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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믿으라"…트럼프 취임 후 가장 많이 쓴 연설 문구

CNN, 언어학자와 공동 분석

도널드 트럼프(사진) 대통령이 백악관에 입성 후 연설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 문구는 "날 믿으라(believe me)"인 것으로 조사됐다.

CNN방송은 24일 제니퍼 스클래퍼니 조지타운대 언어학과 부교수와 공동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개월간 한 공개 연설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에 가장 많이 활용한 이 어구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소통가적 면모와 관련해 엄청난 통찰력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날 믿으라"(26회 사용)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100일 동안의 연설에서 총 26회에 걸쳐서 "날 믿으라"는 문장을 입에 담았다.

이는 듣는 사람에 따라 어조가 확연히 바뀔 수 있는 말이다. 스클래퍼니 부교수는 "지지자들에겐 이미 자신들이 믿는 대통령으로부터 나오는 재확신인 반면, 다른 이들에게는 전혀 믿음이 가지 않는 지도자로부터 나온 절박한 명령처럼 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린 앞으로 이렇게 할 거다"(12회)

그 다음으로 많이 쓴 문장은 "우리는 앞으로 ~할 것이다(We're gonna make)'인 것으로 나타났다. 스캘리퍼니 부교수는 "이런 어구는 확신에 가득 찬 지도자나 경영인으로서 하는 일종의 '확신 주기'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또 세간의 예상과 다르게, 상당히 건설적인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스캘리퍼니 부교수는 "이런 문장 구조는 나라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대통령의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시각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아주 많은 돈"(9회)

트럼프 대통령의 경영자적 시각이 가장 잘 드러나는 구문이다. 원어로는 "a lot of money". 유사한 맥락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7회의 연설에서 "수십억 하고도 수십억어치의 달러(billions and billions of dollars)"를 언급했다. 스캘리퍼니 부교수는 이 부분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구체적인 물건들을 "뭉뚱그려 말하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러한 일반화는 대체로 "청중으로부터 충격, 경악, 역겨움 등의 반응을 끌어내는 데 쓰인다"고 밝혔다.

▶"정말 멋진 남자야"(6회)

트럼프 대통령은 이 다음으로 "아주 멋진 남자다(he's a great guy)"는 표현을 즐겨 썼다. 이 점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중적인 면모가 드러난다. 스캘리퍼니 부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타인을 평가하는 표현을 잘 쓰는 경향이 있다"며 특히 평가를 "긍정과 부정을 가리지 않고 자주 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세 시절부터 경쟁자나 비판가를 모욕하는 데 악명이 높았다. 그러나 동시에 "칭찬에도 매우 후한 대통령"이라고 스캘리퍼니 부교수는 지적했다.

▶"다시 이긴다"(5회)

'이긴다(winning)'는 단어보다 사람들의 쾌감을 즉각 불러일으키는 것이 있을까. 스캘리퍼니 부교수는 바로 이러한 점을 지목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긴다' '위대하다' '아름답다' 등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즉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단어를 즐겨 쓴다고 밝혔다. CNN은 이것이 겨루기를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격과 앞선 사업 경영에서 겪은 여러 경험들을 반영한다고 봤다.

스캘리퍼니 부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세부적 요소를 하나하나 설명하지 않고 자신의 국가 비전에만 집중함으로써 비전 있는 리더로 보일 수 있도록 한다"며 "반면 기존 정치권 인사들은 우유부단하고 학술적이며 공부벌레처럼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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