웜비어 끝내 사망…분노 여론 확산
정치권 "북한 정권에 의한 살인" 규정
의회, 행정부 북한 여행 제한 조치 검토
우선 정치권은 이번 사건을 "북한 정권에 의한 살인"이라고 규정하며 북한이 책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 의회와 행정부는 북한 여행 제한 조치를 적극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상원 국방위원회 위원장인 존 매케인(공화, 애리조나) 상원의원은 19일 성명을 통해 "웜비어는 김정은 정권에 의해 살해당했다"며 "미국은 적대 세력에 의한 시민의 살해를 묵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 중진 벤저민 카딘(민주, 매릴랜드) 의원도 "웜비어는 억압적이고 살인적인 김정은 정권 때문에 죽었다"며 "북한은 지속적인 야만적 행위에 대해 책임을 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태로 북한 여행 제한 조치도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은 시민의 자유를 보장하는 차원에서 자국민의 북한 여행을 허용해 왔다. 의회에서는 지난달 북한 여행을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됐지만 통과 가능성은 크지 않았었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계기로 여행 제한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정치권에서 형성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20일 "민주당 애덤 시프와 공화당 조 윌슨 연방하원의원은 지난달 관광 목적의 북한 여행을 전면 금지하고 그 이외의 방문객에 대해서는 정부의 사전허가를 받도록 하는 '북한여행통제법'을 지난달 발의했으나 상원에서는 미국인들의 여행 제한 법안 발의를 주저해 왔다"며 "하지만 이번 웜비어 사망이 상원에서도 법안 발의를 유도할 방아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상원 외교위원회 위원장 봅 코커(테네시) 의원도 이날 북한 여행 금지 방안에 대해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사안이라고 진단했고, 하원의 에드 로이스(공화, 캘리포니아) 외교위원장도 여러 북한 여행 상품으로 인해 너무 많은 사람들이 북한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하며 북한 관광을 금지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의회의 법안과는 별도로 행정부 차원의 여행 금지조치도 검토되고 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도 지난 14일 하원 외교위에 출석해 "북한에 일종의 여행비자 제한 조치를 취할지를 검토해 왔다. 최종 결론은 안 났지만 계속 고려 중"이라며 행정명령을 동원한 여행 금지 조치를 시사하기도 했다.
북한 여행 상품을 취급하는 여행사들도 미국인들의 북한 여행을 주선하지 않는 방안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웜비어의 북한 여행을 주선한 중국 소재 여행사 '영 파이오니아 투어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 시민에게 더 이상 북한 여행을 주선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미국인들의 북한 방문이 너무나 위험해졌다"고 발표했다.
웜비어와 같은 대학생들이 북한을 미지의 세계 속 매력적인 관광지 정도로 착각하게 만든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015년 5월 북한에 갔다 억류된 뒤 6개월만에 풀려난 뉴저지 테너플라이 출신 뉴욕대 학생 주원문씨는 "호기심에 북한으로 갔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웜비어의 장례식은 오는 22일 오전 9시 웜비어가 다녔던 와이오밍 고등학교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신동찬, 서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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