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환불 요구에 속수무책"…전화카드사 KDI 파산 여파
소매업소마다 손님들 항의
업주들 "어떻게 하나" 분통
KDI에 미리 돈을 주고 산 전화카드들이 쓸모없는 종이조각이 된데다 갑자기 사용중단된 전화카드를 들고 온 소비자들에게 환불까지 해줘야 하는 상황이다. KDI가 지난 9일 연방법원에 제출한 챕터 7 파산 신청서에 등재된 채권업체는 2477개다.
이중 LA한인타운 인근 소매업소들을 15일 낮 직접 찾아갔다. 피코 불러바드 선상의 P 마트 업주는 "어제 낮부터 전화카드를 환불해달라는 손님들이 계속 오고 있다"면서 "현재 업소에 진열된 KDI 카드는 1000달러 상당이다. 이미 판 것까지 합하면 2000달러 넘게 손해 본 것"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업주와 인터뷰를 하는 도중에도 한 라틴계 여성이 전화카드 6장을 들고 와 환불을 요구했다. 이 업소는 환불 대신 다른 회사의 전화카드로 교체해주고 있다.
인근 도넛 가게에서도 KDI 카드를 판매하고 있었다. 라틴계 업주는 "파산했다는 것을 전혀 몰랐다"면서 "어떻게 해야 돈을 돌려받을 수 있나. 도와 달라"고 하소연했다.
엘몬티 지역에서 리커를 운영하는 한모 사장은 "어제부터 전화카드가 안 된다고 손님들이 계속 찾아오기에 처음엔 카드 문제인 줄 알았다"면서 "남은 카드가 200장이 넘는다. KDI 설립할 때부터 20년간 거래해온 내게 어떻게 이럴 수 있나"고 화를 참지 못했다.
소매업주들의 피해는 계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보상을 받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파산 전문 임미연 변호사는 "챕터 7을 신청했다는 것은 채권자들에게 '자산이 이것뿐이니 괴롭히지 말라'는 일종의 통보"라며 "채권자들의 개별 피해 액수가 소액이라 되돌려받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KDI는 남가주의 라틴계 고객들을 집중 공략한 마케팅으로 설립 10년 만인 2006년 1억1000만 달러의 매출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KDI 측은 법원에 제출한 파산 신청서에 '직원 급여 등 관리비를 변제한 뒤 남는 여유자금은 없다'고 보고 했다. 또, '회사 자산은 5만 달러 미만'이라고 신고했다.
이 때문에 일부 업주들은 "계획된 파산"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본지는 KDI측의 피해 보상 계획과 입장을 듣기 위해 KDI측 변호인인 질 김 변호사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회신받지 못했다.
또 칼로스 강 대표의 동생 존 강씨와도 연락했으나 "자세한 문의는 변호사에게 하라"는 답변만 얻을 수 있었다. 존 강씨는 KDI의 4인 주주(equity holder)중 한 명이다.
한편 KDI와 채권단 회의는 7월18일 오전 9시 샌타애나 연방법원 3-110 법정에서 열린다.
정구현·황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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