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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한 번 죽지만, 신앙인은 여러 번 죽는 것"

남가주 재속 맨발 가르멜회
엘도라도 파크에서 미사봉헌
부활시기 서약 갱신식도 가져
회원 가족 야외에서 함께 보내

자연이 가장 아름다운 5월이 되면 남가주의 각 가톨릭 공동체에서는 야외에서 특별히 미사를 봉헌한다.

올해는 남가주 재속 맨발 가르멜회(지도신부 신호준ㆍ회장 박양기ㆍ유광식)가 지난 6일 롱비치에 있는 엘도라도 파크에서 80여 명의 재속회원(성요셉회)과 가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5월의 첫 야외미사를 드렸다.

간밤에 내린 비는 공원의 나무들을 더욱 푸릇하게 했고 그 사이사이로 불어오는 상큼한 바람은 참석자들의 몸과 마음을 맑게 해주었다.

미사를 집전한 이인섭(필립보네리) 신부는 "우리는 아직도 부활시기를 지내고 있다"며 '내적 죽음의 여정'을 주제로 부활 제4주간 강론을 했다. 이 신부는 "그리스도의 부활은 그리스도의 죽음에 대한 묵상을 하지 않고는 제대로 그 의미를 깨닫기 힘들다"며 죽지 않고서는 '다시 살아남'도 없기 때문"임을 설명했다.

영국의 전 수상 윈스턴 처질은 '군인은 전쟁에서 한번 죽는다. 그러나 정치인은 여러 번 죽는다'는 명언을 남겼다.

이를 신앙인에 적용한다면 '인간은 한번 죽는다. 그러나 신앙인은 여러 번 죽어야 한다'고 비유할 수 있다.

더군다나 가르멜 영성을 살아야 하는 재속 가르멜인들은 가르멜 영성 자체가 '자기를 내려놓는 것'인데 그것이 바로 '내적 죽음의 여정'이기 때문이다. 그리스도를 따르고자 하는 모든 신앙인들의 삶이기도 하다.

내적 죽음이란 남들이 지기 싫어하는 십자가를 '스승인 예수님 때문에' 짊어지고 가는 것을 말하며 죽어야 하는 '타임(time)'이 중요하다.

언제 우리는 내적으로 죽어야 할까. 이 신부는 "내가 원하는 대로 잘 되어가서 편안하다고 느껴질 때가 바로 내적인 죽음을 연습할 때"라며 "이렇게 해야 정말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죽어야 할 때에 잘 죽을 수 있다"며 내려 놓기 싫은 '나'를 내려놓는 것이 영적인 정화라 설명했다.

현실과 시대의 흐름을 거슬러야 하는 이같은 가르침은 심해져 가고 있는 경쟁사회 속에서 참으로 지켜나가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예수님도 제자들이 모두 떠나가버린 후 남은 열두 제자에게 "너희도 떠나고 싶으냐"하고 물으셨다고 성경에는 기록되어 있다. 그때 제자들은 "주님, 저희가 당신을 떠나 어디로 가겠습니까"하고 대답했다.

이 신부는 "지금 여기서도 우리에게 똑같이 묻고 계심"을 지적하며 "'주님, 우리가 어디로 가겠습니까?'하고 답한 우리들은 매 순간 반복되는 생활 속에서 나를 내려놓음으로써 스승과 함께 죽는 것이고 그로 인해 그리스도와 함께 부활의 기쁨도 누리게 된다"며 내적 죽음의 여정이 신앙인의 삶임을 강론을 통해 거듭 강조했다.

강론 후에 부활시기에 치러지는 서약 신심갱신식을 가졌다. 재속 회원들은 '성령의 이끄심에 따라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정결, 가난, 순명의 복음적 권고와 복음적 행복의 정신으로 완덕에 나아가겠다'는 서약 신심갱신문을 함께 낭독하면서 재속 가르멜인으로서 살아가겠다는 마음 다짐을 새롭게 했다.

한편 이날 미사를 마치고 원하는 사람들은 이 신부에게 고백성사를 했다. 이날의 고백성사는 공원의 푸른 잔디 위를 갈색의 가르멜 수도복을 입은 이 신부와 역시 갈색의 재속회 가운을 두른 재속 회원이 나란히 걸으면서 행해졌다. 5월의 첫 주말을 즐기러 야외로 나온 주민들과 애완견들도 주위를 맴돌고 있었다.


김인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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