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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다름과 틀림의 차이

김종국 골롬바노 신부 / 성크리스토퍼 성당

우리에게는 익숙한 것과 다른 것에 대해 차별해서 판단하면서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해 쉽게 나쁘게 말하는 경향이 있다. 내가 속한 집단, 내가 아는 세계에 속하지 않는 생소한 것은 모두 악평의 대상이 되고 만다. 그래서 우리 의식 안에 차별이란 것이 생겨난다.

다르고 익숙하지 않은 사람과 사물에 대해 우리는 어떨 것이라고 자기 편의에 따라 단정하고 재단해서 카테고리를 씌워 때로 미워하기까지 한다.

통신기술의 발달로 소통이 더 쉬워져서 세상이 점점 하나가 되어 가고 있다고들 하지만 그와는 정반대로 서로 나누고 편 갈라 놓는 일 또한 그에 못지않게 강화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사회 안에서 사람 사이의 구별과 분열, 긴장과 갈등을 조장하는 일도 멈추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이 아닌가? 사람들이 자기 생각과 시각에 갇혀 다름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는 일은 오늘날 사회적으로 계층간, 세대간, 인종간, 종교간 차별을 조장하고 편 갈라 놓는 일로 나타난다.

최근에 본 어느 뇌과학자의 유튜브 영상은 이런 현실을 바꿀 단순한 한 이유를 던져 준다. 우리가 보고 판단하는 일의 과학적 메커니즘을 이해하면서 다름이 주는 혜택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길을 제시하고 있다.



작은 실험으로 청중들에게 미국 전직 대통령인 부시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의 인물 사진 두 장을 좌우 양쪽에 두고, 각자 하나를 택해 10초 동안 한 사진만을 바라보게 한 뒤, 이어서 중간에 놓인 두 인물의 합성 사진을 보게 했다. 그런데 오른쪽의 부시 사진을 본 사람은 가운데 사진을 보고 오바마로 알아보고, 왼쪽 오바마 사진을 바라본 사람은 중간 사진에서 부시를 보았다. 앞에 어떤 사진을 보았느냐에 따라 두 번째 본 같은 사진을 서로 다르게 알아본 것이다.

이 실험은 사람이 자기가 경험한 것에 비추어 같은 것을 보고도 달리 볼 수 있다는 것과 지각 기능을 통해 섬세한 차이를 가지고 전혀 다른 판단을 하게 된다는 사정을 보여준다. 또한, 우리의 판단이 얼마나 자의적인지도 설명한다.

우리는 순간적으로 지각 내용을 판단하면서 거기에 이미 경험한 것들에 대한 기억이 영향을 받고 있다. 여러 사람이 같은 것을 보고도 다른 경험,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기억이 긍정적으로는 경험을 통해 새로운 것을 우리 안에 담아내는 역할을 한다.

또한, 익숙한 것에 집착해서 새로운 것, 낯선 것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배척하게도 한다.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고 낯선 문화, 낯선 사람, 다른 생각에 대해 무의식적으로 싫어하고 감성적으로 거부하는 일은 새로운 것을 받아들여 새로운 미래를 여는 일을 멈추는 일이다. 낯선 것을 받아들여 이미 가지고 있는 것에 덧붙일 줄 아는 능력이 바로 지식이다.

사람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면서 그것이 무엇인지를 수용하고 알아가는 과정에서 더 풍요롭고 나은 세상을 가꾸게 된다. '다름'은 '틀림'과 다르기 때문이다.

bano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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