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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오이드 전염병’에 조지아 황폐화


AJC, 마약성 진통제 남용 심각성 보도
조지아 시골 지역서 ‘가정 파탄’ 확산

조지아주 코웨타 카운티에 사는 린 매싱길(53)씨는 자꾸 한숨만 나온다. 마약성 진통제 ‘퍼코셋(percocet)’에 중독된 가까운 친척 두 명을 돕는 데만 벌써 수만달러를 썼기 때문이다. 잊을만하면 한번씩 찾아오는 통에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저축해둔 돈도 거의 없어요. 그런데 돈 없다고 외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먹을 것도 없는 그들을 그대로 돌려보낼 수는 없거든요.”

이처럼 오피오이드(opioid) 계열의 마약성 진통제 남용으로 본인은 물론 가족 전체가 파멸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조지아주의 시골 지역에선 약물남용으로 인한 가정 파탄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애틀랜타 저널(AJC)이 5일자 1면 머리기사로 보도했다.

신문이 인용한 위스콘신 인구보건연구소(WPHI)의 전국 카운티별 약물 중독 사망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귀넷 카운티는 인구 10만명당 7명꼴인 169명이 약물 중독으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풀턴 카운티는 인구 10만명당 12명 수준인 359명, 캅과 체로키 카운티는 인구 10만명당 14명꼴로 집계됐다.



약물 중독은 중독자 본인은 물론 가족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다. 약물중독에 빠진 가족을 돕다가 빈털털이가 되거나 은퇴자금으로 모아둔 돈까지 허비한 뒤 보금자리를 저당잡히는 일도 있다. 피프스 서드 뱅크의 제프 코제닉 수석투자전략가는 “경제적인 문제이고, 올해 가장 심각한 이야기일뿐 아니라 앞으로 10년간도 그럴 것”이라고 내다봤다.

타이(Ty)라고 자신을 밝힌, 캅 카운티에서 나고 자란 27세 청년은 “버는 족족 약을 사들였다”며 어느 순간 버는 돈보다 약값으로 나가는 지출이 더 커졌다고 실토했다. 그는 6년 전 헤로인에 처음 손을 댔다 지금은 중독자로 전락했다. 렌트비를 내지 못해 지금은 할머니와 함께 살지만 못된 버릇은 그대로다. “차가 고장났다고 할머니에게 말하고 300달러를 받았지만 이틀만에 (약값으로) 다 썼죠.”

치료비용도 만만치 않다. 어릴 때부터 술을 마셨고 16세에 옥시콘틴을 처음 경험했다는 마리에타 거주 여성 에린 워렌(30)씨는 재활시설에 입원하는 동안 한달간 3만달러를 냈다. 뒤이어 한달 1500달러를 내고 지냈던 금주학교에 비하면 엄청나게 비싸다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노력은 수포로 돌아갔다. 그녀가 다시 약물 유혹에 빠지면서 가족들은 어마어마한 비용을 감당해야 했다. 워렌은 종종 부모의 현금과 보석에도 손을 댔다. 하루 약값만 1000달러를 쓴 적도 있다고 했다. 다행히 치료에 성공했지만 지금도 3년째 케네소의 한 병원에 월 50달러씩 갚아가고 있다.

디톡스(detox) 시설을 이용하려면 통상 한주 7500달러, 재활병원은 월 1만5000달러에서 많게는 3만달러가 든다. 3개월 13만달러를 낸 여성 중독자도 있다. 중독된 딸을 위해 지금까지 45만달러를 썼다는 한 주부는 “은퇴한 뒤를 생각하면 돈을 다 쓸 수 없어 치료를 중단했다”고 말했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옥시콘틴 같은 마약성 진통제는 연간 최소 785억달러 어치가 소진된다. 한 전문가는 “보험으로 구입하지 않는 한 마약성 진통제가 어느 정도 소비되는지 전량 파악할 수 없다”며 “(785억달러도) 매우 보수적으로 추정한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 목적이 아닌데 마약성 진통제를 복용하는 이들은 전국적으로 1250만명에 달하고, 이중 200만~300만명은 중독자일 것으로 보건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허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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