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종교의 자유'도 명령하나
오늘 행정명령 서명할 듯
동성애·낙태 반대에 면책
성소수자 보호막 제거 논란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3일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백악관이 '종교의 자유' 행정명령 초안에 대한 최종 검토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종교 지도자들을 대거 초청한 '국가 기도의 날' 행사에 맞춰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백악관이 오랫동안 '종교의 자유' 행정명령을 준비해왔으며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준비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펜스 부통령은 인디애나 주지사 시절인 2015년 3월 말 성소수자를 차별할 소지가 다분한 종교자유법에 서명했다가 역풍을 맞고 개정안을 마련한 적이 있을 정도로 예전부터 종교의 자유와 성소수자 차별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다.
지난 2월 사전 유출된 '종교자유를 존중하기 위한 범정부적 구상 구축 보고서' 초안에 따르면 이 행정명령에는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동성결혼, 혼전 성관계, 낙태, 성전환자 등에 반대하는 개인과 단체에 대한 면책 조항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성소수자 등 약자에 대한 사실상 합법적 차별의 길을 열어두는 셈이다.
더군다나 성소수자의 공직 취업을 막는 내용도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4년 7월 성소수자 차별 금지에 관한 행정명령을 발동하면서 성소수자의 공직 취업 문호를 활짝 연 바 있다.
행정명령에는 또 오바마케어를 통한 여성들의 피임·낙태 제한에 관한 내용도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단체와 진보 활동가들은 당장 정부가 앞장서 차별을 합법화하는 것이라고 강력히 비판하고 있다. 인권법 위반 법정 싸움도 예고했다.
'종교의 자유'는 지난 몇년동안 미국사회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였다. 동성커플에 대한 각종 서비스를 거부한 사람들이 벌금형 등 처벌을 받자 미시시피, 조지아, 테네시, 노스캐롤라이나 등 보수적인 주들이 일명 '종교자유법'을 제정하면서 종교적 신념이냐 성 소수자에 대한 인권차별 정당화냐를 놓고 격론이 일었다.
대표적 사례는 켄터키주 로완카운티의 킴 데이비스 서기가 종교적 신념이라며 동성커플에 대한 결혼허가증 발급을 거부해 법정구속을 당한 사건이었다. 지난해 4월 미시시피주는 민간 기업 고용주는 물론 공공기관까지 종교적 신념에 따라 동성 커플에 대한 서비스를 거부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발효시켰고 이에 버몬트와 워싱턴, 뉴욕주 주지사가 미시시피주로의 모든 공무 출장을 금지시켰다.
'종교의 자유' 싸움은 올해 반이민정책 만큼이나 뜨거운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복례 기자 shin.bongly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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