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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기독교 침체됐지만 오히려 좋은 기회"

2017 베를린 '유럽성시화운동 대회'

종교개혁 500주년 의미 통해
유럽 내 기독교 사역 현실 짚어
한인 교회들 독특한 사역 소개
한인만이 아닌 지역 사회 섬겨
자유토론ㆍ스포츠 사역도 펼쳐
난민 문제 교회들도 적극 나서


지금 독일은 분주하다. 500년 전 독일의 종교개혁자 마틴 루터가 외쳤던 고함 때문이다. "다시 성경으로 돌아가자"고 했던 루터의 외침은 메아리가 되어 오늘날 유럽, 더 나아가 전세계 개신교 현실을 재조명한다. 개신교는 올해로 종교개혁 500주년이다. 종교개혁이 남긴 신앙적 유산과 의미가 더욱 선명히 부각되고 있다. 종교개혁의 발원지 독일에서는 지난 21~23일까지 '베를린 유럽성시화 대회'가 진행됐다. 미주 지역을 비롯한 한국과 유럽 등 각국에서 참석한 한인 목회자, 선교사, 교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종교개혁의 의미를 통해 오늘날 개신교의 시대적 현실을 되짚었다. 본지는 유럽성시화 대회에 참석, 한인들이 전하는 개신교의 흐름을 들어봤다.

독일 베를린=장열 기자

이번 대회에서는 '종교개혁 500주년'이라는 거대 담론 아래 주로 유럽 교회의 침체, 유럽 내 무슬림 인구 증가, 유럽으로 몰려드는 난민에 대한 기독교 사역의 중요성 등의 이슈를 다루었다.



이 대회는 사역 발제, 강의, 질의 응답 등을 통한 일종의 포럼 형식으로 진행됐다.

우선 유럽은 종교개혁의 발원지임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기독교적 색채가 희미해져 오히려 '선교지역'이 됐다는 게 중론이었다.

최종상 선교사(암노스유럽선교회)는 "타대륙으로부터 넘어온 이주자가 많아지면서 유럽은 이미 다인종, 다언어, 다문화, 다종교화가 됐다"며 "유럽은 복음주의자 비율이 2.5%에 불과해 재복음화가 절실한 상태"라고 말했다.

유럽 기독교의 쇠퇴는 곧 북미 대륙과 한국 교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기독교가 역사적으로 유럽을 기점으로 북미와 아시아 등으로 흘러갔기 때문이다. 즉, 오늘날 유럽 기독교의 현실을 보면 과거 유럽의 영향을 받은 북미 지역과 서구 기독교를 수용한 한국 교계의 미래 역시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수년 사이 유럽으로 몰려드는 난민에 대한 기독교적 역할의 중요성도 제기됐다.

한미순 박사(베를린기독교대학)는 "현재 독일내 개신교와 가톨릭 교회가 돌보고 있는 난민만 20만 명에 이른다"며 "현재 난민 문제를 두고 독일 내에서는 정치, 사회적으로 상이한 의견들이 많지만 크리스천과 교회들에게 대규모 난민 사태는 피할 수 없는 선교적 사명"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개신교 관계자들은 이러한 현실을 기회로 여기고 있다.

최종상 선교사는 "유럽은 오히려 복음 전파가 제한된 국가에서 이주해 온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들에게 기독교를 전할 수 있는 기회"라며 "유럽은 아직도 뿌리 깊은 신앙 전통이 많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는 지역이며 이는 오늘날 최대의 선교과제"라고 전했다. 유럽 내 한인교회들의 사역은 개성이 뚜렷했다. 교인들은 대개 한인들로 구성됐지만 지역 교회 및 현지인들을 위한 사역이 활발했다.

한 예로 체코 내에서는 한인 선교사들이 지역 중고등학교를 돌며 학생들에게 기독교와 관련, 다양한 대화를 시도하는 '자유 토론' 사역을 펼치고 있다. 기독교를 잊은 유럽의 젊은층을 다시 교회로 끌어모으기 위한 전략인 셈이다. 체코의 대표적 개신교단인 '체코형제복음교회'측도 한인 사역자들과 협력하고 있다.

유정남 선교사(프라하형제들교회)는 "체코에서의 협력 사역은 시대적 요청이었고 지역 교회 및 기관들과 협력했기 때문에 효율적이었다"며 "특히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축구, 배구 등을 통해 젊은층과의 관계 형성도 가능했다"고 말했다.

과학과 기독교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문서 사역도 있다.

백철규 선교사(영국)는 "선교 사역 중에 영국 대학생들이 '왜 예수를 믿지 않는가'라는 이유 중에 과학과 기독교에 대한 오해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기독교가 지성적인 부분을 등한시한다고 오해하는 것 같아서 이에 대한 글을 쓰고 있고 곧 출판도 앞두고 있다"고 전했다.

정이라 교수(할레마틴루터대학)는 독일 지역의 할레한밭교회 사역을 소개했다. 이 교회는 지난 2009년 설립돼 현지에서 독일인을 대상으로 한글학교, 오페라 학교, 문화 강좌 등을 진행하고 있다. 또 지역사회 비영리 기관과 연계해 독일의 복지 시스템을 교회 선교 사역에 적용, 장애인 학교까지 열었다.

현재 베를린의 경우 총인구가 350만 명 정도인데, 이중 터키 이민자는 50만 명에 이를 정도로 많다. 구효남 목사(베를린터키교회)의 경우 터키인 목회자(알리에 에르)를 도와 베를린 지역내에서 터키 이민자들을 위한 사역도 하고 있다.

유럽성시화운동본부 김현배 목사(상임회장ㆍ베를린비전교회)는 "이번 대회는 지금까지 우리의 사역과 신앙을 다시 한번 점검해보면서 500년 전 루터와 칼빈 등 종교개혁자들을 통해 진행됐던 종교개혁의 의미를 되돌아보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한편 '종교개혁 신앙으로 유럽성시화를'이란 주제로 열린 이번 대회는 유럽에서 열린 만큼 영국, 체코, 스위스, 폴란드, 터키, 이탈리아 등에서 활동하는 한인 목회자와 선교사들이 대거 나섰다. 또, 미주 지역 성시화운동본부 회원들을 비롯한 베트남, 필리핀 등 타지역에서도 한인 교인들이 참석했다.

"교회엔 전도ㆍ사회적 책임 중요"
2003년엔 미주성시화운동본부 발족


성시화운동은 본래 한국(1972년)에서 시작됐다.

각 도시의 복음화를 위한 일종의 초교파 기독교 운동이었다.

성시화운동본부측은 "구원은 예수를 믿음으로 얻을 수 있지만, 구원받은 사람에게는 이웃 사랑을 실천해야 할 의무도 있다"며 "복음 전도와 사회적 책임 및 실천은 교회가 수행해야 할 수레의 두 바퀴와 같아서 균형있는 역할을 통해 이를 실제 일상에서 실현하고 구현하는 게 성시화운동"이라고 전했다.

미주 지역에도 성시화운동본부가 있다.

지난 2003년 LA를 중심으로 구성된 미주성시화운동본부는 현재 한기형 목사(상임회장), 송정명 목사(대표회장), 최문환 장로(이사장), 이성우 목사(상임본부장) 등이 주축이 되어 활동중이다.

미주성시화운동은 LA를 중심으로 캐나다부터 남미 지역까지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인 디아스포라 결집을 위해 미주성시화운동이 주최하는 청년대학생 집회인 GKYM은 매년 수천 명이 모일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

또 다음 세대에게 민족적 정체성과 자긍심을 심어주기 위해 매년 '고국체험학교'를 개최, 한인 2세들을 한국으로 보내는 교육 프로그램도 실시하고 있다.

지금은 잠시 중단된 상태지만 지난 2009년부터 교계와 한인사회 단체들이 연계해 소외된 이웃을 돕는 '사랑의 쌀 나눔 운동'도 미주성시화운동본부가 진행했던 캠페인이었다.

이 밖에도 매주 수요일(오전 7시)마다 성시화운동본부 회원들은 LA지역 사무실(500 Shatto Pl, #315)에 모여 기도모임도 갖고 있다.

최문환 이사장은 "현재 성시화운동본부는 남가주 지역 한인교회들과 연계해서 미주 지역 성시화 대회를 비롯한 각종 사역을 진행하고 있다"며 "내부적인 미래 과제로는 젊은 크리스천들이 성시화운동에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다음 세대와의 교류를 더욱 활발하게 갖고자 한다"고 전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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