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 vs 민주 '이민법안' 전쟁 불붙었다
반이민 정서 확산 속 의회에 수십 건 발의
민주당, 드림법안·아메리칸호프법안 발의
유동적인 정치권 상황 맞물려 예측 불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반이민 정서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연방의회에서는 공화와 민주당 사이에 첨예한 '이민법안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공화당 의원들은 불법 체류자 단속을 비롯해 국경 감시 강화, 비자 발급 제한 및 이민 축소 등에 초점을 맞춘 법안들을 앞다퉈 발의하고 있고, 민주당 의원들은 이민자 보호와 불체자 추방 유예 등을 목적으로 한 법안을 꾸준히 상정하고 있다.
우선 공화당이 추진한 반이민 관련 법안을 보면 불체자, 특히 추방된 불체자가 다시 밀입국했다가 적발될 경우 실형 등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이 지난 6월 29일 하원을 통과했다.
현재 계류 중인 법안 가운데 이민자 커뮤니티가 주목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레이즈법안(RAISE Act)'으로 불리는 취업강화이민개혁 법안(S.354)이다.
톰 코튼(아칸소)과 데이비드 퍼듀(조지아) 공화당 상원의원이 지난 2월 공동으로 발의한 이 법안의 핵심은 가족 초청 이민 규모를 줄이고 비자 발급 규정을 대폭 축소하는 것이다. 가족 초청 이민 대신 고학력이나 첨단기술 등 고급 인력 위주로 이민 시스템을 재편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 법안은 불체자에 초점을 맞춘 일반적인 반이민 법안과 달리 합법 이민을 줄이고 현재의 이민 정책을 바꾸는 것이어서 통과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레이즈법안과 유사한 내용의 '고급인력 이민법안(S.281)'도 현재 상원에 계류 중이다. 세계 각국에 할당된 취업이민 제한 규정을 없애는 대신 가족이민을 축소시키는 것이 골자다. 이 외에도 외국인의 투자이민을 허용하는 EB-5 프로그램의 폐지법안(H.R. 1502)과 비자 발급 및 심사 강화 법안(H.R. 2626) 등이 발의돼 있다.
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한 이민자 보호 법안들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 중 이민자 커뮤니티에서 가장 관심을 쏟고 있는 법안은 드림법안(Dream Act of 2017)이다. 어린 나이에 불체 신분의 부모와 함께 미국에 온 뒤 성장한 이들을 일컫는 '드리머'들에게 합법 체류 신분을 부여하는 것이 골자인 이 법안은 현재 상원과 하원에서 모두 발의된 상태다. 특히 이 법안은 공화와 민주 의원이 초당적으로 공동 발의해 통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와 루이스 구티에레즈(일리노이) 의원도 드림법안과 유사한 '아메리칸호프법안(American Hope Act)'을 지난달 발의했다.
이 외에도 호세 세라노(뉴욕 15선거구) 하원의원은 미국에서 태어난 시민권자 자녀를 둔 부모가 불체자일 경우 이민법원 판사의 재량에 따라 추방을 면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H.R. 2508)을 발의했고, 루이스 코레아(캘리포니아 46선거구) 의원은 불체 청년 추방유예(DACA) 수혜자나 난민 등에게 법률 지원을 하는 비영리단체를 지원하는 법안(H.R. 858)을 상정했다. 또 마이크 퀴글리(일리노이 5선거구) 의원은 지방정부 경찰이 이민세관단속국(ICE)과 이민자 단속 업무를 공조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H.R. 1236)을 발의해 현재 계류 중이다.
이들 법안 외에도 현재 상원과 하원에는 이민 관련 법안이 수십 건이 발의돼 있다. 일부 법안은 통과 가능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지만 정치적 상황과 맞물릴 경우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신동찬 기자 shin.dongcha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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