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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어마’ 조지아 상륙

플로리다 서해안 따라 북상, 낮 2시쯤 조지아 내습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 사상 첫 열대성 폭풍 경보
자정쯤 라그렌지 남단 통과, 앨라배마 진입 예상돼
“4등급 허리케인 한 해 두차례 본토 상륙 전례 없어”


초강력 허리케인 ‘어마’가 11일 오후 2시를 전후해 조지아주에 내습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인들의 비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상당국은 사상 처음으로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에 열대성 폭풍 경보를 발령했다.

10일 허리케인센터에 따르면 어마의 중심부는 이날 오전 9시 직후 플로리다주 최남단 키웨스트 섬에 다다른 뒤 북북서 방향으로 북진하면서 오후 3시35분쯤 육로로 연결된 마르코섬에 2차 상륙, 플로리다 서부 해안 일대에 강한 바람과 비를 뿌렸다.

이에 따라 충돌사고로 숨진 경찰관 2명을 비롯해 약 200만 명이 정전피해를 당하고 마이애미 다운타운 공사 현장의 크레인이 쓰러지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방재당국은 정확한 인명 피해 집계에 난항을 겪고 있다. 기상청이 플로리다 남부와 도서지역에 토네이도 주의보를 내린 가운데 포트로더데일 공항은 토네이도가 한 차례 목격됐고 팜배이에서는 토네이도가 주택가를 덮쳐 6채가 파손됐다. 모든 선박의 출항이 금지되고 뱃길이 막힌 가운데 연안 해상의 파고는 최대 15피트로 보고되고 있다. 릭 스콧 플로리다 주지사는 “이처럼 강력하고 파괴적이며 생명을 위협하는 폭풍우를 겪어본 적이 없다”며 피해 방지에 주력할 뜻을 밝혔다.

플로리다 주당국은 허리케인 피해를 막기 위해 전체 주민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630만 여명을 대피시키고 여객선 및 항공기 운항을 전면 중지하는 등 예방조치를 취했다. 10일 오후 현재 390여 임시 거처에 플로리다 주민 7만2000명이 대피해 있다. 조지아와 사우스 캐롤라이나주는 각각 약 54만 명과 4만4000명의 해안 저지대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플로리다 전역과 조지아 남동부 해안도시 사바나 공항은 이착륙이 금지됐고 플로리다 올랜도의 명소 디즈니 월드도 11일까지 잠정 휴장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조지아, 앨라배마, 사우스캐롤라이나, 테네시 주지사들과 전화통화하며 피해 및 대비 상황을 보고받고, 피해 예방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육지에서 세력이 약화되는 보통의 허리케인과 다르게 어마는 이례적으로 플로리다 상륙 직전 3등급에서 다시 4등급으로 세력을 키우며 북서진했다. 기상당국은 울퉁불퉁 들어가고 나온 서부 해안선을 따라 북상할 경우 해상에서 물을 가득 머금으며 세력을 부풀린 뒤 육상에 다시 뿌릴 가능성이 있어 세력이 강화 또는 약화될지 예측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키웨스트를 거쳐간 낮 1시쯤 시속 115마일로 측정됐던 어마의 풍속이 마르코섬에 재상륙한 3시35분쯤 시속 130 마일로 강화됐다며 현지 경찰이 기상청에 알린 보고를 인용, 보도했다. 이 보고대로 라면 어마는 다시 4등급으로 세력을 키워 북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CBS는 “3등급 허리케인은 시속 111~129마일인데, 마르코섬 경찰은 시속 130 마일이라고 보고했다”고 전했다.

캐러비안 해에서 27명의 사망자를 낸 초강력 허리케인 어마는 반경 200마일에 달하는 규모로 북서진하며 11일 새벽 포트마이어와 탬파, 세인트 페테스부르크까지 세력을 확장할 것으로 기상당국은 내다보고 있다. 또 이날 낮 2시쯤 조지아-플로리다주 접경지역을 지나쳐 오후 늦게 라그렌지와 콜롬버스의 남단 상공을 중심부가 통과하며 앨라배마 쪽으로 엄습할 것으로 예보했다.

기상청은 이에 앞서 10일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에 열대성 폭풍 경보를 발령했다. 조지아 애틀랜타에 열대 폭풍 경보가 내려진 것은 사상 처음이라고 언론들은 전했다. 열대 폭풍은 평균 시속 30~40마일의 강풍을 동반한 폭풍이 36시간 안에 불어닥칠 것이 예상될 때 발동된다. 곳에 따라 돌풍이 불면 최대 시속 55마일의 강한 바람이 불 수 있는 수준이다.

어마가 몰고올 강풍과 집중호우로 조지아주가 직접 피해권역으로 예상되자 네이선 딜 주지사는 비상사태 해당 카운티를 확대하고 주경찰에 완전한 경계태세를 지시했다. 또 재난대비 프로그램을 가동하면서 허리케인 진로와 관련해 연방 정부 및 인근의 다른 주정부와 정보를 교환하며 공동 대응에 나서고 있다.

조지아에서도 각급 학교와 기업의 휴교 및 휴업 결정이 잇따르고 있다. 조지아대학(UGA)은 12일까지 휴교를 결정, 통보했고, 다운타운에 있는 기업들도 호우 피해에 대비해 11일 하루 회사 문을 닫기로 했다. 카운티 정부와 구호단체들은 만일의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통신 장애와 대규모 정전, 수돗물 공급 중단 사태에 대비해 비상전력과 식수를 확보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한편 하비에 이어 어마까지 정유시설과 수출입항구가 집중된 미국 남부에 허리케인 피해가 겹치면서 개스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0일 정오까지 지난 36시간 평균 기준으로 조지아의 레귤러 개솔린값은 갤런당 2.21~3.29달러 구간을 오가고 있다. 실시간 비교사이트 애틀랜타 개스에 따르면 오후 4시 현재 한인타운은 벤처드라이브 선상의 코스트코가 갤런당 2.68달러로 가장 낮았고, 플레전트힐 로드 선상의 셰브론과 레이스트렉은 2.74~2.75달러, 인더스트리얼 불러바드 셰브론은 2.79달러를 기록 중이다.

개스 부족 사태도 빚어지고 있다. 플로리다 잭슨빌은 주유소 30%가 개스가 동이나는 태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조지아 메이컨은 10곳중 한 곳의 주유소가 개스가 없어 개점 휴업 상태다.

한편 지난달 말 텍사스를 초토화시킨 허리케인 하비에 이어 한 해 동안 4등급 허리케인이 연이어 미 본토에 상륙한 것은 전례없는 일이라고 WP는 전했다.


허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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