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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칼럼] '제이미슨'의 미래를 위한 제언

누구지?

허리케인 하비 피해자 돕기 성금 거액 기부자 명단에서 낯선 이름 하나가 눈에 띄었다. 제이제이 와트(JJ Watt). 기부 금액도 엄청났다. 무려 2700만 달러(7일 기준, 모금은 아직 진행 중)나 됐다. 어떤 인물인지 궁금해 인터넷 검색을 했더니 뜻 밖에도 그는 프로풋볼(NFL) 스타였다. 올해 나이 스물여덟. 하비의 최대 피해 지역인 휴스턴을 연고로 하는 텍산스(Texans) 소속이다. '올해의 수비선수상'을 3번이나 받았고, 인기의 척도라는 유니폼 판매량도 팀내 1위라고 하니 실력과 인기를 겸비한 선수다.

물론 그 혼자서 이 많은 돈을 낸 것은 아니다. 그의 뒤에는 뜻을 함께 하는 16만 명이라는 엄청난 후원자들이 있었다. 그 중에는 월마트처럼 100만 달러 짜리 수표를 보낸 대형 기부자도 있지만 대부분은 소액 참여자다.

그는 불과 며칠 사이에 벌어진 일에 스스로도 놀랐다고 했다. 처음에는 20만 달러 모금이 목표였다. 본인이 10만 달러를 내고 나머지는 팀동료나 친구들로 부터 도움을 받을 계획이었다. 그런데 그의 순수한 마음이 통했는지 참여자와 금액이 순식간에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일이 커져버린 것이다.

풋볼 시즌이 시작된 요즘 그에게는 본업 외에 또 한가지 중요한 일이 생겼다. 바로 트럭의 출도착 스케줄을 관리하고 확인하는 일이다. 모아진 성금으로 각종 생필품을 구입해 피해자들에게 직접 나눠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이야기를 따라 가면서 내가 더 주목한 것은 모금 활동에 나선 이유였다. 그는 '받은 것을 돌려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가 받았다는 것은 바로 팬들의 사랑이다. 위스콘신대학 출신인 그는 텍산스에 드래프트 됐을 때 휴스턴 팬들이 보여준 애정을 잊을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런 팬들이 어려움에 처했는데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의 모금 활동이 기적과 감동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스타 파워'가 아니라 감사할 줄 아는 인간미였다.

비즈니스도 고객과 '주고 받는 관계'를 통해 성장한다. 이런 구도가 무너지면 수명이 짧아질 수 밖에 없다. 많은 기업들이 이익의 환원을 통한 사회적 역할에 관심을 갖는 것도 이런 이유다.

하지만 한인 최대 부동산 기업인 '제이미슨 프로퍼티'는 이런 흐름에 역행하는 듯해 안타깝다. 최근 불거진 '입주자 운영비 소급 적용본지 8월24일자 중앙경제 1면>' 논란이 대표적이다. '제이미슨'이 LA한인타운 윌셔가의 자사 빌딩 입주자들에게 기존 임대료 외에 운영비 명목으로 추가 비용을 청구한 것이 발단이었다. 입주자들은 추가 비용 문제도 그렇지만 아무런 사전 고지나 배경 설명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진 조치에 더 화가 났다.

자산 규모 30억 달러가 넘는 '제이미슨 프로퍼티'의 성공 비결은 물론 뛰어난 투자지만 한인들이 기여한 부분도 크다. LA한인타운 윌셔가가 '제이미슨'의 핵심 투자 지역 중 하나고 입주자의 대부분이 한인들이기 때문이다. 제이미슨이 소유한 윌셔가 빌딩의 가치와 수익률을 높여 준 것도 한인 입주자들인 셈이다. 한인 경제권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의미다. 하지만 그동안 입주자들 사이에서는 사실 '부실 관리' 등을 이유로 불만의 목소리가 더 컸다.

'제이미슨'은 이제부터라도 한인 입주자들과 '주고 받는 관계'를 재정립 할 필요가 있다. 독점적 지위에 있다는 생각을 버리고 입주자들과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 미래도 있다.

사족 하나, 혹시 텍산스의 게임을 볼 기회가 있다면 99번 선수를 응원하기 바란다. 그가 바로 제이제이 와트다.


김동필 경제부장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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