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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발 물러선 김정은에게 "현명하고 합리적 결정"

북한의 '괌 포위 사격 유보'두고
"안 그랬으면 재앙 발생했을 것"
북·미, 대화 국면 전화 놓고 기싸움

매티스, 송영무와 전화 통화서
"어떤 조치든 사전에 긴밀 협의"


북한이 괌 포위사격을 미루고, 미국도 '대화 우선'을 내걸면서 '대화 국면'으로 나아가기 위한 양측의 치열한 샅바싸움이 시작됐다.

도널드 트럼프(사진) 대통령은 16일 자신의 트위터에 "김정은이 매우 현명하고 상당히 합리적인 결정을 내렸다"며 "그렇지 않았더라면 재앙적이고 용납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을 것"이라고 썼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14일 괌 포위사격에 대한 보고를 받은 후 "당분간 미국의 행태를 지켜보겠다"고 말하며 한발 물러선 듯한 모습을 보인 데 따른 것이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또한 15일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북한과의 대화에 도달하는 방법을 찾는 데 관심을 쏟겠지만 그건 그(김정은)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대화에 나서기 위한 명분을 마련하라는 신호를 북한에 보낸 것이다. 틸러슨은 그러나 북한이 어떤 조치를 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은 제시하지 않았다.

오후 들어 브리핑에 나선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은 '진지한 노력(Serious Effort)'이란 단어를 반복해 구사했다. 그러면서 먼저 굽히고 들어가는 식의 협상은 하지 않겠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협상 테이블로 돌아가는 방식에 대해선 협상하지 않겠다"고 했고 "괌 포위사격을 그만두는 것만으로 북한과의 협상에 응할 순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노어트 대변인은 특히 "그건 마치 내 아이(My Child)가 '엄마, 내가 과자를 몰래 훔쳐 먹지 않으면 저에게 TV를 보게 해주실 거예요?'라고 묻는 것과 같다. 그에 대한 답은 '노(No)'다"고 비유했다. 그는 중국이 한반도 위기 해법으로 주장하는 '쌍중단(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합동군사훈련 중단을 동시에 하자는 뜻)'도 단호하게 일축했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15일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미국은 외교적·경제적 대북 압박 조치를 우선적으로 취해 나갈 것"이라며 "어떤 조치가 이루어지든 사전에 송영무 한국 국방장관과 긴밀히 협의하여 조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모든 범주의 능력을 사용해 북한의 어떤 공격으로부터도 대한민국을 완벽하게 방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 장관과 매티스 장관은 이날 밤 전화 통화를 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한·미 동맹의 대응능력 강화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국방부가 밝혔다.

두 장관은 지난달 북한의 두 차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발사 도발은 한반도와 아태지역은 물론 미국과 전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도 심각한 위협을 야기하는 용납할 수 없는 도발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강하게 규탄했다. 또 최근 '괌 포위사격' 언급 등 도발적 발언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추가 도발 중단도 촉구했다.

두 장관은 또 북한의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에 있어 한·미 군사당국 간 긴밀한 공조 체제를 지속 유지하며 동맹 차원의 결정을 함께해 나가기로 했다. 두 장관은 이달 말 워싱턴에서 만나 사드 배치, 미사일 지침 개정, 전작권 전환 등 한·미 동맹 현안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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