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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령의 퓨전에세이]너 어디 있니, 운수야

시인·화가

길 위에 서면 가버린 미국에서의 수십 년 세월이 몰려오고 흩어져 간다. 어쩌다 TV에서 만나는 미국인도 얼굴에서 가버린 세월을 볼 수 있다. 시간은 그렇게 가고 보이지 않지만, 얼굴에 시간이 남기고 간 흔적은 역력하다. 시간은 왜 이리 빨리 가는 걸까? 사람들은 운수가 대통하고 건강해서 오래오래 살고 싶어 한다.

운수, 운수, 이 운수를 생각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으리라. 그리고 이 운수 앞에선 아무도 장담은 할 수 없다는 것도 안다. 그러면서도 자기만은 요행스럽기를 끊임없이 바란다.

“뭘 하러 여기 왔지?” “그걸 몰라서 왔습니다.” 한스가 대답했다. 그러자 할머니는 깊은 생각에 빠진 듯 흠! 흠! 하다가 말문을 열었다.

“자네는 굶주리지는 않았겠지?” “네, 그런 적은 없어요.” “그럼 마시는 데는?” “물이나 우유에 굶주린 적은 없어요, 맥주는 몰라도.” “입는 데 불편을 느낀 적은?” “네, 없어요.” “그렇다면 자네는 굳이 운수를 찾을 필요가 없네. 그냥 내버려 두는 게 좋겠는데, 운수인들 그 이상의 일은 별로 해줄 것 같지가 않은 걸.” 할머니의 대답이다. “그래도 운이 좋으면 주머니가 두둑해지는 수도 있지 않겠어요?” 한스가 다그쳤다.



이 대화는 미국 작가 파일이 쓴 ‘한스 데클만의 운수’의 한 부분이다. “운명은 낙천주의자에게 보답한다.”라고 말들 한다. 우리도 항상 그렇게 생각해 왔다. 운명은 긍정적인 사고방식에 보답하리라고. 낙천주의자들에게 매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유례없는 장기간의 연구를 한 사람들이 있다.

미국에서 이루어진 이 조사는 6세에서 16세 사이의 학생 1500명을 대상으로 수십 년 동안 진행되었다. 해당 아동들은 환경 및 특징상의 공통점, 예를 들면 백인이며 머리가 뛰어나고, 중산층이라는 공통적인 기준을 가지고 형성된 그룹이었다. 그리고 부모와 교사들이 25가지 성격적 특성을 평가받았다. 미적 감각, 재주, 그리고 유머 감각까지 다양한 내용이 포함되었다.

추적조사는 그들의 생활환경이나 사건, 그리고 체험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그러는 사이 많은 실험 대상자들이 세상을 떠났다. 학자들은 살아있는 실험대상자들을 조사, 해당 자료들을 정리 평가했다. 특히 6가지 특성을 고려했다. 그것은 사회성, 성실성, 낙천성, 에너지, 그리고 감정적 안정성 등이었다.

결과는 학자들을 놀라게 했다. 성실성과 낙천성만이 실험대상자의 생존과 관련이 있다고 판명되었다. 긍정성보다는 성실성이야말로 장수의 보장이라는 것이다. 루이스 터반은 1920년부터 캘리포니아의 12세 학생 1500명을 대상으로 1990년까지 추적 연구를 했다. 이른바 ‘터먼 라이프 사이클’, 이 결과도 놀랍다.

이혼이 평균수명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이혼은 수명을 줄인다는 얘기다. 한 배우자와 일생을 같이하는 사람은 유년기부터 이미 성실하고 책임감이 있다는 것이다. 이제라도 생각을 정리해야겠다. ‘헤클만’처럼 운수를 기웃거리지 말고 오던 길 똑바로 그냥 주욱 가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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