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삶의 향기] 행복의 관건은 실천

양은철 교무 / 원불교 LA교당

우리는 누구나 행복한 삶을 원하지만, 실제로 행복하게 사는 사람이 썩 많아 보이지는 않는다. 왜 그럴까.

우리가 행복하게 살지 못하는 주된 이유는 바른 실행이 없기 때문이고, 바른 실행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첫째는 몰라서, 둘째는 알면서도 욕심과 습관에 끌리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 삶을 살펴보자. 몰라서 실행 못 하는 것이 많을까, 알면서도 실행 못 하는 것이 많을까. 군복무를 마치고 한동안 학교 '매점'을 'PX(군대매점)', '운동장'을 '연병장'이라고 불렀던 기억이 있다. 돈과 명예에 끌려 패가망신한 저명인사들을 보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는 습관과 욕심에 끌려 바른 실행을 못 한 것이지 몰라서 실천 못 하는 것들이 아니다.

대학을 졸업하고부터 매주 일요일이면 인근 고등학교에서 운동 삼아 농구를 하는 친구가 있다. 최근에 새로 나오기 시작한 어린 회원이 인사를 잘 안 해서 다들 건방지다며 따돌렸다고 했다. 내 친구도 인사는 고사하고 친구가 먼저 건네는 인사도 잘 안 받기에, 다른 회원들처럼, '나이도 어린 것이, 네가 먼저 인사할 때까지 나도 인사 하나봐라' 했단다. 그러다 이건 아니다 싶어 먼저 다가가 인사를 하기 시작했고, 몇 주가 지나자 그 나이 어린 회원도 마음을 열어 지금은 누구 못지않게 내 친구를 잘 따른다고 한다.



나에게 무례하게 구는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딱히 종교 생활을 하지 않더라도, 대부분의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다. 이 역시 몰라서 못하는 것이 아니다. 알면서도 자존심 때문에 먼저 다가가지 못하는 것뿐이다.

이처럼, 우리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들을 이미 알고 있다.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것들이 이렇게 많다고 한다면, 새로운 것을 배워서 실천하는 일과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을 실천하는 일, 어느 것이 우리의 삶을 행복하게 하는데 더 효율적일까.

마음공부에 있어 '지식(아는 것)'이 필요 없다는 말은 아니다. 실제로 무엇이 옳은지 몰라서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고, 어렴풋이 알던 사실을 정확히 알면 바른 행을 할 수 있는 확률이 더 높아지는 것도 사실이다. 단, 요즘 말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노력 대비 효과)'를 따져본다면 실천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보다 현명한 일이 아닐까.

명상을 통해 수양력을 얻었고 경전공부를 통해 지혜를 얻었다 하더라도, 실제 생활에 활용을 하지 못한다면 어렵게 공들여 얻은 수양력과 지혜는 수포로 돌아가게 된다. 이는 꽃과 잎이 무성한 나무에 결실이 없는 것과 같다 하겠다. 일반 과학지식은 지식 자체로도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마음공부에 있어 실행에 이르지 못하는 지식 자체는 별스러운 의미가 없다 하겠다. 현대의 많은 현자가 실천을 강조하는 이유이다.

현대인들의 맹목적인 아카데미즘의 추구가 마음공부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 염려스럽다. 다가오는 시대에는 실천을 등한시하는 가르침은 환영받지 못할 것이다.

drongiandy@gmail.com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