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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뉴욕서 '특별한 만남'

흥남철수 영웅 레너드 라루 선장 묻힌
세인트폴 수도원 신부들 간담회 초청
라루 선장 추모 나무 헌정 방안도 논의

문재인 대통령이 뉴욕에서 특별한 인연과 함께한다. 흥남철수의 영웅 레너드 라루 선장이 수도사로 평생을 지낸 뉴저지주 뉴턴에 있는 세인트폴 수도원의 신부들과 만나 라루 선장을 향한 고마움을 전할 예정이다.

수도원 관계자에 따르면 오는 18일부터 21일까지 유엔 총회 참석차 뉴욕을 찾는 문 대통령은 방문 첫날인 18일 맨해튼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리는 동포간담회에서 세인트폴 수도원의 사무엘 김 주임신부 등 신부들을 만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6월 워싱턴DC 방문 때 흥남철수와 자신과의 인연을 특별히 강조한 바 있다.

1950년 12월 22일 라루 선장의 메러디스 빅토리호는 흥남부두에서 피란민 1만4000여 명을 태워 거제도까지 기적의 항해를 시작한다. 3일간의 항해 끝에 크리스마스인 25일 거제도에 도착, 피란민들을 무사히 내려놓았다. 그 피란민 속에 문 대통령의 부모가 있었고 거제에서 문 대통령을 낳았다.

흥남철수를 이끈 라루 선장은 휴전 1년 뒤인 1954년 수도사의 삶을 살기로 결심했고, 뉴욕시에서 서쪽으로 60여 마일 떨어진 세인트폴 수도원에서 '마리누스'란 이름으로 평생을 보냈다. 2001년 10월 14일 87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 라루 선장의 묘는 이곳 수도원에 있다.

라루 선장이 잠들어 있는 수도원은 한국과 또 다른 인연으로 맺어져 있다. 라루 선장이 숨진 그 해 한국의 왜관 수도원이 재정난으로 폐쇄 위기에 빠진 세인트폴 수도원의 운영을 맡아 되살렸다. 지난 16년간 한국인 수도사들이 이곳에서 생활하며 부흥을 이끌고 있다. 현재 수도원에서 생활하는 수도사 12명 중 9명이 한인이다. 수도원 측은 라루 선장의 묘 주변에 한국산 나무로 이뤄진 '한국 정원'을 조성 중에 있고, 라루 선장의 기념관 건립도 계획 중이다.

문 대통령과 수도원 신부들과의 만남은 뉴욕총영사관 등이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원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수도원을 직접 찾아 라루 선장의 묘에 헌화하고 참배하는 방안도 검토됐지만 거리와 일정 등의 문제 때문에 성사되지 못했다"며 "대신 문 대통령과 수도원의 신부들이 동포간담회에서 직접 만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고 밝혔다.

또 문 대통령이 직접 수도원을 찾지 못하지만 대통령 부부 명의로 라루 선장을 추모하는 나무를 추후 헌정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현재 수도원에는 한국 고유종이지만 기후 변화로 멸종위기에 처한 구상나무 500여 그루가 자라고 있다. 상징성을 고려해 구상나무를 헌정하는 방안이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서한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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