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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의 수천 년 혈통과 문화가 살아 숨쉰다

통바(Tongva)부족 마을
당시 건축물 등 생생하게 복원
이 지역 역사 유물들도 볼거리

525. 대항해 시대 혹은 대발견 시대의 주역이었던 이탈리아인 콜럼버스가 미 대륙을 발견한 지 햇수로 꼭 이만큼 지났다. 하지만 이 숫자는 그저 유럽인이 이곳에 발을 디뎠다는 사실 말고는 점점 그 의미가 퇴색돼 가고 있는 게 오늘날의 현실이다. 이미 그 이전에 이 땅의 주인이 있었으니 말이다.

562, 콜럼버스 이전 최소 1만5000년 전부터 있었던 이 땅의 원주민 부족 숫자다. 우리가 영화나 책에서 본 아파치, 수, 체로키, 나바호, 샤이엔, 모히칸, 쇼쇼니, 에스키모 말고도 이 땅 전역에는 이루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부족이 있었다는 말이다.

안타깝게도 오늘날엔 그들의 명맥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원주민 사회의 높은 실업률, 한때 평원을 누비던 그들의 기상과 자유분방함이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미국과 투쟁을 벌였지만 토지수탈과 강제이주의 결과로 인한 의욕상실, 알코올과 마약중독, 도박 등은 현대사의 어두운 단면을 만들었다. 특히, 남부 캘리포니아는 동부의 앵글로색슨과는 달리 스페인의 미션을 통한 동화정책이 주를 이뤘기에 그 자취를 찾기가 더 힘든 곳이다.

캘리포니아에는 104개 부족이 살았다. 100개의 다른 언어와 300여 개의 방언(사투리)을 썼다. 작게는 100명 미만의 소부족도 있었다. 수천 년 역사를 통해 형성한 종교와 전통문화가 유럽인들에 의해 미개한 것으로 간주돼 대부분 사라졌지만 동네 곳곳에는 몰랐던 역사 박물관이 존재한다.



LA 다운타운에서 남동쪽으로 약 14마일 떨어진 샌타페 스프링스(Santa Fe Springs)에는 오늘날 LA와 오렌지 카운티에 해당하는 지역에 터전을 잡았던 통바(Tongva)족의 작은 마을이 있다. 샌타페 스프링스의 헤리티지 파크(Heritage Park)에 복원된 이 마을은 인디언 출신인 조지 미네한 전 샌타페 스프링스 시장의 제안에 따라 1993년 시작됐다.

마을의 중심에는 복원된 32피트짜리 건축물 '키시(Kiche)'를 비롯해서 골풀로 엮어 만든 보트 '티앗(Tiat)'도 볼 수 있다. 주로 해안가나 강가, 습지 등에 살았던 이들은 골풀과 버드나무로 식기와 생활용품을 만들어 사용했다. 티앗으로는 롱비치 앞바다의 섬 카탈리나까지 오갔다고 한다. 공원 내 한쪽 숲속에 조성된 이 마을은 허투루 볼 것이 없다. 마을로 흘러드는 시냇물과 연못, 정자 그리고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버드나무, 세이지 풀, 오크나무 등이 그 당시의 생태계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통바족은 스페인에 의한 점령이 있기 전 수천 년 동안 샌게이브리얼 산맥에서 태평양 연안의 해변에 이르는 지역을 삶의 무대로 해서 살아왔다. 그러나 오늘날 순수한 혈통의 인디언들은 사실상 남아있지 않은 실정이다.

하지만 그들의 언어는 일부 지명이나 도로명 등을 통해 전해져 오고 있다. 코헹가(Cahuenga), 쿠카몽가(Cucamonga), 토팽가(Topanga) 등의 단어는 이들의 언어로부터 유래한 말들이다.

이 헤리티지 공원에는 그 이름에 걸맞게 통바 인디언 이후 샌타페 스프링스의 역사를 보여주는 유산들이 많다.

1880년대 말과 마차를 보관했던 '마구간(Carriage Barn)'에는 당시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전시물들이 눈길을 끈다. 고딕 양식의 지어진 이 목재 건축물은 1969년에 소실돼 복원한 것. 내부에는 1800년대의 마차(buggy)와 이를 대체했던 1800년대 후반의 초기 자동차 모델이 전시돼 있다.

초창기의 자전거와 타자기, 축음기, 벨 전화기와 오븐, 싱어 재봉틀 등 볼거리가 많다. 이 마구간 박물관은 매주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정오부터 오후 4시까지 무료 개관한다. 또, 공원 한쪽에는 '870'으로 불렸던 증기기관차와 함께 복원된 당시의 간이 역사가 마련돼 있다.

▶주소:12100 Mora Drive, Santa Fe Springs.


글ㆍ사진 백종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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