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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30~60분 쬐는 봄빛, 골다공증·심혈관질환 막는 보약

피부 속으로 들어온 햇빛
비타민D 합성해 뼈 튼튼히
질산화물 자극, 혈압 낮춰

건강하게 햇빛 쬐기

고대 이집트에서 신(神)으로 숭배하던 태양은 현대에 이르러 공해로 전락했다. '햇빛=자외선=피부의 적'이라는 등식이 상식처럼 자리 잡으면서부터다. 최근엔 햇빛을 병적으로 기피하는 '햇빛 포비아'도 늘어나는 추세다. 병원을 찾을 정도로 비타민D 결핍이 심한 환자는 2010년 3118명에서 2014년 3만1225명으로 10배 이상으로 늘었다. 햇빛을 피해서 생기는 손실은 의외로 크다. 뼈가 약해지고 면역력이 떨어진다. 심혈관질환과 우울증 위험을 높인다. 햇빛이 받는 오해와 진실, 건강하게 햇빛을 쬐는 법을 짚었다.

햇빛은 기미.주근깨.검버섯.주름살.피부암의 주범으로 지목된다. 가장 무서운 건 피부암이다. 자외선에 노출되면 멜라닌 세포가 손상되면서 검버섯이 피고, 심해지면 피부암으로 발전한다는 논리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한국인에게는 조금 부풀려진 면이 있다. 가장 치명적인 피부암으로 꼽히는 악성 흑색종을 예로 들면 북미.유럽의 백인과 달리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인은 자외선이 직접 닿지 않는 부위인 손.발바닥에 주로 발생한다.

피부의 색과 두께에 따라 햇빛으로 인한 피부 손상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피부색이 하얄수록 자외선에 취약하다. 피부암은 그래서 주로 백인에게 나타난다.



피부 노화의 원인이라는 주장도 마찬가지. 햇빛이 피부 노화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다. 수년간 손상이 누적돼야 피부에 드러난다. 건조한 피부 상태, 좋지 않은 식습관.생활습관이 피부를 망치는 주범이다. 오히려 햇빛은 피부 건강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햇빛의 살균 효과에 의해 여드름이 진정된다. 피부 모세혈관의 혈류가 개선되고 땀샘 작용을 활성화해 피부의 대사 기능이 향상된다.

T 세포 활성화해 면역력 높여

자외선이 피부에 들어오면 비타민D를 합성한다. 비타민D는 칼슘과 결합하는 특징이 있다. 칼슘을 아무리 많이 섭취해도 비타민D가 부족하면 밑 빠진 독에 물 붓듯 빠져나간다. 비타민D 부족으로 가장 쉽게 나타나는 질환이 골다공증인 이유다. 하얀 피부를 선호하는 한국에선 햇빛 기피가 심하다.

햇빛엔 심혈관질환과 암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햇빛이 피부 속 질산화물을 자극하면 혈관 속으로 방출돼 혈압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질산화물 생성은 비타민D 합성과는 별도 과정으로 이뤄진다. 음식으로 비타민D를 섭취할 수 있지만 다양한 햇빛의 기능을 대신할 수 없는 것이다. 햇빛이 암을 예방한다는 연구결과도 꾸준히 발표된다. 특히 대장암.전립샘암.유방암에서의 효과가 주목된다.

천연 항우울제 역할도 한다. '행복 호르몬'으로 불리는 세로토닌 수치를 증가시킨다. 세로토닌이 분비되면 편안한 기분을 느낀다. 이 밖에도 T세포를 활성화해 면역력을 높인다. 성호르몬 분비를 조절해 갱년기 장애를 예방하고, 멜라토닌 분비에도 관여해 불면증을 해소한다.

봄엔 선크림 없이 30~60분 일광욕

햇빛을 제대로 쬐려면 기술이 필요하다. 비타민D 생성량은 피부색.지역.계절.날씨.시간에 따라 다르다. 지역.인종.계절별로 하루에 얼마나 햇빛을 쬐어야 하루 권장량(400IU)을 생성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미국피부과학회지.2010)에 따르면 동양인은 정오를 기준으로 마이애미에선 여름에 6분, 겨울에 15분간 햇볕을 쬐어야 한다. 보스턴에서는 여름 1시간이 적당하다. 겨울에는 하루 종일 쬐어도 충분한 양을 합성하지 못한다. 위도상 한국(북위 33~37도)은 마이애미(북위 25도)와 보스턴(북위 42도) 사이다. 전문가들은 여름철에는 10~15분, 봄.가을철에는 30~60분을 쬐도록 권고한다.

적절한 장소와 복장도 중요하다. 비타민D는 햇빛이 직접 피부에 닿아야 합성된다.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거나 옷으로 피부를 가리면 만들어지지 않는다. 닫힌 유리창을 통해 들어온 햇빛도 비타민D를 만들지 못한다. 검게 그을린 얼굴이 싫다면 자외선 차단제를 얼굴에만 바르는 것도 방법이다.

임신부, 비만 환자, 노인은 일반인보다 햇빛을 더 쬐어야 한다. 임신부의 비타민D 하루 권장량은 일반인의 1.5배인 600IU다. 자신뿐 아니라 태아의 비타민D까지 생성해야 해서다.

비만 환자도 햇볕 쬐는 시간을 늘려야 한다. 지용성인 비타민D는 지방세포에 흡수되기 때문이다. 노인은 별도의 일광욕 시간을 정해두고 꾸준히 햇볕을 쬐는 게 좋다. 나이 들수록 비타민D 합성 능력이 떨어진다. 70대가 되면 20~30대의 75%까지 감소한다. 고대구로병원 가정의학과 김선미 교수는 "나이 들수록 햇빛이 중요하다"며 "특히 고연령 여성이라면 폐경 이후 뼈가 약해졌을 가능성이 커 불편하더라도 주기적으로 햇볕을 쬐는 게 좋다"고 말했다.


김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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