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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O후보 지지자와는 친구 끝…'사이버 절교'

정치적 견해차 '언팔' '페삭'
부모도 차단· 사회적 양극화
나와 다르면 막말 등 극단성

정치적 이념 차이로 '사이버 절교'가 횡행하고 있다.

지지 후보나 정치적 성향이 다르면 온라인 상에서 가차없이 관계를 끊는 것이다. 힐러리와 트럼프로 나뉜 미국 대선을 거치면서 심화되다가, 한국 대선을 앞둔 요즘 그 행태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실제로 트위터에서는 '언팔(unfollow 줄임말)', 페이스북에서는 '페삭(페이스북 친구 삭제)' 등이 난무하고 있다.

얼마전 이하은(32·LA)씨는 친구가 특정 후보(한국 대선)를 지지하는 글을 올려서 댓글로 반대의견을 달았다. 그랬더니 그 친구는 공개적으로 "OOO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과는 페친(페이스북 친구 줄임말)을 끊겠습니다"라며 이씨를 차단해버렸다.



이씨는 "소셜미디어로 안부를 주고받으며 잘 지내왔는데, 정치적 반대 입장을 보였더니 갑자기 나를 끊어버렸다"며 "욕설을 쓴 것도 아닌데 페삭을 당해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특정 후보에 대한 극단적 추종도 관계를 끊게 하는 원인이 된다.

지현우(39·풀러턴)씨는 "교회에서 알게된 친구가 있는데 평소 소셜미디어에 이런 저런 살아가는 이야기만 쓰다가 미국 대선때부터 갑자기 (트럼프 쪽) 관련 글을 계속 올리더라"며 "너무 한쪽으로만 치우친 내용을 보다보면 피로감까지 들어서 그냥 '언팔'을 해버렸다"고 전했다.

심지어 부모를 차단하는 경우도 있다. 김현식(27·가명)씨는 "평소 보수적 견해를 가진 아버지가 내 한국 대선 글을 보고 뭐라 하길래 (부모님과의) SNS를 차단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소셜미디어상에서 한쪽 견해로만 집중적으로 구성된 진영은 오히려 다양한 시각과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한다는 이유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유헌성(UCLA 사회학) 연구원은 "이를 '집단 극화(group polarization)'라 하는데 인터넷 상에서 본인이 원하는 정보만 얻고자 하는 편협한 개개인이 모이면 극단의 집단적 정체성을 갖게 되고 이는 결국 자신이 속한 집단에 대한 과신으로 이어진다"며 "이는 여론의 양극화를 낳고 결국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킨다"고 전했다.

에블린 서(캘스테이트대학 심리학) 박사는 "소셜미디어는 오늘날 또 하나의 사회적 유대관계를 형성하는 공간으로 타인과 나 사이의 공유점을 찾으려는 건 당연한 심리"라며 "너무 함몰되다보면 '모든 사람은 나처럼 생각할거야'라는 지각 편향이 생기고, 그것이 침범당했다고 여겨지면 극단적인 배척 또는 폭력적 형태로 나타날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윤성(46·LA)씨는 "민주주의는 정치 및 사회적 다양한 이슈들이 갈등과 조정을 거치며 합의를 도출해내는 시스템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이젠 소셜미디어도 일종의 공적 영역이 됐다. 합의는 커녕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무조건 배척하고 욕설, 비방을 통해 타인의 정치적 견해를 무시하면 그게 무슨 민주 시민인가"라고 꼬집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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