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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사 이지연의 처절했던 ‘도전’

재기실패와 이혼 후 깊은 우울증에 경제적 어려움까지 겹쳐
도전은 "무거운 책임과 고통스런 인내 때문에 무섭고 아름답다"

‘톱가수 출신 유명 요리사’라는 화려한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이지연씨. 하지만 그에게 요리는 벼랑 끝 생존 본능의 발로였다.

이지연씨는 11일 세계한인무역협회 동남부 통합 차세대창업 무역스쿨에 모인 한인 청년들에게 “‘도전’이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아직도 서슬퍼런 두려움이 느껴진다”며 화려한 성공담 뒤에 가려졌던 도전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냈다.

평범한 고등학생에서 “자고 눈을 떠보니 신데렐라가 되어 있었다”는 이씨는 세번째 히트앨범을 냈던 스무살 무렵, 과도한 대중의 관심을 견딜 수 없어 도망치듯 잠적과 미국행을 선택했다. 무대가 그리워 몇년 뒤 재기를 시도했지만 처참히 실패했고, 이후 10여년을 자신의 삶에서 도망치듯 살았다.

그는 “나는 유명했던 만큼 돈을 벌지 못했다. 오히려 활동기간 동안 받았던 상처와 재기 실패, 이혼까지 겹치는 바람에 긴 시간동안 깊고 처절한 우울증에 빠졌었다”고 털어놨다. 더이상은 견디기가 어려워질 무렵, 그는 돌연 요리학교 입학을 결정했다. 그는 “생존 본능이 발동했던 것 같다”며 “개인적으로 파산 신청까지 했었고, 정말 아무것도 없이 37세에 무작정 요리를 배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첫번째 도전은 아침 7시에 잠이 들던 올빼미 생활을 그만두는 것이었다. 그는 “여성, 이민자인데다 10년 이상 어린 동기들 경쟁해서 일자리나 구할 수 있을까 진지하게 고민해야 했다”며 “하지만 4시간 이상 자본 적이 없을만큼 집에 와서도 칼질 테크닉과 소스 만들기 연습에 매진했고, 다행히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이씨는 고급 호텔 요리사의 길을 걷다가 “남동생이 측은한 마음에 빌려줬던 2만5000달러로” 조그만 식당을 시작했다. 그가 현재 남편과 함께 운영하는 ‘에얼룸 마켓 BBQ’는 애틀랜타의 주요 매체들이 꼽는 애틀랜타 최고 식당 리스트에 단골로 이름을 올릴만큼 대표격 식당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끝까지 마무리 하지 않는 시도는 쉽게 ‘도전’이었다고 부를 수 없을 것”이라며 “도전이라는 말이 무서우면서도 아름다운 이유는, 그에 대한 책임과 고통스런 인내를 겪어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현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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