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추억의 여름성경학교 (VBS)…변해야 산다

한인교계 VBS 감소 추세
형식적ㆍ연례화된 행사로
미국 단체 프로그램만 의존
자체적인 교재 없어 획일화

미자립교회 활성화 필요해
한인 2세 위한 맞춤 교육도


요즘 기독교계가 분주하다. 여름 방학을 맞아 각 교회가 '여름성경학교(Vacation Bible School·이하 VBS)'를 진행중이기 때문이다. VBS는 다음 세대를 위해 교회들이 매년 실시하는 연중 행사지만 최근 들어점점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저출산, 젊은층의 교회 이탈 등의 이유와 맞물려 주일학교가 감소하면서 VBS에 대한 전략 변화와 목적의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VBS 시즌을 맞아 최근 교계에서 제기되는 변화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아이들에게 여름성경학교(VBS)는 '추억'이었다.

VBS(Vacation Bible School)는 용어 그대로 보통 방학시즌을 맞은 아이들을 위해 열리는 교회 행사다.

주일학교 교사 진태영(43·풀러턴)씨는 "유년시절 여름성경학교에서 친구들과 물놀이도 하고 성경 이야기도 재미있게 배우던 생각이 난다"며 "여름성경학교는 교회에 대해 잘 몰라도 어린 시절 친구 따라 한번쯤 교회를 따라가보는 계기가 됐는데 요즘은 목적이 많이 바뀐 거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한인교계 관계자들은 "VBS가 다소 획일화 됐고 연례행사이다보니 형식적으로 개최하는 부분도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한인교회들은 대체로 미국 기독교 단체들이 제작하는 VBS 교재와 프로그램 등을 그대로 사용해왔다. 유명 기독교 교재 제작사들이 선보이는 프로그램을 동시에 사용하다보니 교회마다 기본적인 주제나 내용은 거의 똑같다는 게 교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즉, 각 교회 상황에 따라 조금씩 프로그램을 응용하고 있지만 사실상 개성이 사라진 일괄적 형식의 VBS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하나크리스천센터 이용욱 목사는 "본래 여름성경학교는 과거 동네 아이들을 '전도'하기 위한 목적으로 열렸던 행사인데 지금은 목적이 많이 변질된 부분이 있다"며 "방학 시즌에 부모들이 시간을 갖기 위해 아이를 교회에 맡기는 경우도 있고, 대형교회 VBS 스케줄에 맞춰 자녀들을 각 교회에 보내기도 하는데 사실 아이들 입장에선 똑같은 프로그램을 계속 반복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VBS는 현실적으로 어떤 목적으로 열리고 있을까. 교회들의 경쟁으로 인해 VBS의 목적이 불분명해졌다는 주장도 있다.

예전에 대형교회에서 VBS 자원봉사자로 활동했던 김모(32)씨는 "아이들에게 '어떤 콘텐츠로 무엇을 전해야 하는가'라는 고민보다는 교회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홍보 활동과 주변 교회와 비교해 얼마나 많은 아이가 참여하는지에 더 힘을 쏟았다"며 "또, 아이들에게 성경을 재미있게 가르치려는 노력보다는 단순히 흥미 위주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그런 부분이 아쉽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VBS가 다소 형식적 또는 교회끼리 경쟁적인 추세로 진행되다보니 등록률도 예전보다 크게 낮아졌다.

실제로 최근 수년 사이 기독교 서점의 VBS 관련 교재 및 용품 판매는 급격히 줄고 있다.

남가주한인기독교서점협회 측은 "각 교회별 VBS 교재 주문량을 보면 전반적으로 계속 감소 추세"라고 밝혔다.

저출산 시대를 맞아 각 교회의 주일학교 감소도 한몫 하고 있다. 교회 자체적으로도 주일학교 아이들이 감소하다 보니 '흥행' 자체가 어렵다는 것이다.

오렌지카운티 지역 한 목회자는 "예전에는 VBS를 열면 수백명씩 모였는데 요즘은 등록이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며 "교회의 연령구조 자체가 어린 세대로 갈수록 적어지기 때문에 VBS는 이러한 교계 문제를 표면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미 미자립교회들의 경우 VBS를 중단하는 교회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LA지역 A교회 신모 목사는 "VBS를 열기에는 자체적으로 아이들도 모자라고 자원봉사자나 재정도 부족한 게 현실"이라며 "또, 요즘 부모들은 시설이 좋은 대형교회 VBS에 보내려하기 때문에 미자립교회 입장에서는 VBS를 주최하는 게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VBS는 물론이고 다음 세대에 대한 교회내 교육 사역에 대한 변화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인 2세 데이브 노 목사(어바인)는 "한인교회가 다음 세대에 대해 관심을 갖는다고 하지만 사실상 신앙 교육을 체계화시키고 한인 2세들을 위한 특화된 교재 하나 만들 수 있는 기관조차 없는 게 문제"라며 "실제로는 미국 교회의 교육 시스템을 그대로 따라가는 정도다. VBS가 그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단편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물론 일각에서는 VBS와 관련, 의미있는 움직임도 있다.

LA지역 세계선교교회의 경우 매년 여름방학이 되면 저소득층 가정 자녀들을 위한 여름학교를 진행한다. 자녀들을 학원에 보내기에는 경제적으로 부담을 느끼거나 자녀를 돌보기 힘든 맞벌이 부부들을 위해 온 교인들과 자원봉사자 학생들이 나서 공부 등을 돕는 여름학교를 진행한다. 이밖에도 단독으로 VBS를 주최하기 힘든 미자립교회끼리 연합으로 행사를 진행하는가 하면 지난해의 경우 나성순복음교회가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VBS나 아이들을 위한 수련회 등을 열지 못하는 교회를 위해 '청소년 연합 수련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어린이전도협회 이옥희 전도사는 "요즘 교회들을 보면 지역사회에서 교회에 다니지 않는 아이들을 초대하기 위해 무료 VBS를 많이 진행하고 있어 고무적"이라며 "우리 협회에서는 미자립교회들을 위해 VBS 진행을 위한 교사 콘퍼런스도 개최하고 있다"고 전했다.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