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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맏사위 쿠슈너 러시아 내통 의혹 수사

미 대선 개입 의혹 수사의 '키맨'
트럼프 바짝 조여든 FBI 수사망
법무부 측 "확인도 부인도 못 해"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 수사의 초점이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에게로 옮겨갔다고 워싱턴포스트(WP)와 NBC 방송이 25일 보도했다. 두 매체는 연방수사국(FBI)이 쿠슈너에게 범죄 혐의를 두거나 기소할 의도가 있는 건 아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인 실세가 수사 대상에 올랐다는 점에서 파장이 만만찮을 것이라고 전했다.

FBI는 그동안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안보보좌관과 폴 매너포트 전 트럼프 선거대책본부장 등을 중심으로 광범위한 수사를 벌여왔다. WP에 따르면 FBI가 수사 대상으로 삼고 있는 건 쿠슈너가 주최했던 일련의 회의다. 러시아 대사와 모스크바 국영은행장이 참석했던 이 회의에서 러시아 측과 논의한 내용과 그 영향이 수사의 핵심이다.

쿠슈너는 지난해 12월 세르게이 키슬랴크 주미 러시아 대사와 최소 한 차례 이상 만났고, 러시아 국영은행인 브네시코놈뱅크(VEB)의 세르게이 고르코프 은행장과도 만났다. 키슬랴크는 러시아 스캔들의 핵심 인물이며, VEB는 2014년 러시아 크림반도 병합 이후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기업이다.

쿠슈너와 키슬랴크의 지난해 12월 미팅은 트럼프의 당선이 이미 확정된 후였다. 인수위원회와 외국 정부의 통상적인 만남일 수 있지만, 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키슬랴크 대사와의 회의에는 플린 전 보좌관도 참석했다. 플린은 이후 키슬랴크와 통화에서 미국의 대 러시아 제재에 대해 논의했다. 플린은 당시 통화 내용을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도 거짓으로 보고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백악관에서 쫓겨난 바 있다.

WP는 쿠슈너가 어떤 비위로도 기소된 바 없으며 수사의 목표(target)나 핵심 용의자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타깃이 아니어도 검사는 수사 결과에 따라 기소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쿠슈너의 변호사인 제이미 로어릭은 "쿠슈너는 해당 미팅과 관련해 알고 있는 정보를 이미 자발적으로 의회와 공유했다"면서 "다른 어떤 의문과 관련된 연락이 오더라도 똑같이 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러시아의 지난해 대선 개입 및 트럼프 캠프의 공모 의혹 외에도 수사관들은 경제 범죄 가능성도 광범위하게 조사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새라 플로레스 법무부 대변인은 "수사 또는 수사 주제가 존재하는지 혹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해 확인도 부인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FBI 역시 논평을 거부했다.

WP는 전직 FBI 고위 관료를 인용해 FBI가 일찌감치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관계를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캠프에서 외교정책 고문으로 활동하던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과 쿠슈너가 지난해 4월 워싱턴 메이플라워 호텔에서 키슬랴크를 만났다는 것이다. 당시 트럼프 후보는 러시아와 더 나은 관계를 마련하겠다고 연설했다. 쿠슈너와 키슬랴크의 만남이 트럼프의 이 같은 연설에 영향을 미쳤는지는 확실치 않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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