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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4·29 폭동 25주년…우리의 미래는

1992년 4.29폭동은 미주 한인 이민사에 가장 큰 아픔으로 기록됐다. 한인사회는 외면받았지만 그 상처는 '나이테'가 돼 켜켜이 아름드리 나무가 됐다. 불굴의 의지로 다시 일어섰다. 관계특집 2.3면>

25년이 흐른 지금 주류 사회는 한인사회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하고 있다.

CNN은 28일 특집기사에서 '4.29폭동이 한인사회를 각성하게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특히 CNN은 한인 피해자들의 생생한 증언을 전했다. 25년 전 LAPD 공권력 공백과 주류 언론의 왜곡보도를 가감 없이 전하며 당시 주류사회가 한인사회를 시야에 들어오지 않은 존재로 취급했다는 사실도 고백했다.

ABC방송은 '4.29폭동은 한인 이민사에 기록된 '911(뉴욕 테러)'이라며 한인사회 아픔을 전했다. 이 방송은 당시 주류 언론이 폭동 현장의 공권력 공백 문제를 다루기보다 총을 든 한인 자영업자의 폭력성만 부각했다고 인정했다. 한 한인의 "우리에겐 경찰도 소방관도 없었다"는 한 담긴 눈물은 방송의 하이라이트였다.

한인과 한인 1.5~2세가 느낀 배신의 분노는 '코리안 아메리칸'으로 거듭나게 했다. 한인사회는 주류사회가 더는 외면할 수 없도록 정치력 결집에 나섰다. 잿더미로 변한 LA한인타운을 25년 만에 LA의 가장 번성한 상업지구로 만들었다.

주류사회가 짐짓 놀라는 한인사회 재기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10대 때 4.29 폭동을 겪은 데이비드 류 LA시의원(4지구)과 로버트 안 연방 하원의원 34지구 후보는 '정치력 신장과 코리안 아메리칸 정체성 확립'을 꼽았다. 두 사람은 "그 시절 분노했고 우리의 지도자는 없었다. 너무 억울했다. 우리가 받은 차별을 잊지 말자는 교훈은 정치력 신장"이라고 강조했다.

고 이재성군 어머니 이정희씨는 한인 이민사회의 굴하지 않는 의지와 희망을 당부했다.

25년 만에 주류 언론(NBC방송) 인터뷰에 나선 이씨는 "차세대인 2~3세 한인은 단합된 커뮤니티를 만들면 좋겠다. 그게 내가 여기 나온 이유"라고 말했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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