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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구단' 확 바꾸러 온 '외인 감독'

대명 아이스하키팀 감독 콘스탄틴

NHL 사령탑으로 '통산 159승' 명성
훈련 땐 호랑이, 밖에선 동네 아저씨
작년 부진 허덕이던 팀 마법 걸어
"한국 아이스하키 발전 위해 협조"
백지선 대표팀 감독과 의기투합


"Be a Warrior! (전사가 돼라!)"

아이스하키 대명 킬러웨일즈의 훈련이 한창인 27일 인천 선학국제빙상경기장. 최근 대명 감독을 맡아 한국에 온 케빈 콘스탄틴(59·미국)의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실내에 울려 퍼졌다. 그는 첫 훈련부터 선수들을 독려하면서 직접 스틱을 잡고 시범까지 보였다. 실전에 버금가는 훈련을 마친 선수들은 녹초가 돼 링크를 빠져나왔다.

'KC'란 영문글자가 적힌 야구모자를 쓴 콘스탄틴 감독은 훈련이 끝나자 선수들에게 "앞으로 내 이름(Kevin Constantine)을 줄여 'KC'라 불러달라. '미스터 콘스탄틴'이라고 부르면 너무 올드하다"며 껄껄 웃었다.



주장 김범진(30)은 "감독님은 첫인상이 무서운 호랑이 같았다. 그런데 링크 밖에서는 동네 아저씨 같은 소탈한 모습을 보인다"고 말했다. 콘스타틴 감독은 "선수들이 링크 안에서는 전사처럼 돌진하고, 링크 밖에서는 팀 전체가 다 같이 웃을 수 있는, 그런 환경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대명과 3년 계약을 맺은 콘스탄틴 감독은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출신 감독으로는 처음 한국 팀을 맡았다. 이기완 대명 부단장은 "축구로 치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감독이 태국이나 베트남 프로축구 감독을 맡은 격"이라고 설명했다.

콘스탄틴은 선수 시절 골리였지만 큰 빛을 보진 못했다. 그러나 미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코치와 20세 이하 대표팀 감독을 맡으면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1993년부터는 7시즌 동안 NHL 감독으로 활약하며 통산 159승을 기록했다. 새너제이 샤크스, 피츠버그 펭귄스, 뉴저지 데블스의 지휘봉을 잡으면서 5시즌이나 팀을 플레이오프 무대에 올려놨다.

2016년 5월 창단해 지난 시즌 아시아리그에서 첫선을 보였던 대명은 9팀 중 8위에 그치며 '빙판 위의 외인구단'으로 불렸다. 팀 전력 강화를 위해 사령탑을 물색하던 중 20명의 후보군 중 북미주니어아이스하키리그(WHL) 에버릿 실버팁스 감독 콘스타틴을 낙점했다.

특히 콘스탄틴 감독은 대명이 보내준 지난 시즌 경기 비디오를 본 뒤 결심을 굳혔다고 했다. 그는 사석에서 팀 관계자에게 "이런 팀이 있나 싶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그저 스케이트만 타고 있었다. 내가 직접 바꿔보고 싶었다"고 말했다는 후문이다.

콘스탄틴 감독은 그동안 약팀을 강팀으로 변모시키는 마법을 보여줬다. 특히 1992~93시즌 71패(11승2무)로 최하위였던 새너제이를 맡아 1년 만에 플레이오프에 진출시켰다. 스타플레이어가 즐비한 피츠버그를 이끌고는 두 시즌 연속으로 플레이오프에 나갔다.

콘스탄틴 감독이 어떤 사람인지 보여주는 일화가 있다. 그는 피츠버그 감독 시절 체코 출신 NHL 수퍼스타 야로미르 야거(45·플로리다 팬서스)를 지도했다. 콘스탄틴 감독은 "하루는 야거가 헬멧을 쓰지 않고 훈련에 나왔다. 그 자리에서 혼쭐을 내자 링크에서 도망가더라. 내가 골리 출신이라 스케이팅이 느린 편이지만 6바퀴를 쫓아가 결국 헬멧을 씌웠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야거는 아직도 콘스탄틴을 '존경하는 감독'으로 꼽는다.

약팀을 강팀으로 바꾸는 첫 걸음은 디테일이다. 콘스탄틴은 훈련 첫날 선수들에게 "양말을 끝까지 올려 신으라"고 지시했다. 발에 물집이 잡힐 수 있기 때문이다. 포워드 이영준(26)은 "감독님이 '화가 나면 마음에 담아두지 말고 내게 30초간 욕이든 뭐든 해라. 그리고 다시 집중하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캐나다 동포로 한국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는 백지선(50·영어명 짐팩)도 콘스탄틴을 잘 알고 있었다. 지난 4월 30일, 사상 처음으로 세계선수권 월드챔피언십(1부리그) 진출을 결정지은 대표팀이 한국에 돌아온 날 콘스탄틴 감독은 대명과 계약을 마치고 미국행 비행기에 오를 계획이었다. 백 감독은 콘스탄틴이 인천공항에 있다는 얘기를 전해듣고는 부랴부랴 달려가 인사를 나눴다. 두 감독은 한국 아이스하키 발전을 위해 서로 훈련 상황을 공유하고 대화를 나누기로 했다.


인천=박린·김원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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