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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자 '0명' 학교 수두룩…이제는 '생존'이 화두

풀러ㆍ쉐퍼드대학 논란으로 본 기독교 교육 현실 (상)

학생 감소하니 재정 악화돼
무리한 학교 운영 수준 낮춰
아시안ㆍ히스패닉ㆍ50세 ↑
백인ㆍ30세 이하 학생들 ↓
풀타임 교수도 속속 파트타임
학교 역할ㆍ정체성 고민해야


풀러 신학교가 학생 수 감소로 일부 지역 캠퍼스 폐쇄를 결정했다. 한인이 운영하는 기독교 종합대학인 '쉐퍼드 대학교'는 부실 운영 등의 문제로 미국서부대학협회(WASC)가 경고 공문을 발송하는 등 논란이 되고 있다. <본지 7월26일자 a-1면> 신학교가 흔들린다. 생존이 어려운 시대가 됐다. 학생이 감소하니 재정 상태가 어려워졌고 이는 무리한 학교 운영으로 결국 수준을 낮추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러한 현실은 오늘날 신학교를 향해 생존을 위한 대안 마련을 요구한다. 그러나 신학교들의 대응은 어떨까. 본지는 신학교의 실태와 미래 등을 두 차례에 걸쳐 게재한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3년 전 풀러 신학교가 기숙사 건물을 내놓았다.



한때 남가주를 대표하는 주류 신학교로서 한인 교계에도 널리 알려진 이 학교가 건물을 내놓았다는 소식은 이면에 심각한 재정난이 있었음을 드러내는 순간이었다.

심지어 지난해에는 한인 프로그램에 대한 구조 조정까지 단행해 한인 교계에 반발을 산적이 있다.

한 주류 신학교 교수는 "비단 풀러 만의 문제가 아니라 그동안 샌프란시스코 신학교 등 목회학(Mㆍdiv) 지원자가 '0명'인 곳도 많았고 건물도 매각하는 등 어려운 상황에 처한 학교들이 많다"며 "심지어 신학교들이 신학을 세분화시켜 여러 프로그램을 신설해 학생을 유치하고 있지만 사실 그러한 자구책은 학문의 다양성 추구라기보다는 생존을 위한 몸부림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올해 북미신학교협회(ATS)가 발표한 신학교 추세 보고서에는 총 6개의 특징이 있다. ATS는 신학교 인준 기관으로서 북미주 지역 400여 개 이상의 신학 대학원을 관할하고 있다.

우선 신학교의 최근 추세를 보면 ▶백인 학생 19% 감소 ▶30세 이하 학생 6% 감소 ▶목회학(MㆍDiv) 학생은 14% 감소했다.

반면 증가 추세로는 ▶백인이 아닌 학생 10% 증가 ▶50세 이상 학생 16% 증가 ▶목회학이 아닌 일반 아카데믹 과정이 11%나 늘었다.

한인 2세 데이브 노 목사는 "실제 신학교들이 백인 학생이 감소하자 아시안 또는 '제3세계' 학생 유치에 힘을 쏟으면서 생존 전략을 바꾼 것"이라며 "젊은 학생들이 줄고 50세 이상 학생이 많아졌다는 것은 기독교의 연령구조 현실을 간접적으로 반영하는 수치로 오늘날 젊은층이 왜 '신학'을 외면하는지 고민이 필요한 지점"이라고 분석했다.

본지는 ATS의 2016년 가을 학기 통계를 분석해봤다.

목회자 양성 과정인 목회학의 경우 ATS에 소속된 신학교들의 지난 가을학기 재적 수는 총 2만9390명이다. 이는 2012년(3만2166명)과 비교하면 약 3000명이 줄었다. 학생 1명당 1년 평균 학비를 2만 달러로 단순하게 계산해봐도 1년 만에 무려 6000만 달러의 재정이 줄어든 셈이다.

정식 학위가 아닌 신학 관련 프로그램 수료 과정 이수도 지난 가을학기의 경우 총 2619명으로 2012년(3284명)에 비해 확연히 줄었다.

그러나 이 수치를 인종별로 나눠보면 신학교가 학생 유치를 위해 실제 어디에 전략적인 초점을 두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지난해 신학교 내 아시안 학생 수는 총 5889명이었다. 이는 2012년(5662명)과 비교했을 때 오히려 늘었다.

히스패닉 학생도 2012년(3835명)에 비해 대폭 늘어 지난해 가을학기에는 4525명이 신학교에 등록돼 있었다.

반면, 백인 학생은 3만7972명으로 2012년(4만1344명)에 비해 많이 감소했다.

이광길 교수는 "일반 대학 기관을 관리하는 미국서부대학협회(WASC)의 보고서를 보면 앞으로 2050년까지 실제로 수많은 학교가 문을 닫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하물며 '신학'이라는 특수성을 가진 기독교 학교는 어떻겠는가. 학문 기관으로서 정체성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새로운 역할을 찾지 않는다면 '위기'라는 절벽에 다다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체성 또는 신학적 색깔과 관계없이 신학교는 전반적으로 위기를 맞은지 오래다. 현재 신학교의 사이즈 감소는 불가피한 흐름이다.

지난 10년 사이(2006~2016년) 미국 최대 주류 교단인 남침례교의 직속 신학교인 서던뱁티스트는 지난 가을학기 재적 수(ATS.대학원 학생수)가 2501명이었다. 이는 2006년(3002명)과 비교하면 500명이 줄었다. 이 밖에도 샌프란시스코신학교(547명→175명), 리폼드신학교(1249명→1059명), 풀러신학교(3949명→3091명) 등 수많은 신학교의 정원수가 10년 사이 모두 감소했다.

남가주 지역 대표 한인 신학교인 미주장로회신학대학교의 경우 지난해 학생 수는 총 159명(학부 39명.대학원 120명)이었다. 이곳 역시 2011-2012년도(170명)와 비교하면 학생이 감소했다.

학생이 감소하니 학교마다 재정상태가 불안해졌고 이는 결국 '학비 인상'으로 이어졌다. 각 학교의 지난해 가을 학기 1년 학비 현황을 보면 현실은 선명히 드러난다.

라미라다 지역 유명 신학교인 탈봇신학교의 경우 지난 가을학기 목회학 석사 학비(1년치ㆍ풀타임 기준)는 1만8400달러다. 이는 전년도 학비(1만6608달러)보다 약 2000달러가 올랐다.

이번에 논란이 된 풀러신학교 역시 1만9200달러로 전년도 학비(1만7760달러)보다 더 상승했다.

이밖에도 리폼드신학교(1만5900달러→1만7490 달러), 웨스트민스터신학교 에스콘디도(1만4580달러→1만5500달러) 등 주요 신학교의 학비가 1년 내 대폭 인상됐다.

ATS 리사 컨 대변인은 "신학교 운영 및 경영이 10~20년 전 환경과는 너무나 급변하고 있다"며 "풀타임 교수들이 파트타임으로 속속 전환되고 있는가 하면 학교들이 학생 유치를 위해 온라인 과정도 많이 개설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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