤아림과 사랑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알렉스 서 강도사(칼빈신학교)는 "오늘날 수많은 기독교인이 낙태 등 사회 이슈를 논할 때 기독교의 책임과 우리가 보여야 할 궁극적인 사랑은 등한시 한 채 문제에 대한 잘잘못을 따지는데만 익숙해져 있다"며 "설령 성경적으로 아무리 옳은 주장이라 해도 비성숙한 태도와 상대에 대한 복음적 사랑이 결여된 주장은 오히려 타인의 영혼을 헤치는 기독교인으로서 매우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기독교 자체에 대한 자성적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기독교인 클레어 김(51ㆍLA)씨는 "그동안 기독교가 사회적 이슈에 대해 얼마나 책임을 다해왔는지 먼저 자성하고 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그동안 교회들이 성장하고 교인을 늘려가는 일에 열심을 낸만큼 교인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기독교인으로서 모범을 보였는지, 교회는 '우리 일' 외에 사회적으로 목소리를 잘 냈는지 돌아보는 게 먼저 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독교가 낙태 이슈에 대해 주장하는 '생명 존중', '창조질서의 보전'이라는 신앙적 가치를 지향하는 목적에 대해 명확한 이해와 인식이 먼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미주장로회신학대학 강우중 교수(기독교와 문화)는 "낙태 문제를 두고 신앙적 신념과 가치를 주장하는 것의 최우선 목적은 하나님의 사랑을 이해하고 그 사랑의 영역으로 되돌아오게 하거나 회복시키는 것"이라며 "당사자들을 향해 헤아림과 '함께함'이 없는 종교 재판 식의 가치 주입이나 '나'의 신앙적 신념을 부과하는 것은 결코 안 되는 일"이라고 조언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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