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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교 미래 암울하지 않아, 소수정예 교육 추구해야"

풀러ㆍ쉐퍼드대학 논란으로 본 기독교 교육 현실 <하>

현재 구조는 기독교 부흥기 때 형성
이제는 현실 직시하고 슬림화 추구
지금은 신학교 거품이 빠지는 시기
자격미달 학교 또는 인력들 정리중
한때 봇물 이룬 한국어 프로그램
효용가치 떨어지지 않게 고민 필요


신학교들의 위기와 관련, 각종 현실에 따른 대안이 곳곳에서 제시되고 있다. 일부 학교는 캠퍼스 통폐합은 물론 온라인 강좌 확대 등 오프라인 교육에서 조금씩 탈피하고 있다. 게다가 신학계 종사자들의 자성적 목소리와 일부 자격 미달인 비인가 신학교들에 대한 개선 역시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본지는 오늘날 신학교 실태를 조명하면서 마지막으로 한국어 프로그램을 비롯한 신학교들의 실태와 생존 대안 등을 알아봤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지난 7월20일. 깜짝 놀랄만한 소식이 미국 신학계를 흔들었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개신교 신학교인 앤도버 뉴튼 신학교(ANTSㆍ1807년 설립)가 예일대학교 신학부와 통합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은 오늘날 신학교의 현실을 내포한다.

통합된 학교 공식명칭은 '예일'과 '앤도버'가 합쳐진 '예일대학교 신학부 산하 앤도버 뉴튼 신학교(Andover Newton Seminary at Yale Divinity School)'.

무려 2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이 학교는 이미 지난 6월 캠퍼스 매각을 결정했었다.

통합 결정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마틴 코펜하버 박사는 "급변하는 신학교 교육 환경 속에서 사명을 지속적으로 추구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했다"고 털어놨다.

이러한 현실에 비추어보면 최근 풀러신학교의 일부 캠퍼스 폐지 결정, 클레어몬트신학교의 타주 이전 소식, 곳곳의 군소 신학교가 문을 닫는 사례 등은 이제 놀랄만한 일은 아닌 셈이다.

대부분의 신학교는 이미 문턱을 대폭 낮춰 생존을 위해 안간힘을 쓴지 오래다.

풀러신학교의 경우 목회학 석사 과정의 졸업 학점을 120 유닛(기존 140 유닛)으로 내렸다. 성경 원어 해석에 필요한 히브리어 및 핼라어 수업 역시 필수 과목에서 선택 강의로 변경했고, 이제는 목사를 양성하는 목회학 과정조차 온라인으로 이수할 수 있게 광고 중이다. 한인들도 다수 재학중인 아주사신학교 역시 이미 졸업 이수 학점을 줄인지 오래다.

한인 2세 데이브 노 목사는 "졸업 과정을 완화한 건 학생을 조금이라도 더 모으려는 목적이겠지만 학생 검증이 약해지면 궁극적으로 신학의 가치가 약해지고 신학 교육이 질적으로 하락할 수 있다"며 "이러한 추세는 당장은 아니어도 향후 시간이 흘렀을 때 분명 교계와 더 나아가 기독교 전반에 부정적 영향 또는 폐해로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안 흥미로운 바람도 불었다. 주류 신학교들이 재정 확보를 위해 한인 교계에 손을 내밀었다. 한인들의 신앙적 열정을 눈치채고 잇따라 한국어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풀러신학교, 아주사신학교, 게이트웨이침례신학교(구 골든게이트), 미드웨스턴, 클레어몬트신학교 등 유수의 신학교가 개설에 앞을 다퉜다. 한인 학생을 유치함으로써 재정 확보를 할 수 있고, 반면 한인들은 주류 신학교의 '학위'를 얻을 수 있다는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셈이다.

하지만, 문제는 최근 신학교들이 흔들리면서 한국어 프로그램도 덩달아 타격을 받고 있다. 지난해 풀러신학교가 한국어 과정에 대한 구조조정을 실시한 것이 한 예다.

지영섭(커버넌트 신학교 졸업)씨는 "한국어 프로그램이 주류신학계에서 '캐시 카우(cash cow)'로 여겨지는 시대는 지난 듯하다"며 "한국어 프로그램은 태생적으로 학문적 필요가 아닌 신학교의 어려운 상황을 타파하기 위한 대안으로 생성된 부분이 크기 때문에 효용가치가 떨어지면 언제든지 정리 대상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한국어 과정에 대한 긍정적 시각도 있다. 주로 언어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한인들이 한국어로 주류 신학교의 일부 과정을 이수할 수 있게 했다는 것은 좋게 평가받는다.

유현상(34ㆍ남침례신학교) 전도사는 "한인 이민사회는 타민족과 달리 기독교를 중심으로 형성됐고 실제 교회와 매우 밀접한 커뮤니티"라며 "이민교회는 그러한 특수성이 있기 때문에 주류신학교의 커리큘럼을 한국어 프로그램에 잘 접목해 이민 목회에 긍정적 영향을 끼친 공로는 인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졸업 학점 단축과 타인종 학생 유치 등의 전략만으로 신학교가 생존하기에는 현실이 녹록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북미신학교협의회(ATS)가 발표한 최신 통계(2016-2017)를 분석해보면 신학교는 대부분 학비(40.9%)에 운영을 의존하고 있었다. 이어 타단체 또는 개인 기부(29.6%), 투자 유치(11.4%), 교단 및 종교 기관(9.3%), 정부 보조(1.1%) 등의 순이다.

즉, 신학교가 재정 운용에 다양한 채널을 확보하지 못하면 학생이 감소할 경우 재정 감소로 직격탄을 맞게될 우려가 있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신학교의 거품이 빠져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로널드 디한(리폼드신학교) 강도사는 "현재 미국 신학교는 과거 베이비부머 시대와 기독교 부흥기 때 형성된 구조다. 지금은 신학교 덩치와 현실이 매우 다른 시점에 와있는 상태"라며 "이제 곧 저출산과 맞물려 인구절벽과 마주하게 될 텐데 구조조정 또는 슬림화를 통해 현실에 맞게 재구조화를 진행하고 거기에 맞는 전략을 추구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미주 지역 한인 신학교들도 서서히 '한인' 간판을 떼고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한인 교계 유명 신학교 중 하나인 미주장로회신학대학도 장기적인 플랜을 세워 대비 중인데, 2020년 후에는 다인종을 끌어안는 다민족 신학교로 탈바꿈하기 위해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오히려 신학교의 현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암울해보이는 현실은 곧 변화를 위한 과도기라는 주장이다.

김성호 목사(LA)는 "이제는 신학교마다 현 상황을 유지하는 게 힘들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교수들의 파트타임 전환, 건물 매각 등을 통해 구조를 축소하고 있다"며 "이제는 소수정예 교육을 추구해 생존이 아닌 필요를 충족시켜주는 신학 교육 제공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으며 이는 오히려 미래를 위한 긍정적 변화"라는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신학교 관계자는 "현 상황을 꼭 나쁘게만 볼 수는 없다. 자격미달의 신학교, 프로그램, 총장, 학장 등이 이런 흐름 속에 자연스레 정리되고 있다"며 "한동안 거품이 빠지고 나면 신학계도 체질 개선이 돼서 오히려 내실 있고 건강한 신학교들이 생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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