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5만명 '천둥 응원' 뚫고 장슬기 '번개' 동점골
여자축구 아시안컵 예선 1-1 무승부
수비수 슬기, 공격 가담 따라잡아
후반에만 7분 추가시간 주는 등
심판의 과도한 홈어드밴티지에도
본선행 티켓 가능성 지켜내
남북 여자축구대표팀의 첫 평양 맞대결은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한국은 세계 최강 북한을 맞아 선전했다. 수비수 장슬기(23·현대제철·사진)가 과감한 공격 가담으로 팀을 패배 위기에서 구했다.
한국이 7일 북한 평양의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예선 B조 2차전에서 북한과 1-1로 비겼다. 한국은 전반 종료 직전 북한 승향심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31분 장슬기의 동점골로 무승부를 만들었다.
장슬기는 공격에 가담해 기습적인 슈팅을 시도했고, 공은 북한 수비수에 맞고 꺾이면서 골문 안으로 향했다. 동점골이 터지자 한국 선수들은 서로 얼싸안고 기쁨을 나눴다. 지난 5일 인도와의 1차전에서 10-0으로 크게 이긴 한국은 1승1무(승점 4점)를 기록했다. 북한은 2연승 뒤 첫 무승부다.
동점골 주인공 장슬기는 2010 17세 이하(U-17) 여자월드컵 우승 멤버다. 이 대회 결승전(상대 일본)에서 부담이 큰 승부차기 마지막 키커를 맡아 승리를 결정짓기도 했다. 당시엔 득점왕과 최우수선수를 석권한 여민지(24·스포츠토토)에 가려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꾸준하게 노력하며 성인대표팀까지 활약을 이어갔다.
특히 2013년 여자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윤덕여(56) 감독은 장슬기를 세대교체의 중심으로 삼았다. 2015년 일본 여자축구리그 고베 아이낙에서 뛸 때는 '리틀 지소연'으로 불리기도 했다.
무승부지만 승리 못지않게 반갑다. 이번 대회에선 조 1위만 아시안컵 본선 진출권을 얻는다. 게다가 아시안컵이 2019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 최종예선도 겸하고 있다.
'사실상의 조 1위 결정전'이던 이번 남북대결에서 지지 않은 덕분에 한국은 아시안컵과 월드컵 본선행에 한발 더 다가서게 됐다. 한국은 남은 홍콩전(9일)과 우즈베키스탄전(11일)에서 다득점 승리를 노린다. 북한과 3승1무로 동률을 이룰 경우 골득실 내지 다득점으로 조 1위를 가리기 때문이다.
이날 김일성경기장에선 킥오프 한 시간 전부터 5만 관중이 이른바 '천둥응원'으로 분위기를 띄웠다. 일사불란하게 응원도구를 흔들며 큰 소리로 북한팀을 응원했다. 심판은 전반 5분 만에 석연찮은 이유로 북한에 페널티킥 기회를 줬다.
한국은 골키퍼 김정미가 키커 위향심의 슈팅 방향을 잘 예측해 막아내면서 결정적인 실점 위기를 넘겼다. 추가시간도 지나치게 길었는데, 심판은 전반 3분을 준 데 이어, 후반에는 7분을 줬다.
평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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