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살 아내가 31살 남편 살해…한인 신혼부부 새벽 '칼부림'
유미선씨 1급 살인혐의 체포
"부부 유흥업계 종사 술 잦아"
LA경찰국(LAPD) 올림픽경찰서는 지난 30일 새벽 5시쯤 한인타운 11가와 멘로 인근 아파트에서 1급 살인혐의로 유미선(26)씨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건 현장인 아파트에서 싸움이 벌어졌다는 911신고를 받고 출동했으며 아파트 안방에서 유씨의 남편 성태경(31·미국명 앤디)씨가 피를 흘리며 사망한 것을 발견했다. 경찰은 아내 유씨가 성씨의 상체를 부엌칼로 찔러 살해한 것으로 보고 현장에서 붙잡아 조사 중이다.
LAPD 서부지부 살인과의 존 레드케 루테넌트는 "유씨가 옷에 피를 묻힌 채 아파트 밖으로 나왔다가 다시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목격한 제보자가 경찰에 신고했다"면서 "부부는 술을 마신 상태에서 싸움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경찰은 정확한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부검 결과가 유씨 기소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유씨가 성씨를 흉기로 찌른 횟수가 한 차례라면 '우발적인 살인'에 무게가 실리지만 '여러 차례'일 경우 의도적 살인일 수 있다. 현장에서 발견된 흉기가 부엌칼이라는 점에 비춰 현재까지는 우발적 범행일 가능성이 크다.
이웃과 부부의 지인들에 따르면 숨진 성씨와 아내 유씨는 지난 수년간 LA한인타운 유흥업계에서 일해 왔다.
어릴 때 미국으로 이민 온 숨진 성씨는 시민권자로 낮에는 다운타운에 있는 부친의 이불가게를 돕고 밤에는 R 노래방 등에서 매니저로 일해왔다.
3주 전쯤부터는 윌셔 불러바드 선상의 유명 나이트클럽 매니저로 일터를 옮겼다. 체포된 유씨는 한국 국적자로 노래방 도우미로 일하다 성씨와 만나 지난해 연말쯤 결혼했으며 그 후로는 도우미를 그만둔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현장인 아파트에는 지난 4월 부부가 함께 입주했다.
성씨의 지인 Y씨는 "앤디(성씨)는 노래방에서 받은 월급도 아버지께 드렸던 성실한 친구"라며 "도우미로 일하다 한국으로 돌아간 유씨를 미국에 데려오기 위해 혼인 신고부터 할 정도로 사랑했다"고 전했다.
주변 이웃들에 따르면 두 사람은 성씨가 업소일을 마치는 새벽에 함께 귀가해 술을 마시는 일이 잦았다. 부부의 지인 C씨는 "사건 당일에도 유씨는 성씨가 일한 나이트클럽이 문을 닫는 시간에 찾아와 성씨와 성씨 동료들과 함께 술을 마시고 귀가했다"고 말했다.
사건 현장 벽에서 발견된 부부의 서약 노트에 따르면 이들은 ▶상호 간 존중하기 ▶게임 술 어떤 것도 정도껏 하기 ▶내 편 들어주기 같이 화내지 말기 ▶먼저 져주기 ▶싸움이 나도 가족에게 연락하지 말기 등 부부간의 애정과 신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LAPD에 따르면 유씨는 현재 200만 달러의 보석금이 책정된 채 LA카운티 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이우수 기자·김재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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