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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불 아래서] 찬란한 봄

한성윤 목사 / 나성남포교회

남가주에는 가뜩이나 짧은 봄을 재촉하며 봄꽃이 만발했습니다. 자목련이 피는 듯 떨어지더니 작약과 모란이 잎을 내고 봉오리를 돋웁니다. 겨울을 위해 떨어지는 낙엽이 장렬한 용기라면 보지 못한 세상을 향해 돋아나는 새잎들은 찬란한 기개입니다. 그래서인지 여름이 뽐내는 짙은 푸르름은 점점 비슷한 날이 되어가건만 찬연한 봄은 매일 매일 새롭게 다가옵니다.

다시 내려앉으려는 눈꺼풀을 힘겹게 올리며 일어나 같은 차를 타고 매일 같은 인사를 하고 어제 하던 일을 또 시작하며 마치 어제 같은 오늘을 삽니다. 그러나 봄은 우리에게 새로운 것 여전히 익숙해지지 않는 것이 있다고 말해줍니다. 세상은 돌고 도는 것이며 그저 흐르는 대로 사는 것이 편안하다는 우리에게 시간을 깨뜨리는 새날이 있다고 봄은 이야기합니다.

그토록 단단하고 흠조차 나지 않을 듯하던 돌덩이 같은 마음도 구멍이 나고 갈라지며 열리는 날이 있다고 말합니다. 진실이 얼어붙고 거짓이 덮개가 되어도 반드시 드러날 때가 있다고 일러줍니다. 그래서 우리는 지칠 수 없고 익숙해져 버릴 수 없습니다. 겨울까지도 거뜬히 깨뜨리는 봄날을 알기 때문입니다.

겨울을 뚫고 나오는 새로운 싹은 조심스럽지만 씩씩합니다. 본적도 없는 미지의 세상을 향해 터져 나오지만 망설임도 의심도 없이 당당합니다. 그래서 봄은 강합니다. 하나님의 섭리만을 믿고 대책 없이 나오는 새싹들은 우리에게 믿음이 얼마나 강한 것인가를 보여줍니다. 그리 강하기에 믿음은 무례하지 않고 오히려 아름답다는 것도 알려줍니다. 믿음은 강하고 아름답습니다.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보이는 것으로 불러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봄은 보이지 않던 들풀들도 보이게 합니다. 이름조차 없는 들풀도 싹을 내며 꽃이 됩니다. 소중한 것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려줍니다. 보이지 않던 아름다움을 찾아내게 합니다.



이런 봄날처럼 주님은 우리에게 내려앉으십니다. 단단한 마음을 열어젖히고 죽은듯한 가지에 봄이 되셨습니다. 광대한 우주 속에 빛나는 수많은 별들은 여태 이름조차 없건만 먼지보다 작아 보이는 우리는 주님 안에서 이름을 얻었습니다. 우주를 지으신 거룩한 아버지의 이름 귀하신 아들의 이름 그리고 영광의 영의 이름을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이제 우리가 사랑하는 이들에게 봄날이 되어줄 시간입니다. 따뜻한 바람과 부드러운 햇살이 되어 보이지 않던 아름다움을 찾아 새로운 싹을 돋게 하는 봄날이 되어줄 차례입니다.

sunghan0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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