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입소문' 덕분에 연 10억 달러 '벼락부자'
전업주부 엄마 '루라로' 창업
집 파티에 10대, 엄마들 몰려
다단계 판매 유사…주문 쇄도
1987년, 스티햄은 젊은 전업주부였다. 네 아이를 키우며 부업 거리를 찾고 있었다. 어느 날 그녀는 유명 브랜드 옷을 떼다 할인 판매하는 도매상과 지역 중고품 거래 시장에서 갔다. 그러다 문득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손님을 집으로 오게 해서 옷을 팔 수 없을까' 그녀는 '팝업파티(pop up party)'를 고안했다. 집으로 손님을 불러다 시간을 정해 놓고 옷을 판매하는 방식이었다. 스티햄은 파티를 열고 기도했다.
"제발 제발 많은 사람이 이 옷들을 좋아했으면…."
파티는 크게 성공을 거뒀다. 아이 엄마들은 감탄사를 연발하며 옷을 사갔다. 부활절이나 크리스마스 등 큰 행사 때 아이들에게 입히고 사진 찍을만한 옷이 필요했던 것이었다. 때마침 같이 일을 하던 남성 도매상은 여자 집에 가서 옷을 팔고 싶지 않아 했다. 그 수익을 스티햄에게 주고 일을 해보라고 했다.
사업은 27년 동안 순항했다. 가주와 네바다, 애리조나, 유타 일대로 확장했다. 친구들은 또 다른 친구들을 불러 왔고 엄마들은 원하는 스타일이나 알맞은 사이즈가 있으면 머뭇거리지 않고 구매했다.
그녀의 사업방식은 다단계 판매 방식과 유사하다. 그녀와 계약을 맺은 독립 소매업자는 5000달러를 내고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선불로 스티햄의 제품을 구매해 판매한다. 제품의 크기나 스타일은 고를 수 있지만 소재나 문양 등은 무작위로 가져가야 한다. 하지만 스티햄은 "일반적인 다단계 사업과 차별화했다"고 말한다.
그녀는 카탈로그도 만들지 않았고 손님들을 앉혀 놓고 판매 프레젠테이션을 하지 않았다. 다단계 컨설턴트가 아래 팀원들에게 판매 수익금을 떼 간다면 스티햄은 그 몫을 판매자가 더 갖도록 했다. 현재 미 전역 8만여 곳의 소매업자가 스티햄과 거래를 하고 있다.
영업 포인트는 '파티'다. 소매업자가 파티를 열고 소비자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오도록 독려했다.
"일반 다단계처럼 팀을 만드는 것보다 파티를 열고 소비자들을 모와 상품을 파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어요. 그 다음에 원한다면 팀을 만들도록 했죠."
파티에는 다양한 크기와 스타일, 색깔들의 상품을 내놓았다. 소비자들이 마치 사냥을 하듯 여러 가지 제품 속에서 마음에 드는 물건을 고를 수 있도록 했다. 스티햄은 그 옆에서 호객을 했다.
"놓치지 마세요. 지금 대박 세일이에요. 아주 좋은 기회입니다."
사업에 날개가 돋친 건 딸 덕분이었다. 2012년, 루마니아에서 입양한 딸이 길게 늘어진 스커트를 만들어 달라고 했다. 그녀는 직접 재봉틀로 화려한 문양에 주름 장식이 많은 스커트를 만들었다. 아이는 옷을 입고 인증샷을 찍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친구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당시 팝업 파티 사업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었어요. 변화가 필요 없었죠. 그런데 딸을 위해 만든 옷을 보고 딸 친구들이 굉장히 흥미로워하더라고요."
옷을 만들어 달라는 아이들의 요청이 쇄도했다. 스티햄은 그 참에 재봉사와 패턴사를 고용했다. 그녀의 충성 고객들은 새로운 상품에도 좋은 반응을 보였다. 6개월 동안 스커트 2만 개를 판매했다. 스티햄은 2013년 딸들의 이름 루시, 로라, 몬로에서 하나씩 따 업체 이름을 루라로(LuLaRoe)로 정했다. 지난해 13억 달러를 판매했다. 사무실도 가주인 코로나로 옮겼다.
현재 독립 소매업자들이 수익을 얼마나 거뒀는지 확실하지 않다. 다만 지난 3개월 동안 90%가 스티햄의 제품을 재구매를 했다. 최근 폭발적 성장에 따라 질 낮은 소재에 대한 불만이 나오고 있다. 스티햄은 소재의 결점을 보완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황상호 기자 hwang.sangho@koreadaily.com hwang.sangho@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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