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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현의 시가 있는 벤치] 동행 -임창현

얼마나 힘들었던가
이별 죽이기
집착의 끈
헝클어지고 나면
최초의 길로 돌아가는 길은
줄 것도 받을
것도 없는 길이지.
이별이란,
질기고 무거운 끈
놓아버리기,
가벼운 것은 외로웁지만,
외로운 것이 더 가벼운 것이었네.
이별도 같이 가야 할 수 있었네.

하늘과 땅 사이 내 영혼의 혼 줄은 언제나 결핍의 존재인 내 실존의 황톳길 걷기 같았다.

자유로운 상태가 나는 더러 불편하다. 그것은 종교처럼 기대었던 집착에서 벗어난 자유가 외로움이기 때문이다. 외로움에 깊은 화상을 입고 쓰러질 것이다. 그 때문에 동행이라는 공동행위를 하기 위해서 없는 것들은 서로 닮은 구멍이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황톳길의 울음 같은 목울음을 울고 간 자리마다 외로움 흐른다.

우리는 외롭지 않기 위해 비슷한 표정으로 안심하며 흔들려야 한다. 꽃 지는 마음을 지날 때 나는 당신의 표정을 훔쳐본다. 우리의 외로움은 스스로 완벽하지 않은 결핍으로부터 온다. 이러한 외로움은 유비쿼터스 시대를 맞이해도 해소되지 않는다. 오히려 나의 가슴에서 타자의 가슴으로 복제되어 발전을 거듭한다. 결국 결별도 같이 가야 할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는.

임창현/시인·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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