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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협약 탈퇴에 반발, 고위 외교관 잇따라 '반기'

협약비준 실무 맡은 주중 대사대리 사표
"양심상 중국에 미국 결정 통보 못한다"

주영 대사대리도 트럼프에 '항명' 트위터
주카타르 대사 "날이 갈수록 힘들다" 토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고위 외교관들의 반기가 잇따르고 있다.

5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데이비드 랭크 주중국 미국 대사대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파리 기후변화협약 탈퇴 결정에 반발해 최근 사임했다.

랭크 대리는 사임 전 대사관 내부 회의에서 "중국 정부에 미국의 파리협약 탈퇴 결정을 공식 통보하는 일을 내 양심상 할 수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랭크 대리 측근들은 그가 (자신의 의사와 반하는) 파리협약 탈퇴 결정에 대해 대응할 수 없다는 데 자괴감을 토로했다고 전했다.



랭크 대리는 지난해 9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방중 당시 미ㆍ중 양국의 파리협약 공동 비준 실무를 맡았다.

랭크 대리는 1990년부터 27년간 국무부에서 직업 외교관으로 근무했고 지난해 1월 중국 베이징에 부임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신임 주중 대사로 지명한 테리 브랜스테드 아이오와 주지사가 부임할 때까지 대사 직무를 대신할 예정이었다.

국무부는 랭크의 사임에 대해 "개인적인 결정"이라며 "그가 오랜 기간 국무부를 위해 헌신해온 데 감사의 뜻을 표명한다"고 짤막하게 논평했다.

랭크 대리의 사임 하루 전인 4일엔 루이스 루켄스 주영국 미국 대사대리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항의성' 글을 올려 화제가 됐다.

영국 런던 테러로 사디크 칸 런던 시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설전을 벌이는 와중에 루켄스 대리가 칸 시장의 편을 드는 듯한 글을 올렸기 때문이다. 루켄스 대리는 대사관 공식 트위터에 "극악한 공격 이후 런던 시장이 보여준 강한 리더십에 찬사를 보낸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자신의 트위터에 "7명이 사망하고 48명이 다친 테러 공격에 대해 런던 시장은 불안해 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고 말한다"며 런던 시장의 테러 불감증을 꼬집는 글을 올렸다.

하지만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칸 시장의 발언 일부만 발췌해 왜곡했다는 지적이 나왔고 영국인들의 분노를 샀다. 루켄스 대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미국 내에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항명'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지난달엔 다나 셸 스미스 주 카타르 미국 대사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소동이 있었다. 당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 해고가 한창 논란이 됐을 때였다. 스미스 대사는 트위터에 "외국에서 고국의 뉴스를 들으며 눈을 뜨는 게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며 "오늘도 우리의 민주주의와 제도에 대해 설명하며 하루를 보낼 것 같다"고 썼다.

뉴욕타임스(NYT)는 "랭크 대리와 루켄스 대리 스미스 대사 등은 오바마 행정부에서 임명된 사람들"이라며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미 정부의 급격한 정책 전환에 힘겨워하는 외교관이 점점 늘고 있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NYT는 "올초 트럼프 대통령이 반이민 행정명령에 서명하자 국무부 간부급 공무원 일부가 사퇴 의사를 밝혔고 이 때문에 국무부 인사가 한참 걸렸다"며 "최근엔 이 같은 '반기'가 해외 대사 등 고위급 외교관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정무차관을 지낸 니콜라스 번은 "사실 직업 외교관은 정권과 상관없이 특정 당파성을 표출하지 않고 미 정부와 대통령을 150% 따른다는 점에서 최근 일련의 외교관 반기는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파리협약 탈퇴에 대한 후폭풍이 그만큼 큰 것이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많은 외교관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파리협약 탈퇴 결정에 반대하고 있거나 없던 일로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을 수 있다"며 "파리협약 탈퇴로 미국의 입지는 약화되는 반면 중국이 파리협약을 이끌어갈 리더 국가로 부상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백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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