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수거 제대로 안 해도 괴롭힘 간주
[뉴스 속으로] 뉴욕시 세입자 보호 조례 어떤 내용인가
관련 규정 위반 벌금 최대 4000불로 인상
렌트 올리기 위한 개보수는 빌딩국 감사
9일 뉴욕시의회에서는 세입자 보호를 목적으로 한 패키지 조례안이 통과됐다. 모두 17개 조례안으로 이뤄진 이 패키지에는 세입자에 대한 건물주의 괴롭힘을 차단하는 내용들이 담겨있다.
<본지 8월 10일자 a-6면>
단순히 건물주가 직접적으로 세입자에게 물리적인 괴롭힘을 가하는 행위를 넘어 건물 관리에 대한 부분도 규제하고 있다. 쉽게 말하면 이제 건물주가 세입자를 함부로 대할 수도 없고, 과거 세입자를 내쫓기 위해 의도적으로 건물 관리를 허술하게 했던 행위까지도 정부의 규제를 받는다는 설명이다.
우선 멜리사 마크-비베리토 시의회 의장이 발의한 조례안은 건물주가 어떠한 괴롭힘 행위를 했을 경우 이를 세입자를 퇴거시키기 위한 의도적 행위로 간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건물주가 세입자에게 밤늦은 시간이나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접촉을 시도할 경우 이 또한 괴롭힘으로 간주하도록 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건물에 수도 공급이나 쓰레기 수거 등 기본적인 서비스가 반복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때도 이를 괴롭힘으로 간주할 수 있다. 이들 규정은 세입자에 대한 괴롭힘의 정의를 구체화해 관련 단속이나 처벌 규정을 적용시킬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마크 비베리토 의장은 "정상적인 방법을 거치지 않고 위협적인 방법으로 세입자를 내쫓는 관행은 이제 근절돼야 할 때"라며 이번 조례안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괴롭힘이 인정됐을 경우에 가해지는 처벌 규정도 강화된다. 세입자가 소송에서 이길 경우 건물주가 1000달러의 배상금을 지급하고 변호사 수임료와 각종 법률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는 조례안도 통과됐으며, 세입자 괴롭힘 금지 규정을 위반할 경우 부과되는 벌금 액수도 1000달러에서 2000달러로 오르고, 이 같은 괴롭힘이 5년 이내에 반복된 경우 최대 4000달러까지 벌금을 물도록 하는 조례도 시행될 예정이다.
헬렌 로센달(민주.6선거구) 시의원은 "이번 패키지 조례안은 세입자에게 괴롭힘에 저항할 수 있는 힘을 주는 제도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건물 관리 규정도 엄격해진다. 우선 렌트를 올리기 위해 건물주들이 신청하는 개보수 신청에 대한 빌딩국의 감사가 의무화된다. 특히 렌트조정 아파트나 서민주택 등은 기존 세입자가 퇴거할 경우 건물주들은 렌트를 올리기 위해 일정 부분 증개축 신청을 하는데, 필요에 의한 것이 아니라 렌트를 올리기 위한 것인지를 감사하는 것이 목적이다.
일부 악덕 건물주들은 건물에 문제가 생겨 물이 새거나, 난방 고장 또는 온수가 나오지 않아도 기존 세입자를 내쫓기 위해 수리하지 않고 방치하기도 한다. 이런 환경을 견디지 못한 세입자는 결국 이사를 하게 되고, 건물주는 세입자가 나간 뒤에야 필요한 부분을 고쳐 렌트를 올린 뒤 다시 매물로 내놓게 된다.
이처럼 건물 수리와 공사 등의 과정에서 세입자를 우선적으로 보호할 수 있도록 하는 세입자권익보호실을 빌딩국에 설치, 운영토록 하는 조례안도 통과됐다.
신동찬 기자 shin.dongcha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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