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로한 부모에 삼갈 말] "그걸 깜빡하면 어떡해요"
기억력 쇠퇴 지적하면
노인들 우울감만 커져
비판하고 화내기보다
적절한 대응책 찾아야
▶어떻게 이걸 까먹어요?=부모가 중요한 병원예약이나 요금수납 등을 잊어버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 자녀들이 속상한 마음에 하는 말이지만 부모는 이 말에 큰 상처를 받는다. 나이가 들면 컵이나 열쇠 등을 어디에 뒀는지 깜빡하는 단기 기억력 감퇴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처 주는 말 대신 중요 일정은 미리 포스트잇에 써서 화장실 거울이나 냉장고 등에 붙여 놓는 것이 좋다. 또 당일에 전화를 걸어 일정을 상기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
▶지난번에 사용법 알려줬잖아요=얼마 전 부모에게 기기 사용법을 알려줬음에도 사용법 관련 질문을 반복해 듣게 되면 무심코 던지는 말일 수 있다. 그러나 인지력과 시력이 떨어진 시니어들의 경우 간단한 전자기기 사용법 숙지조차 힘들어 지는 것이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작은 버튼이 많이 부착된 리모트컨트롤. 만약 부모가 리모트컨트롤 사용을 힘들어 한다면 전자제품 스토어에 들러 버튼 크기는 크고 그 수는 일반 리모컨보다 훨씬 적은 시니어용 리모컨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또 사용법을 메모지에 써 전하는 것도 고려해볼만 하다.
▶갑자기 무슨 말씀하시는 거예요?=여름 과일에 대해 이야기하다 맥락도 없이 갑자기 전자기기 이야기를 한다면 자녀 입장에선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는 부모가 대화에 집중하지 않거나 대화가 지루해서 그러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이럴 땐 부모의 실수를 다그치거나 지적하기보다 이전 대화를 환기시켜 자연스럽게 이어가면 된다. 만약 이전 대화가 그리 중요하지 않다면 그저 들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만 자고 집중 좀 하세요=콘서트나 영화 관람을 갔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졸고 있는 부모를 목격하면 자녀는 당연히 부모를 깨우려 들 것이다. 그러나 이는 공연에 대한 흥미가 없어서라기보다는 나이가 들면서 시력과 청력이 모두 퇴화해 주의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 따라서 이럴 땐 굳이 깨우려 들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깨웠다 해도 결국 얼마 안가 다시 잠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주변 사람들에게 방해가 된다면 그때마다 주위를 환기 시키는 정도가 적당하다.
▶손자 이름도 기억 못 하세요?=기억력이 감퇴하다보니 손자.손녀 이름을 잘못 부르거나 아예 잊어버리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이럴 땐 이를 비판하기보다 웃으며 '아버지 손자 라이언이에요'라고 다시 알려주면 된다.
이주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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