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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스터 시티 맞아?"…희미해진 교류의 기억

[기획 시리즈] OC도시와 결연 맺은 한국 지자체 <5·끝> 여수시·하남시·은평구

진행 사업 별로 없고 방문 기록만 남아
대부분 초기 '반짝하다' 뜸해지기 일쑤
미국선 민간 부문 관심 없인 지속 난망


지금까지 OC도시와 자매결연을 맺고 활발하게 또는 드문드문 교류를 이어 온 한국 지자체들을 살펴봤다. 오늘은 자매결연을 맺고 상호방문한 기록은 남아 있지만 교류 사업이 지지부진해 결연의 의미가 퇴색된 한국 지자체들을 소개한다.

태평양을 사이에 둔 두 지자체가 '시스터 시티'란 인연을 맺는 것은 가벼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교류가 사그라진 것엔 분명 이유가 있다. 가장 주된 이유는 결연 이후 교류를 이어갈 의사나 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의 지자체들은 지방자치제 실시 10주년이었던 지난 2005년부터 세계화 열풍을 등에 업고 앞다퉈 해외 도시와의 자매결연에 나섰다. 실제 교류보다는 결연 실적을 앞세운 사례가 많다 보니 협약 체결과 동시에 용두사미가 되는 사례가 많았다.



당시 일부 지자체는 자매결연 협약이 아닌, 협약 의향서 또는 상호교류 확대 의향서에 서명하면서도 이를 자매결연이라고 과장하며 LA총영사관에 총영사의 협약식 참석을 요구하는 무리수를 둬 빈축을 산 바 있다.

미국의 경우, 자매결연 사업을 시 정부가 아니라 자매도시협회 또는 자매도시재단이란 민간 비영리단체가 주도한다는 특징이 지속적인 교류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또, 교류가 유명무실해진 도시를 살펴보면 해당 도시 거주 한인과 한국 지자체간의 연줄이 초기 결연의 동력으로 작용한 사례가 종종 발견된다. 결연을 주도했던 한인이 이사를 하거나 다른 사정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교류를 지속할 뒷심이 빠지는 것이다. 2010년대 들어 오렌지카운티 도시와의 교류 흔적이 희미해진 한국 지자체는 여수와 하남시, 은평구 등이다.

여수시

여수는 같은 항구 도시인 뉴포트비치와 지난 1997년 5월 19일 우호도시 결연을 맺었다. 결연 체결 시점으로 보면 여수는 OC도시와 두 번째로 결연한 한국 지자체다. 가장 성공적인 자매 결연 사례로 꼽히는 안양과 가든그로브는 이보다 8년 앞선 1989년, 협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오늘날 여수와 뉴포트비치가 우호도시 결연을 맺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이는 극히 드물다. 언론매체를 통해 두 도시의 교류 사업이 소개된 사례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두 도시간 학생 교환방문 프로그램도 없다.

두 도시의 관계를 일깨우는 소식이 마지막으로 언론매체에 소개된 시기는 지난 2013년이다. 제8회 실크로드 시장단 포럼을 주최한 여수 시는 당시 뉴포트비치 방문단을 초청했고 뉴포트비치 시의원 등이 이에 응했다.

3년 뒤인 지난해 12월, 다이앤 딕슨 뉴포트비치 시장은 주철현 여수 시장에게 서한을 보냈다. 딕슨 시장은 이 서한에서 여수엔 식용을 목적으로 한 개 농장, 시장, 보신탕을 파는 식당이 수두룩하다며 여수 시가 한국의 개고기 문화로 인해 학대 당하는 개들을 구하기 위한 비영리단체의 국제적 캠페인에 동참해 줄 것을 요청했다. 위에 든 두 가지 사례 외에 두 도시의 교류 소식은 거의 알려진 바가 없다.

하남시

하남시는 지난 2009년 9월 24일 시청을 방문한 마크 월드먼 라팔마 시장과 김황식 시장이 자매도시 결연 협정을 맺음에 따라 라팔마와 자매도시가 됐다.

하남시 관계자들은 그 해 11월 라팔마 시의 초청으로 기념행사에 참가하는 한편, 하남시 홍보관을 설치하고 관내 중소기업 우수제품을 전시했다.

이듬해인 2010년 7월엔 라팔마 사절단이 민선 5기 시장 취임을 축하하기 위해 하남을 찾았다.

그러나 하남시 관계자의 라팔마 방문은 이후 없었다.

2010년 11월 라팔마 시의원에 당선된 스티브 황보 부시장은 최근 본지와의 통화에서 "내가 당선된 이후 지금까지 하남시 관계자가 라팔마를 방문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라팔마 시의원이 하남시를 마지막으로 방문한 시기는 황보 부시장이 시장을 맡고 있던 2013년 2월이다. 당시 황보 시장은 하남시를 찾아 두 도시 기업간 교류 방안을 모색했으나 이후 구체적인 성과는 없었다.

은평구

은평구는 지난 2005년 9월 6일 라하브라 시와 자매도시 결연을 맺었다. 결연은 당시 라하브라의 제임스 고메스 시의원의 제의로 성사됐다. 이후 라하브라 시장 내외가 은평구를 방문했으며 은평구의 해외 선진도시 시찰단이 라하브라를 답방했다.

지난 2009년엔 노재동 은평구청장을 포함한 구청 관계자와 구립합창단 70여 명으로 구성된 대규모 방문단이 라하브라 시의 베터런스 데이 기념행사에 참가하고 공연도 했다. 그러나 은평구와 라하브라의 결연 사업 소식도 2010년대 이후론 거의 들려오지 않고 있다.


임상환 기자 limsh@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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