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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챙기려는 이기심 돌아보는 시간" 하 알렉스 남가주 사제협의회장

하 알렉스 남가주 사제협의회장
형식적인 단식과 금육보다는
행동과 '이웃사랑'이 중요해

어느덧 사순 5주간을 보내고 있다. 2주일 후면 부활절을 맞이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사순시기를 잘 보내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생긴다. 하알렉스 남가주 사제협의회 회장 신부와 사순시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언제부터 가톨릭 교회에서 사순시기를 지내게 되었나.

"사순시기는 부활을 준비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초대교회 때 그리스도인들은 부활 대축일 전 2~3일을 금식하며 부활을 준비했다. 4세기 중엽에는 기간을 연장해서 지켜왔고 지금처럼 '재의 수요일'부터 '성 토요일(부활절 전 토요일)'까지 40일 동안 금식과 회개의 생활을 하도록 정한 것은 그레고리오 1세 교황 (AD 604) 부터이다. '40'이라는 숫자는 모두 알고 있듯이 성서에서 하느님을 만나기 전에 거치는 정화의 기간을 상징한다. 40년 광야생활, 모세가 십계명을 받기 전 40일간 단식, 예수께서 공생활 전 40일간 광야에서 단식하신 것이 그 예라 하겠다."

-현 교회법에서 금식은 어떻게 지키라고 되어있나.



"사순시기를 시작하는 '재의 수요일'과 '주님 수난 성금요일'에 금식을 지킨다. 대상은 만 18세~59세까지. 하루 세 번의 식사 중에서 한 번은 정식(정량)으로 먹고 나머지 두 끼니는 조촐하게 한다. 조철한 식사란 평소 식사량을 초과하지 않는 걸 말한다."

-금육은 어떻게 지켜야 하나.

"금육재도 단식재와 같이 '재의 수요일'과 '주님 수난 성금요일'에 지켜야 하며 고기를 먹지 않도록 금하는 것을 말한다. 이외에 사순시기 동안 매주 금요일에도 금육재를 지키도록 되어 있다. 대상은 만 14세 이상(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나이가 들어도 계속 금육재는 의무이다). 그러나 계란, 우유, 단백질 음식은 섭취해도 된다."

-단식과 금육재를 지키지 않으면 고백성사를 보아야 하나.

"단식재와 금육재는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외식을 할 경우라든가 환자, 운동선수, 여행자 등 단식을 할 수 없는 사유가 있을 때는 고백성사에서 면제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절제의 정신'을 실행하는 것이다. 수난하신 예수님의 자세를 본받고 극기하는 마음가짐을 간직하기 위한 것이 본래의 의미임을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사순시기의 핵심적인 정신은 무엇인가.

"이 기간 동안 교회는 예수님의 '기쁜 부활'을 준비하라고 권한다.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진정한 참회와 보속, 그리고 이웃을 향한 희생의 정신이다. 사순시기가 시작되는 '재의 수요일'에 이마에 재를 받는 예식에서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십시오'(마르 1,15), '사람은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십시오'(창세 3,19)라는 권고를 듣는 것도 참회와 회개를 통하여 그리스도의 수난에 동참하는 삶을 살라는 의미이다."

-신자들이 사순시기 동안 단식과 금육으로 모은 돈은 어디에 사용되나.

"미국 가톨릭 교회에서는 40년 전부터 아프리카에 굶주리는 난민들을 위한 기금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 그리고 사순시기 신앙과 행동을 위한 '가톨릭구조단체(Catholic Relief Services Program)'를 통해 난민, 복지단체, 신앙단체 등을 계속적으로 돕고 있다. 또 각 성당에 '가톨릭 이웃돕기 저금통(Rice Bowl)'을 분배하여 모든 신자들이 동참할 기회를 주고 있다."

-이 시기에 신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내적인 마음 자세가 있다면.

"그리스도의 수난을 묵상하는 시기를 통해서 각자가 자신을 돌아보며 자기 안의 이기심으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묵상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그래서 진정한 회개와 희생이 무엇인지를 느껴보며 신앙인으로 산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배우면서 각자 맡은바 책임을 지는 그리스도인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사순 판공성사(고백성사)는 꼭 보아야 하나.

"교회법 989항에서 고해성사에 대해 모든 교우들은 '일 년에 적어도 한 번은 고백성사를 보아야 한다'고 되어 있다. 그 시기를 교회는 성탄시기와 사순시기로 정했다. 무거운 의무로 하라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이면서 자유롭게 받도록 교회는 권하고 있다. 고백성사란 주님께 용서를 청하면서 주님과 화해하는 동시에 이웃과도 화해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힘을 주기 때문이다."


김인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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